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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위로 Jan 05. 2019

자랑에 자랑에 자랑

영화 <주먹왕 랄프 2 : 인터넷 속으로>

출처 : 영화 <주먹왕 랄프 2 : 인터넷 속으로>

무려 6년 전 작품이 돌아왔습니다. 이번 2편은 오락실의 오락기 안 세상을 시각화해서 보여준 1편에 이어, 이번엔 '인터넷'이라는 훨씬 더 크고 광활한 배경을 주제로 하는 영화입니다. 무엇보다 전편에서 활약했던 바넬로피와 랄프가 그대로 출연해서 반가운 면도 있죠. <주먹왕 랄프 2 : 인터넷 속으로>도 신기하고 재미있는 영화였고, 무엇보다 가장 활약했던 건 디즈니의 저작권 규모였습니다.


<주먹왕 랄프 2>는 이전 편의 플롯을 거의 그대로 따라갑니다. 오락기의 세상을 보았듯이 이번에는 인터넷을 배경으로 하고, 이야기의 깊이를 고려하기보다는 시각적 활용에 관심을 두었죠. 확실히 영화의 의도대로 흘러갑니다. 인터넷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장면들은 물론 디즈니가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저작권을 활용합니다. 스타워즈부터 그루트와 수많은 공주들, 심지어 디즈니의 사이트까지. 중간중간 나오는 같은 캐릭터들과 같은 성우들은 반가움을 만듭니다.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충분히 넋 놓고도 볼 수 있는 영화 정도입니다. 그 정도의 시각표현을 했다는 것도 대단합니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지만, 어째 익숙합니다. <모아나>나 <겨울왕국>에서 보여주었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던 모습과는 달리 이번 영화는 1편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1편과 같은 '내면의 갈등'을 다루고, 배경의 전체적인 구성과 갈등의 해결 과정 또한 그리 새롭지 않습니다. 이곳저곳 많이 보이는 시나리오의 구멍들을 눈감아준다고 해도 찜찜함은 어쩔 수 없습니다. 재미는 있으나 재미만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시각적으로 보이는 것들은 이것저것 많지만 황홀한 시각효과와 상상력만 보기에는 1편보다 못한 점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내면과 행동이 항상 출동하는 설정을 마구 쌓다가 마침내 감당하지 못하고 우르르 쏟아집니다. 마무리도 대충 보면 괜찮은 것 같으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조금 불편합니다. 결국 <주먹왕 랄프>도(재미는 있지만) 속편의 딜레마를 해결하지는 못한 것 같네요. 앞으로 <겨울왕국>을 비롯한 여러 디즈니 영화들의 속편이 예고되어 있는데, 전편의 성공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와서 속편의 실패를 초래할까 조금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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