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석유 쟁탈전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가 팬데믹으로 인한 여러 부작용을 경험할 때,
반도체 산업도 이를 비껴가지 못했습니다.
반도체 품귀 현상이 나타났는데요,
얼마나 심각했냐면 당시 샤오미의 부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올해 스마트폰용 반도체가 품절됐다. 그냥 모자란 게 아니라 극심하게 부족하다.”라고 토로했습니다.
스마트폰용 반도체업체 중 세계 1위는 퀄컴입니다.
그런데 퀄컴은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 삼성전자나 TSMC 등에 생산을 위탁하는데요,
퀄컴이 주문하는 생산량이 고객의 수요에 맞추지 못하다 보니
퀄컴은 어쩔 수 없이 일부 모델을 단종시켰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퀄컴에서 시작된 스마트용 반도체의 생산 차질은
특히 중국 스마트폰업체에도 영향을 미쳐,
반도체 개발 능력이 없는 샤오미, 오포 등의 업체도 역시 일부 스마트폰 모델을 단종시켜야 했습니다.
자동차에도 1대당 적게는 200개, 많게는 1,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사용됩니다.
블랙박스, 에어백, 장애물 감지, 주차 보조, 리모컨 등
센싱, 정보전달, 연산, 제어가 필요한 자동차의 수많은 기능에 반도체를 활용하고 있고,
그 비중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동차 생산업체에서도 반도체가 부족해 수개월 공장 운영을 중단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면서
사람들의 자유로운 이동에 제약이 생겼고,
따라서 자연스레 자동차의 판매량은 줄어들었습니다.
반도체는 주문생산방식으로 생산량에 대한 예측이 매우 중요한데요,
코로나 유행이 좀처럼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으니
자동차용 반도체의 주문은 줄고,
대신 재택근무, 원격수업이 증가하면서
스마트폰, 노트북, TV 등 가전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수요가 폭증하여,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 물량을 가전제품용 반도체로 변경하여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백신이 개발되고,
경기 회복을 기대하며 소비자의 수요가 회복되다 보니,
가전제품, 자동차 할 것 없이 반도체 품귀 현상이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반도체를 21세기의 석유라고도 합니다.
현재 반도체 시장은 연 500조 원 규모로 보고 있는데,
AI, IoT 등 신기술이 빠르게 확산하며
여러 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따라
머지않아 연 1,000조 원 이상의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 예상합니다.
그래서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를 포함한 주요 전략물자 공급망을 검토하라는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공급 부족은 가격 인상을 가져옵니다.
따라서 결국 공급자 교섭력을 낮추기 위해서는 공장 증설로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반도체 생산시설을 갖추기까지 많은 자본과 시간이 소요되는 관계로
반도체 공급이 정상화가 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