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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위로 Jan 06. 2019

이빨 빠진 데드풀

영화 <데드풀2 : 순한맛>

출처 : 영화 <데드풀2 : 순한맛>

<데드풀>이 2016년에 개봉하고, 기존의 히어로 영화와는 다른 매력을 마구 뿜어내며 마블(폭스)의 히어로 영화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은지 2년 후, <데드풀 2>가 개봉했습니다. 강렬함과 높은 수위(!)로 짜릿한 액션 시퀀스를 뿜어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렇게 곧 <데드풀 3>가 나오나 했지만, 수순 하나가 남았습니다. 이십세기 폭스와 라이언 레이놀즈는 <데드풀 2>의 PG-13(12세 이상 관람가) 등급 버전을 찍기로 했고, 오직 액션에 의한 흥행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이나 하려는 듯이 그렇게 <데드풀2 : 순한맛>은 개봉을 맞이했습니다.

부제로 순한맛이 포함된 이유는 단순합니다. 수위가 낮아져도 한참 낮아졌습니다. 유혈이 낭자했던 장면들은 피가 사라지거나 <캡틴 마블>에서나 볼 듯한(?) 초록색 액체로 대체되었습니다. 어쩌면 데드풀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통째로 날려버릴 수도 있는 실험적인 시도이지만, 데드풀의 입담으로 어찌저찌 매력은 남습니다. 하지만 매워도 너무 매운 맛이었던 <데드풀 2>가 순한 맛으로 대체되니 기존의 데드풀을 기대했다면 많이 실망할 영화입니다. 등급이 15세도 아닌 12세(!)인 탓에, 영화는 매력이었던 잔인한 액션 시퀀스를 포기했어야 했으니까요.


평소라면 온갖 19금 드립들과 잔인한 액션들로 이루어졌어야 할 장면들이 패러디들과 마블/폭스 드립으로 채워집니다.(사실 재미는 있지만 꽤나 심심합니다.) <데드풀 2>를 상기시키는 장면들은 차고 넘치지만 플롯만 <데드풀 2>와 같기에 아예 다른 영화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이 영화는 데드풀의 매력이 거의 단독으로 이끄는 영화였는데, 순한 맛이 되는 과정에서 그 매력이 대부분 사라졌으니 그럴 만도 합니다.

차라리 요즘 너무 순한 맛으로 제작되었다는(<베놈>같이..) 영화들이 너무나 많은 영화계, 차라리 확 R다운 R등급으로 찍어버리고 이렇게 다른 버전의 청소년 관람가를 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기존의 영화와는 다른 맛이 있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흥미롭습니다.

사족-12세 이상 관람가보다는 15세 이상 관람가가 적절한 듯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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