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그림 읽기

Jack Vettriano 'The Singing Butler'

by 정회성

커플은 저녁 파티에 초대받고 이제 막 별장 현관문을 나선다.

지중해의 상쾌한 바닷바람과 그 리듬에 두 사람의 눈빛과 마음은 춤을 춘다.

근처 카페에서는 탱고 음악(Por Una Cabeza)이 흐르고,

둘은 차문을 열어놓고 기다리던 하인들을 지나 바닷가쪽으로 나있던 오래된 나무 문을 열고 나간다.


멀리서 일렁이는 바다와, 가까이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둘은 바짝 마른 모래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부풀어오른 돛을 단 요트처럼

후두둑 후두둑 굵은 빗방울이 턱시도와 드레스 위로 듬성듬성 떨어지지만, 하인들은 둘을 말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파티는 벌써 시작되었다. 아니, 다시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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