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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위로 Jan 01. 2019

그 소년이 웃을 수 있기를

영화 <가버나움>

출처 : 영화 <가버나움>

1월 개봉 예정 영화 <가버나움>을 CGV Hello 2019전에서 만나보고 왔습니다. 이 영화는 자신을 방임한 부모님으로부터 도망쳐 한 사람의 집에서 아이와 함께 살게 된 어린 소년, 자인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소재 자체는 <미쓰백>과 비슷한 느낌이 들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이를 만난 방식이 달라 다른 뜻의 소재인가?라는 생각도 들게 하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예술 영화의 전개방식보다는 전기영화나 다큐멘터리에 가까운 전개방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인공의 행동에 하나하나 의미를 새겨넣기보다는 인물과 상황을 직시하고 지켜봄으로써 아무런 설명이 없어도 영화의 이야기가 자연스레 이해되게 만듭니다. 이런 방식을 선택했기 때문에, 영화는 훨씬 더 사실적이고 실감이 납니다. 잔혹한 배경과 책임감 없는 부모, 주인공인 소년의 감정까지 소름 끼치도록 사실적이게 표현되었습니다


사실감이 돋보였던 만큼 후반부 클라이맥스의 비중도 커집니다. 상영시간이 흐르는 동안 단 한 번도 웃을 수 있는 장면이 보이지 않다가, 막판이 되어서야 비로소 미소가 번집니다. 책임감 없는 부모의 본성과 인성, 참혹한 배경까지 정말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마지막 한 번, 자인의 일침에 의해 벅차오르는 순간에서야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누립니다. 그동안의 전개가 전형적이었다면 식상한 방식이었겠지만, 영화의 사실적인 과정에 딱 맞는 후반부였습니다.


정확한 플롯이 존재하고, 어떠한 은유도 비유도 시적인 분위기도 없으며, 소름 끼치는 사실감이 존재하는 영화입니다. 영화는 쉴 새 없이 자인이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와 부당한 사회 시스템, 책임감이 1도 없는 부모를 부각하며 차근차근 쌓아나갑니다. 자인을 제외한 인물들의 이야기에 대해서는 소홀했던 점이 없지 않지만, 오히려 자인에게만 집중함으로써 영화의 메세지는 더 확실해진 느낌입니다.


또한 최근에 봤던 예술영화 <로마>와는 완전히 다른 전개방식입니다. 생각이나 의도를 골똘히 들여다보는 대신 자인의 행동에 집중하며 차근차근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현장감을 중요시하여 영화의 주제와 의도가 그대로 드러나고, 후반의 클라이맥스에 다다랐을 때에는 그동안의 이야기들에서 쌓인 안쓰러움, 안타까움과 같은 감정들이 동시에 폭발하며 벅차오릅니다. 이 결과는 이 부분만의 공이 아닌, 결과까지 이어온 탄탄한 스토리의 공입니다.

마지막 아이의 웃음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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