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은위로 Jan 01. 2019

경영이 안 되면 기업이 망하는 법

영화 <PMC : 더 벙커>

출처 : 영화 <PMC : 더 벙커>

2013년 <더 테러 라이브>로 대박을 터뜨린 김병우 감독의 신작, <PMC : 더 벙커>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이번에도 배우 하정우가 주인공인 에이헵을 맡았고, 거의 투톱 조연급인 북한의 주치의 역은 배우 이선균이 맡았습니다. (기대 많이 했던 작품입니다.)


영화는 PMC라는 민간 군사 기업, 그리고 에이헵이 이끄는 팀이 대립하는 구도와 과정을 담았습니다. 소재는 참으로 신선합니다. 외국 배우들이 다수 등장하는 것만으로 판단하기는 어려웠지만, 관람을 하다 보니 촬영하는 방식이나 심지어 전개 방식까지 파격적이고 신선합니다. 이는 <더 테러 라이브>에서 찾았던 '라이브 테러'라는 소재보다도 참신합니다. 하지만 '소재'라는 카드는 그렇게 오래 가지 못했습니다.


게임과도 같은 진행에 초반에는 들뜨고 신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지루해집니다. 같은 액션을 반복하고 같은 사연을 되풀이합니다. 소재는 참신하지만 결말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진부합니다. 똑같은 플롯을 반복하다 보니 영화는 액션영화의 제일 큰 장점인 '긴박함'조차 잃어버리고 헤멥니다. 화면 구성과 대사는 충분히 흥미롭고 매력적이지만 그 이외의 것들은 전작에 한참 못 미치는 모습입니다.


영화는 캐릭터에서도 문제가 드러납니다. 초반부터 차갑고 이기적인 사람으로 앞세워지던 에이헵은, 자신과 혈연도 학연도 아무 연관도 없는, 처음 만난 인물인 북한의 의사를 자신의 팀원들보다도 먼저 챙기고 중요시합니다. 캐릭터에 일관성이 없고, 결말도 그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어서인지 어정쩡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러닝타임은 아무 의미 없는(사실 축약했어야 할) 치료 장면에 마구 허비되고, 액션은 돌려막을 대로 돌려막아 '총 액션'말고는 더이상 신선한 플롯을 찾을 수 없는 지경에 닿습니다. 스릴러물의 치명적인 단점 하나를 얻고 가는 것이지요.

액션에서 피로감이 느껴진다면, 특히 이 영화처럼 액션이 영화의 거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경우에서는, 이야기에 대한 흥미도도 함께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긴박감은 어디가고 졸음만이 밀려옵니다. 액션에 몽땅 쏟아부어도 모자를 시간에 영화는 우정과 가족애에도 손을 뻗어 영화의 정체성에까지 혼란이 오기 시작합니다. 모든 설정과 액션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결말은 안이한 태도가 그대로 드러납니다. 영화의 동력이 되었어야 할 액션은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이구요. 대화로 극을 팽팽하게 이끌었던 전작 <더 테러 라이브>와 비교하면 실망스럽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한 해 정산 : 한국 영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