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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Zamioculcas Mar 31. 2022

현직 인사담당자가 알려주는 비밀 이야기 - 입사 편 1

1. 서류 전형의 숨겨진 조건

오늘도 꿈을 찾아 취업을 위해 애쓰고 계신 구직자 여러분들께 제가 드리는 정보들이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어려운 시기에 힘드시겠지만 멀리서나마 응원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면접장에서 직접 뵐 수 있기를 기다리겠습니다.


"지원한 지 N일이 지났는데 회사에서 이력서 열람만 하고 연락이 없어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할까요?"

"자격요건을 전부 채웠는데 계속 서류전형에서 불합격합니다. 이유가 뭘까요?"

"면접만 가면 진짜 잘 어필할 자신이 있는데 면접 기회가 오지 않아서 우울합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채용사이트에서 위와 비슷한 내용의 글들을 자주 접할 수 있다.


면접 전형에서의 불합격 통보는 구직자들이 왜 불합격 통보를 받았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만, 

이번에 얘기할 서류 전형에서의 불합격은 이유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많은 구직자들이 고통받으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계속 고치며 자존감을 갉아먹는 끝없는 굴레에 빠지게 한다.


실제로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내용이 많이.... 부실해서 서류 전형에서 불합격하는 경우도 있지만 1~2명의 

결원을 채우기 위해 진행하는 수시채용의 경우, 불합격은 구직자의 잘못 아닌 대부분 다른 이유가 있다. 

지금부터 대표적인 이유 두 가지를 알아보겠다.


필자가 지금까지 인사 담당자로 근무하며 경험한 사실에 기반한 주관적인 내용일 뿐 절대적인 사실은 아님을 

미리 밝힙니다.



1. 인사팀이 면접자를 고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회사에 결원이 생겨서 충원을 위해 채용 공고가 올라가면 수많은 이력서가 들어온다.

구직자분들이 잘못 생각하는 사실 중 하나는 인사팀이 모든 이력서를 검토하고 면접자를 선별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수시 채용 과정에서 인사팀이 1차로 검토를 하거나 지원자의 이력서를 아예 검토하지 않는다.

그럼 면접자는 누가 선택하는 걸까?? 채용 공고가 열린 포지션의 부서에서 최종 검토를 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경우 이미 채용이 진행되는 부서에서 원하는 조건은 정해져 있다.

어떤 성별의 직원과 함께 일하는 것을 선호하는지, 경력은 어느 정도 보유한 지원자를 선호하는지,

심할 경우 출신 학교, 전공 과정까지. 저마다의 직장 생활 경험을 통해 함께 일하고 싶은 직원의 기본적인 조건이 이미 정해져 있고 그걸 정하는 것은 인사팀이 아니다.


2. 채용 공고에 기재하지 못하는 것이 있다.

필자가 근로기준법과 함께 가장 자주 들여다보는 남녀고용평등법이라는 법률을 먼저 살펴보자.

남녀고용평등법 제7조(모집과 채용) 
①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하거나 채용할 때 남녀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사업주는 근로자를 모집ㆍ채용할 때 그 직무의 수행에 필요하지 아니한 용모ㆍ키ㆍ체중 등의 신체적 조건, 미혼 조건, 그 밖에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조건을 제시하거나 요구하여서는 아니 된다.

위 조항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특수한 상황이 아니고서는 채용 공고에 성별을 기재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기업에서 채용하는 포지션에 원하는 성별이 아닌 지원자의 이력서는 처음부터 검토할 대상조차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먼저 밝힌다.


회사도 채용공고에 미리 채용하고자 하는 직원의 성별을 밝혀서 불필요한 지원을 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지만 법으로 정해져 있어서 어쩔 수 없다는 점. 이 자리를 빌려 구직자 분들께 양해 말씀드린다.


3. 서류 지원 후 면접 연락을 기다리는 마지노선은 열흘이다.

채용사이트 혹은 온라인에서 행해지는 설문조사를 확인해보면 구직자들의 가장 큰 불만사항 중 하나로

"기업에서 이력서 열람 후 답이 없습니다. 합격인지 불합격인지 알려줬으면 좋겠어요."를 꼽을 수 있다.


먼저 답답함을 느끼시는 구직자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드리며, 이 자리를 빌려 말씀드린다.

내가 지원했는데 이력서만 열람하고 10일이 지나도 연락이 없거나, 채용 공고가 마감이 되고 다시

올라온다면 그건 서류 전형에서 불합격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기업에 따라 아예 열람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안타깝지만 이럴 경우, 위에서 밝힌 것처럼 채용 공고에 기재할 수 없는 사유로 이력서를 열어보기도 전에 불합격으로 분류된다고 받아들여 주시기 바란다.


또한, 지원한 기억이 희미해질 정도로 시간이 지나서 연락이 오는 회사는 1차적으로 거르도록 하자.

단순히 면접 경험이라도 쌓고 싶다면 다녀와도 괜찮겠으나 인사팀이 없거나 채용이 진행 중인 부서의 상급자가 제대로 신경 쓰지 않는 경우가 많다. 서류 접수 기간 종료 후에 연락을 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건 다음번에 다루도록 하겠다.




지원자의 이력서 내용이 정말 부실해서 수시채용의 서류 전형에 합격하지 않는 경우도 있겠으나, 꽤 높은 확률로 성별이 맞지 않을 뿐이다. 정말이다. 그러니 지금 당자 서류 불합격에 너무 좌절하지 말자. 그저 이번엔 인연이 아닐 뿐이라고 생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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