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정치 현안

국회선진화법 이후 입법생산성 (2)

현안분석

by Hlee

이번 글에서는 제18,19대 국회에서의 의안처리 시간을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18, 19대 국회 의안처리 시간 비교]


먼저 의안처리 "시간"은 의안이 처음 발의된 일수로부터 해당 의안이 최종적으로 처리되기까지 걸린 시간을 말합니다. 의안정보시스템에 의안의 발의날짜와 처리날짜가 나와있어서 처리날짜로부터 발의날짜를 빼주면 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제18, 19대 국회의 모든 의안(약 34,000여건) 데이터를 사용하여 두 시기의 국회에서 의안이 처리되는데 걸린 "평균처리일수"를 살펴보고 두 시기의 의안처리 시간을 비교할 것입니다.

다만, 한 가지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었습니다. 의안이 "처리"됐다 함은 의안이 원안/수정가결, 부결, 대안반영폐기, 폐기, 철회, 그리고 임기만료폐기된 것을 말합니다. 18대 국회는 이미 임기가 종료되었기 때문에 임기 중 처리되지 못한 의안들은 모두 "임기만료폐기"로 처리된 것으로 되어있고 처리일자는 18대 국회 임기의 마지막 날인 2012년 5월 29일로 되어있습니다. 그런데 19대 국회는 현재 임기중이기 때문에 아직 처리되지 않은 의안들은 처리날짜가 나와있지 않습니다. 이런 의안은 "계류의안"이라 하는데 19대 국회의 계류의안의 경우는 19대 국회의 임기가 종료되는 2016년 5월 29일을 처리날짜로 지정하여 평균처리일수를 계산하였습니다.

먼저, 아예 논의조차 되지 못했던 임기만료폐기의안과 계류의안을 제외하고 처리된 의안(원안/수정가결, 부결, 대안반영폐기, 폐기, 철회)만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위의 <그림 1>을 보면 제18, 19대 국회 처리의안의 평균처리일수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국회선진화법이 입법과정을 지체시켰다는 일각의 주장과는 달리 오히려 19대 국회의 의안처리 시간이 18대 국회에 비해 평균적으로 25일 짧은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의안의 발의주체별로도 한 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 2>의 발의주체별 평균의안처리일수를 살펴보아도 18대 국회에 비해 19대 국회에서의 평균의안처리일수가 짧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정부발의안의 평균처리일수는 19대 국회에서 평균적으로 37일 단축되었고, 의안발의안은 19대 국회에서 평균적으로 47일 단축되었습니다. 저도 이 데이터를 보고 꽤 놀랐는데 아마도 여야합의를 제도화한 국회선진화법 때문에 여당의 단독처리 시도 또는 야당의 장외투쟁 및 물리적 저지 등의 무리한 전략을 관철시키기 위한 여론전 등의 시간이 절약된 것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그러나, 위의 결과는 18대 국회의 "임기만료폐기의안"과 19대 국회의 "계류의안"을 포함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회에서 의안의 상태로 머무르고 논의되지 못한 의안들은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래의 <그림 3>은 임기만료폐기/계류 의안을 포함한 결과입니다.



<그림 3>은 <그림 1>과는 조금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먼저, 전체적으로 평균처리일수가 약 두 배 정도 증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각 국회의 임기종료일까지 처리되지 못한 의안들이 포함된 결과입니다. 다음으로 <그림 1>과는 달리 19대 국회에서의 의안처리일수가 18대 국회에 비해 평균적으로 64일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래의 <그림 4>는 임기만료폐기/계류의안을 포함한 발의주체별 평균의안처리일수입니다.


보시다시피 정부발의의 경우 19대 국회에서 18대 국회에 비해 평균적으로 45일 늦게 처리되었고 의원발의안의 경우 19대 국회에서 평균적으로 64일 늦게 처리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종합해보면, 임기만료폐기의안/계류의안을 포함하였을 경우 국회선진화법 이후 국회의 의안처리시간은 다소 늘어난 것은 사실인듯 보입니다. 그러나 18대 국회와 19대 국회의 의안처리시간의 차이가 평균적으로 60일 내외(정부발의안의 경우는 45일)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식물국회"라는 평가는 정당하지 않은 비판인 것 같습니다. 또한, 처리된 의안(임기만료폐기/계류 제외)의 평균처리일수는 국회선진화법 이후에 오히려 단축되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회선진화법이 여야간의 합의를 더욱 효율적으로 해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이러한 결과들은 말 그대로 "평균치"이기 때문에 그 안의 맥락적 요소들을 반영하고 있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전체적인 추세를 보았을 때 국회선진화법 하의 국회가 일을 안하는 "식물국회"라는 비판이 경험적으로 뒷받침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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