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루팡이 아니라고요! 단지 보어 아웃일 뿐
어느 조직에나 주의를 요하는 직원이 있죠?
여기서 요주의 직원이란, ‘일잘러’나 ‘일못러’가 아닌,
최소한의 일만 하고 조직의 성과에는 관심이 없는,
예를 들어 비슷한 업무, 맡겨진 업무만 반복하고,
그래서 앞으로 발전이 없어 보이는 ‘월급 루팡’ 같은 직원들 말이에요.
그런데 이 월급 루팡의 원인이 조직에서의 어떤 자극이 부족해서라면요?
어떤 충분한 자극이 주어진다면
월급 루팡 누명 탈피는 물론, 심지어 일잘러까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먼저 월급 루팡(?) 직원들에게 다음의 질문을 해볼게요.
Q1. 나는 직장에서 내가 보유하고 있는 스킬과 지식이 최대한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
(⑤ 매우 그렇다 - ④ 그렇다 - ③ 보통이다 - ② 그렇지 않다 - ① 매우 그렇지 않다)
Q2. 나는 직장에서 종종 의미 없는 일을 수행해야 한다.
(⑤ 매우 그렇다 - ④ 그렇다 - ③ 보통이다 - ② 그렇지 않다 - ① 매우 그렇지 않다)
Q3. 직장에서 나의 업무는 나의 전문분야와 관련하여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⑤ 매우 그렇다 - ④ 그렇다 - ③ 보통이다 - ② 그렇지 않다 - ① 매우 그렇지 않다)
Q4. 직장에서 나의 업무는 중요하지도 흥미롭지도 않다.
(⑤ 매우 그렇다 - ④ 그렇다 - ③ 보통이다 - ② 그렇지 않다 - ① 매우 그렇지 않다)
Q5. 나는 직장에서 나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어떠한 동기 부여도 되지 않는다.
(⑤ 매우 그렇다 - ④ 그렇다 - ③ 보통이다 - ② 그렇지 않다 - ① 매우 그렇지 않다)
각 문항에 대한 답변 점수의 합이 15점 이상 그리고 25점에 가까울수록
그 직원은 보어 아웃(bore out) 현상을 겪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보어 아웃(bore out)이란,
직장 업무나 생활이 지나치게 단조롭거나 지루해
무기력해지거나 의욕을 잃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우리 말로 ‘권태 증후군’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번 아웃(burn out)’ 아시죠?
번 아웃(burn out, 직무 소진)이 어떤 과도한 자극으로 인한 부정적 결과라면,
보어 아웃(bore out)은 번 아웃과 반대로 오히려 자극이 부족하면 생기는 현상입니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지루하고(boredom),
도전적이지 않고(a lack of challenges),
게다가 전문성을 필요로 하지 않으니(a lack of professional interest)
일 자체에 흥미를 잃고 성과 창출에도 관심이 없는 것이죠.
그런데 (초기) 보어 아웃을 겪고 있는 구성원들은 회사에는 잘 나와요.
출퇴근 시간을 잘 준수하지만, 문제는 근무시간에 딴짓을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주의가 필요한 월급 루팡이라는 겁니다.
보어 아웃은요, 또 직장에서의 업무량이 적정 수준 이하일 경우에도 나타납니다.
일이 적으면 좋은 거 아니냐고요?
업무량이 적으면 구성원은 회사에서 시간 때우기를 할 수밖에 없죠.
근무시간에 인터넷 쇼핑을 하는 등 개인적인 일을 하면서요.
그런데 사람은 사회화 과정을 겪으며 공정성에 대한 지각을 하게 되잖아요?
그래서 업무량이 적은 구성원들은 이로 인해 결국 죄책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보어 아웃은 초기에는 정신적 스트레스를 증가시키지만,
오래 지속되면 퇴근 후 일상에도 영향을 미쳐
우울증, 불면증 등을 유발하고 육체적 건강을 악화시키기까지 하는데요,
문제는 만성화된 보어 아웃은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보통 자신이 보어 아웃을 인지하는 때는 이미 만성화된 후이며,
보어 아웃 상태인 사람들은
무언가 변화하려는 시도를 덜 하게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거든요.
따라서 보어 아웃을 개선하려면 개인의 탈피 노력도 중요하겠지만,
조직에서의 지원도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지금처럼 팬데믹 상황에 비대면 근무가 일상화되어 가는 시점에서는
누구나 일상의 지루함을 겪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직은 보어 아웃에 대해서도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요,
보어 아웃을 예방 또는 최소화하기 위해,
경영진은 구성원들이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느낄 수 있도록
조직 문화 구축에 더욱 힘써야 하며,
또한 각 급의 리더들은 구성원들과 함께 일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직에서의 인정 역시 하나의 해결책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보어 아웃의 본질적 원인은 ‘의미 없음(meaningless)’입니다.
따라서 스스로 먼저 자신이 하는 일에서
목적이나 영감을 꾸준히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일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도록 작은 변화를 자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출처 : Poirier, C., Gelin, M., & Mikolajczak, M. (2021).
Creation and Validation of the First French Scale for Measuring Bore-Out in the Workplace.
Frontiers in Psychology, 12.
* 출처의 원문을 필자가 번역한 것으로 번역본 인용 시 주의가 필요 합니다. ;)
작업량의 부족
1. 나는 직장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낼 수 있다.
2. 나는 직장에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자주 개인적인 업무를 처리한다.
3. 나는 직장에서 할 일이 별로 없어서 수다를 떨거나 쉬는 데 많은 시간을 보낸다.
4. 나는 직장에서 업무를 완수하지 못하고 상사에게 부탁하는 데에 시간을 보낸다.
5. 나의 업무량은 충분하지 않다.
과소 자극
6. 나는 직장에서 내가 보유하고 있는 스킬과 지식이 최대한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느낀다.
7. 나는 직장에서 종종 의미 없는 일을 수행해야 한다.
8. 직장에서 나의 업무는 나의 전문분야와 관련하여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
9. 직장에서 나의 업무는 중요하지도 흥미롭지도 않다.
10. 나는 직장에서 나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동기 부여가 된다. Ⓡ
업무 관련 죄책감
11. 나는 직장에서 나의 업무량이 충분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자주 죄책감을 느낀다.
12. 나는 직장에서 충분한 업무량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나 자신과 내가 보유하고 있는 스킬에 대해서 자신감을 잃었다.
13. 나는 나의 작업량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 부끄럽다.
개인의 일에 대한 가치와 비 양립성
14. 직장에서 일을 적게 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다.
15. 직장에서 일을 적게 하는 것은 나의 직업관과 모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