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정치 현안

'선거부정론'과 전문가의 권위

by Hlee

최근 미시건대학교의 월터 미베인 교수가 모 교수의 의뢰를 받아 진행한 분석에서 이번 한국 총선 지역구 중 244개에서 부정선거의 패턴이 감지되었다는 분석을 내놓았고, 이 분석결과는 모 교수의 SNS에 게시되며 꽤 많은 주목을 받았고 "선거부정 의혹"의 과학적 근거라는 말까지 나왔다. 사실 분석 자체가 너무 복잡하고 내가 베이지안 통계에 대해서 아는게 1도 없었고... 부끄럽게도 아래의 모 교수의 글에 나도 좀 혹하긴 했다.


아래는 미베인 교수에게 분석을 의뢰하고 결과를 공유한 모 교수의 SNS 포스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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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시건대학교 정치학과(미국 정치학과 랭킹 4위)에 재직중이신 Walter Mebane 교수님은 통계학적 방법으로 선거부정 여부를 밝히는 연구를 하시는 이 분야의 최고의 권위자이십니다.

(Mebane 교수님 홈페이지: (https://www.isr.umich.edu/cps/people_faculty_wmebane.html)

이번 총선 결과에 관해서 하도 논란이 많아서, 제가 Mebane 교수님께 직접 이번 총선 결과에 대한 분석을 의뢰했는데, 오늘 때마침 일차적인 결과를 저에게 보내주셨습니다. (아래 첨부된 이메일 사진들 참조)

결론부터 얘기를 하자면, Mebane 교수의 모형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는 전체 투표수에서 약 7%정도가 '선거부정'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Mebane 교수의 모형이 정의하는 '선거부정(fraud)'이란, (1) 기존에 없던 표를 당선자에게 준 경우거나, (2) 상대 후보로부터 표를 빼앗아서 당선자에게 준 경우로 정의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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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내가 혹한 포인트는 월터 미베인(Walter Mebane)이라는 "이름"이 주는 권위그 권위를 재차 강조한 위 포스팅의 글귀이었다. 그런데 저 내용이 공개된지 며칠 뒤.. 서울대학교 박원호 교수님이 미베인 교수의 분석결과에 대한 이의제기를 본인의 SNS 계정에 게시하셨다. 그런데 황당하게도.. 선거부정 감시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라는 월터 미베인 교수가 어이없는 실수를 한 것이다.


출처: Walter Mebane 교수의 분석 결과 중 일부 (모 교수의 SNS에 게시됨)


위의 그림은 월터 미베인 교수의 분석결과 중 일부인데.. 이러한 결과에 대하여 서울대학교 박원호 교수님은 아래와 같은 반론을 본인의 SNS에 게시하였다. 아래는 박원호 교수님의 SNS 포스팅 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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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표부정 "논란"과 관련해 한마디만 하겠습니다. 아래 그림은 오늘 화제가 되었던 미시간대학교 정치학과 미베인 교수의 분석 결과 중 하나입니다. X축은 투표율, Y축은 민주당 득표율입니다. "문제가 있는" 투표소는 빨간색으로 표시해 놓았는데 주로 우하변에 놓여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Pre-vote"라고 적힌 것이 바로 "사전투표"입니다.


당장 이상하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네 그렇습니다. 사전투표는 원래 투표율이 집계될 수 없거나 기껏해야 30% 언저리여야 정상입니다. 사전투표율이 저렇게 높은 것은 사실 선관위의 매우 독특한 집계방식 때문입니다.


따라서 100%에 가까운 투표율을 보인 사전 "투표소"들이 매우 문제성 있는(fraudulent) "투표소"로 확인된 것은 당연한 일로 보입니다. (다음 그림에 계속)"


(앞 포스팅에서 계속) 선관위의 독특한 집계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림은 선관위 선거통계시스템에 가시면 볼 수 있는 집계결과로서, 종로구 청운효자동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청운효자동의 투표율은 7013/9661=73% 정도 됩니다.

문제는 "관내사전투표" 항목인데 투표율이 3184/3185=거의 100% (한 표는 "기권"으로 기록되어 있군요.) 이전 그림에서 보시는 투표율 100%에 가까운 관측치들이 바로 이런 사전투표 수치들입니다. 이것은 물론 독립적인 "투표소"로 볼 수가 없니와, 투표율이 100%라고 말해서도 안되죠. 한마디로 코딩에러, 그리고 그 결과는 전문 용어로 "Garbage in, Garbage out."

우선 한국 자료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으시면서 섣부른 분석을 진행하고 결과를 쓰신 미베인 교수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적절한 경로로 이상의 내용을 전달하고 분석을 제대로 다시 하시라고 권유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두 번째로는 보고싶은 것만을 보려고 하다보니 이렇게 단순한 문제도 못보고 남의 권위를 빌려서 섣부르게 "부정선거론"을 외쳤던 분들에게도 유감의 뜻을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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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자면.. 선거부정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투표소들은 100%에 가까운 투표율을 보인 투표소들에 집중되어있는데 이게 "관내사전투표"에 대한 선관위 집계방식을 살펴보지 못하고 그대로 가져다 쓴 월터 미베인 교수의 실수로부터 비롯된 결과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선거부정 분야 권위자가 분석하고 선거부정론을 믿고 싶은 이들이 주장한 "과학적 근거"라는 것이 단순 코딩 실수로부터 비롯된 결과였던 것이다.


지식의 권위는 오로지 지적 결과물로부터 나오는 것이지 "이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진리를 다시 한 번 마음에 되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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