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시간

[1월호] 2025년, 무엇을 배우셨나요?

by 하자윤


꽃가마가 둥실거린다.
혼을 담은 실, 맑게 웃는 그녀 곁으로
하얀 나비가 넘실거린다.

새로운 집으로 향하는 길은 가파르고
뒤따르는 마음은 자꾸만 미끄러진다.

어머님, 어머님
한 번 더 불러보지만
대답 대신 바람만 꽃 끝을 흔든다.


<보내는 마음 - 하자윤>


어르신들께서

윤달에는 하늘의 문이 열려

날아오르는 나비들이 많다고 했다.


보라색을 좋아하던 하얀 나비는

자신을 안은 아들 얼굴

한 번 쓰다듬고

그렇게 떠났나 보다.


애벌레가 나비가 되기까지

겹겹이 쌓인 인고의 시간을

과연 고통이라고만 부를 수 있을까.


정녕 알고 싶지 않았지만

내가 배운 것이 있다면

삶은 유한하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각자의 생을 살아내며

저마다

최대의 고통과 최고의 행복을 통과한 뒤에야

비로소 나비가 되어 날아간다.


요즘 나는

시간의 길이를 자주 가늠한다.

하릴없이 흘려보내온 내 지난 것들은

과연 무엇을 했어야

의미 있었다고 할 수 있을까.


또 앞으로 지나갈 나의 시간들은

무엇을 해야

충분한 한 살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그래서 슬픔은 올해에 내려놓기로 한다.

언젠가 돌아보게 될 나비의 시간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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