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름다운CEO May 07. 2021

자원기반이론으로 살펴본 인적자원 쟁탈전

LG의 SK에 대한 '영업비밀침해' 소송

지난달 중순, LG와 SK가 극적인 합의를 이루며

그간의 전기차 배터리 싸움을 종결하였습니다.

SK가 LG에게 합의금 조로 2조 원을 지급하기로 하였고,

현재까지 진행된 모든 법정 다툼을 없던 것으로 하는 동시에

향후 10년간 이와 유사한 일로 다시는 법정에서 마주치지 말자고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왜 이렇게 싸웠을까요? @,.@?     




지난 2017년에서 2019년 사이,

LG의 약 100여 명의 임직원이 SK로 이직을 합니다.

이에 LG 측은 전기차 배터리 후발주자인 SK가

자사의 핵심인력들을 노골적으로 빼갔다고 주장하는데요,

이는 LG가 보유한 배터리 기술의 핵심 노하우를 고스란히 가져간 것이므로

‘영업비밀침해’에 해당한다며

미국 ITC(미국 국제 무역 위원회)에 소송을 제기합니다.

물론 SK는 이를 부인하겠죠?

SK에서는 정상적으로 경력사원 채용을 진행한 것이며,

그중 LG 출신의 임직원들은 ‘자발적으로’ 옮겨온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이후 SK와 LG는 국내·외에서 맞고소를 진행하며

서로 뜯고 뜯기는 법정 싸움을 시작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ITC의 판결은 SK가 LG의 영업비밀을 침해한 것이 맞다고 인정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다시 생각해봐야 하는 사안은요,

아니 SK에서는 LG 출신 임직원이 아니면 배터리를 못 만드느냐는 겁니다.

SK가 굳이 이렇게 막대한 법정 소송에 대한 부담을 가지면서까지

LG의 임직원을 빼 와야 했냐는 거죠.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렇게도 말합니다.

전기차 배터리 기술이 아주 어려워서 자사 인력으로 이를 못 만드는 것이 아니라,

SK와 LG의 기술 격차는 설계 기술이 아니라 제조 기술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제조 기술을 익히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테니,

시간을 단축하고자 기술적 노하우를 축적한 인력이 필요한 것이라고요.

그런데 이러한 인력유출 사건은 LG-SK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고질적인 기업분쟁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를 자원기반이론(resource-based theory)에서 살펴보도록 할게요.

     

자원기반이론이란,

조직의 성과는 경쟁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외부 요인들이 아니라,

조직 내부에 특정 자원을 보유하거나 새로운 자원을 창출하는 역량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즉 기업의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요소는 기업 내부 자원에 있기에,

조직이 보유하고 있는 자원의 가치 혹은 이러한 자원을 배치하거나 획득함으로써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조직 내부의 어떠한 자원이 이러한 경쟁우위를 달성할 수 있게 할까요?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자원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조건을 충족시켜야 합니다.

첫째, 조직에 긍정적인 가치를 부가하여야 하고 (valuable)

둘째, 현재나 미래의 잠재적인 경쟁자들이 갖지 못할 정도로 독특하거나 희소해야 하며 (rare)

셋째, 쉽게 모방할 수 없으며 (inimitable)

넷째, 경쟁자들이 확보하고 있는 다른 자원으로 거래나 대체가 불가능하여야 (nontradable / nonsubstitutable) 합니다.


위 네 가지 속성의 앞글자를 따서 소위 VRIN의 속성을 지녀야

자원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데요,

조직의 내부 자원 중에 이러한 VRIN적 성격에 가장 잘 부합하는 자원이

바로 ‘인적자원’입니다.


게다가 인적자원은

인과관계의 모호성(causal ambiguity: 어느 요인이 경쟁우위 창출의 원인이 되는지 파악하기 어려움),

사회적 복잡성(social complexity: 복제가 어려운 특유의 사회적 관계에 의해 발생되는 현상),

그리고 독특한 역사적 조건(unique historical conditions: 기업마다 고유의 내부 문화, 정책 등) 등으로 인해

다른 자원들에 비해 더욱 모방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따라서 SK가 그러한 것처럼,

많은 기업들이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인적자원 중에서도 VRIN에 해당하는 인력들을 확보하는 데 혈안이 되는 거죠.     


우리 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SK처럼 VRIN에 근거한 인력들을 찾아 채용하면 됩니다.

반면, LG의 입장에서 VRIN적 인적자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전략을 펼쳐야 할까요?      


우수한 능력을 갖춘 인재는 드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더 좋은 회사를 찾아서 언제든지 떠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적합한 보상과 유인책이 필요합니다.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제대로,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경영진과의 소통을 증대하여야 합니다.

또한 회사가 추구하는 비전/방향을 상시 공유하여

기업의 혁신성과 창의성 그리고 핵심인재의 기여에 대한 감사를 강조합니다.

자율성을 중시하고 조직의 관료화를 경계하며,

성과에 대해서는 확실한 보상꾸준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 조직의 인적자원은 얼마나 VRIN 한가요?

우리 조직에 필요한 VRIN적 인재는 어떻게 확보할 수 있을까요?

나는 얼마나 VRIN한 인력인가요?


이렇게 자원기반이론은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근본적 물음을 제공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신입사원의 돌직구 이메일, 이게 무슨 129?!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