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아기가 예뻐 보인다
생후 13개월 때의 기록
아기를 낳기 전에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던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SNS에 올라오는 아기의 초음파 사진이다. 임신한 지인들은 대부분 아기의 초음파 사진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눈코입이 어딘지 잘 보이지 않는 데다 보이더라도 그다지 예뻐 보이지 않는데, 왜 이런 사진을 올리는지 알 수 없었다. 댓글로 "생명의 신비가 놀라워요" 같은,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마음으로는 느끼지 못하는 말을 하곤 했다.
그렇게 아기의 초음파 사진이 올라오던 지인의 SNS는 출산 후에는 아기 사진이 99%를 차지했다. 꾸준하게 올라오는 아기 사진을 보며 내가 팔로잉한 게 지인인지 아기인지 헷갈릴 지경이었다. 무엇보다 아기의 근황은 별로 궁금하지 않았다. 점차 좋아요를 누르는 것조차 피곤하게 느껴졌다. 정말로 좋아서 좋아요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예의상, 모른 척하기 미안해서 눌렀다.
그렇게 다른 집 아기들을 볼 때마다 무감각하던 내가 출산을 하며 가장 크게 달라진 게 있다면 그 아기들이 예뻐 보이기 시작했다는 거다. 물론 나를 닮은 호야가 내 눈에 제일 예쁜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내 아기뿐 아니라 모든 아기들이 제각각 사랑스럽고 귀한 존재로 보이게 됐다. 이제는 다른 아기의 초음파 사진을 보면 몸 깊숙한 곳에서 뭉클하게 진한 감동이 올라온다. SNS에서도 지인보다 아기들의 모습을 보는 게 더 좋다.
길을 가다 유모차에 타고 있는 아기나 아장아장 걷는 아기가 있으면 나도 모르게 눈길이 간다. 너무 귀여워서 잠깐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다. 아기랑 눈이 마주치면 여지없이 손을 흔들어 보인다. 내 아기 또래가 아닌 더 큰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힘차게 뛰어가는 초등학생을 보면 괜히 내가 흐뭇하다. 중고등학생을 보면 '이제 다 컸네.' 하면서 그 아이들을 키우느라 고생했을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양육자를 향한 존경심까지 느낀다. 호르몬의 변화라도 생긴 걸까. 엄마가 되니 보이는 것도 느끼는 것도 달라졌다.
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이다. 어떻게 이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 이건 아기를 낳으면서 새롭게 얻게 되는 능력인지도 모른다. 아기를 키우는 데 필요한 능력일 수도 있다. 바로 모든 생명을 경이롭고 귀하게 바라보는 마음이다.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 엄마를 만들었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이건 신이 나눠 준 능력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