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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위로 Dec 13. 2018

또다시 업그레이드한 블룸하우스

<업그레이드>
Upgrade, 2018

출처 : 영화 <업그레이드>

<업그레이드>는 블룸하우스와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작품입니다. 그 중 단연 돋보이는 제작사는 블룸하우스이죠. 그동안 <겟 아웃>, <해피 데스데이> 등 여러 가지 작품에서 자사만의 독창성이 돋보이는, 기존의 틀을 깨는 각본을 썼던 블룸하우스는 이번 작품에서도 자신들의 독창성을 돋보이게 합니다. '인공지능을 심은 사람'과 '아내의 복수를 하는 남편'이라는 주제는 나눠져 있어도, 같이 있어도 영화계에서 흔하디 흔한 ,SF로 쓰이는 소재 중 하나이지만 <업그레이드>는 거기에 약간의 연출과 사랑, 약간의 반전을 집어넣어 아예 다른 소재로 이야기를 꾸민 것처럼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기존의 이야기를 약간 비틀어 다른 영화인 척 하는 블룸하우스만의 독창적 기술을 접목시킨 영화입니다. '신세계'라고 한 이유를 알겠어요. 진부한 소재 속에서 은근슬쩍 참신함이 튀어나오는걸요.


출처 : 영화 <업그레이드>

<업그레이드>의 제일 큰 장점을 하나 고르라고 한다면, 단연 액션일 것입니다. <미션 임파서블>이나 한국 영화에서 보던 액션과는 완전히 다른, 그야말로 액션에 부여된 러닝타임을 가지고 놀았습니다. 액션을 하는 장면은('스템'이 말이죠) 빠르고, 정확하며, 과감하고 간결합니다. 프레데터나 쏘우에서 보던 지나치게 역겨울 정도로 잔인한 장면들로 승부를 걸지 않고, <업그레이드>는 막힘 없이 술술 풀려가는 간결한 액션에 승부를 건 모양입니다.(그래도 15세 관람가 치고는 잔혹하고 잔인한 살인 장면들이 꽤 많습니다.) SF의 테이큰이라고 불려야 할까요. 블룸하우스가 내세운 '신세계'는 세 가지의 모습으로, 진짜로 영화서 나타났습니다. 첫째는 미래사회라는 '신세계', 둘째는 진부함에서 참신함을 뽑아내는 '참신함', 마지막으로는 늘어진 액션이 아닌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에 몸을 맡긴 간결한 액션이라는 '과감함'.


출처 : 영화 <업그레이드>

(다른 영화와 비교하는 게 좀 마음에 걸리지만...) <인랑>의 제작비는 총 160억이었다고 합니다. 그에 비해 <업그레이드>의 제작비는 50억이고요. 물론 두 영화 다 '억' 소리 나는 영화들이기는 하지만 비교적 저예산으로 제작한 <업그레이드>가 훨씬 작품성이 뛰어나다는 건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것입니다. 블룸하우스는 이번에 또 해냈습니다. 마스코트, 아니 회사 사훈이라고 해도 될 만큼 유명해져버린 '저예산 고퀄리티 대흥행'이라는 블룸하우스의 공식은 이번에도(<트루스 오어 데어>에서 살짝 삐끗하기는 했어도) 성립했습니다. SF라는 '심심풀이 영화'라 불렸던 장르를 자신들만의 것으로 리폼하여 저예산, 고퀄리티 영화를 만든 블룸하우스는 이제 신작에 들어간다고 합니다. 부디, <겟 아웃>이나 <업그레이드>같은 영화가 나오길 바랍니다. 저예산 고퀄리티라... 이래서 제가 블룸하우스를 좋아한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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