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뼘소설
"엄마, 더 놀고 싶어요. 더 놀면 안 돼요?"
"너무 늦었단다, 아가야. 이제 자야 할 시간이란다."
"아직 졸리지 않단 말이에요."
"눈 감고 숫자를 세어보렴."
"여긴 처음 보는 낯선 것들도 많은 걸요. 신기해요."
"그래도 우리 집만은 못한 걸. 엄마는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소리가 그리운 걸."
"하긴 그래요. 그런데 아까부터 자꾸 눈이 따끔거려요, 엄마"
"이제 불 끄고 자야 할 시간이란다. 엄마가 자장가 불러줄게."
"정말이요? 역시 엄마가 최고예요."
질그릇 안에 캄캄한 어둠이 내려앉았다. 뱃속에 알을 가득 품은 엄마 꽃게는 자장가를 불렀다. 간장이 조금씩 몸에 스며들었다. 오늘 밤 꿈에서 고향에 닿기를 바랐다. 푸른 바다에서 꼬물꼬물 새끼 꽃게들과 소풍 가고팠다. 아주 멀리서 그리운 파도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이번 한뼘소설 '엄마 꽃게의 꿈'은 신영복 선생님의 <신영복의 언약> '간장게장' 편을 읽고 이야기를 상상해 보았습니다. 선생님은 안도현 시인의 '스며드는 것'에 영감을 얻어 이 글을 썼습니다. 저도 나중에 시를 읽었습니다. 감히 그 영감의 끝자락에 줄 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