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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함수 Apr 07. 2017

한국 PR시장에서 '리서치'는 어떤 의미인가?

한국 PR 시장에서 ‘리서치’는어떤 의미인가?

(본 글을 3월 28일, 한국PR학회에서 주최한 ‘Date-DrivenPR’ 특별 세미나에서 패널로 참가해 발표한 내용입니다)


제가 ‘리서치 기반의 전략커뮤니케이션 회사’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회사를 설립했을 때, 많은 주변의 사람들이 하는 말이 “결국 실행은 안하고 컨설팅일텐데, 그 수요가 있겠어요? 돈 좀 벌어요?” 입니다. 실제로‘리서치 기반의 프로젝트’를 만들어내는 과정은 정말 어렵습니다.


저는 이 분야는 바이어 시장이 아니라 셀러 시장이라는 확신를 가지고 있습니다.  PR 전략 커뮤니케이션은 '리서치'를 통해서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리서치의 필요성은 소셜미디어의 등장과 기업마다 자체 보유미디어를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더욱 커졌습니다. 기회이지요. 실제로 최근 5년간 리서치는 디지털-소셜미디어 파트에서 많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PR 성과측정과 진단을 위한 리서치가 어려운 이유를 대략 6가지로 지적하고 있습니다.

 

1. 조사에 대한 이해 부족(Understanding Research)

2. 목표설정 부족 (SettingObjectives)

3. 커뮤니케이션이론의 이해부족(Understanding Communications Theory)

4. 다양한 분야가 집결된 PR의특성 (The Multi-Disciplined Nature of PR)

5. 다단계의 커뮤니케이션 과정(The Multi-Step Communications Process)

6. 비용제약(Cost)


6가지 중에 가장 큰 것이 ‘비용제약’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것보다 앞의 것 1번이 가장 큰 이유라 봅니다. 제가 15년 넘게 리서치를 수반한 전략커뮤니케이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알게 된 ‘PR리서치’의 특징과 현황을 크게 3가지로 정리해봅니다.  


(PR 리서치는 위기관리 사전준비를 위한 이슈규명과 리스크의 정량적 분석에서부터 기업 명성 진단을 위한 명성 구성요인 설계,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실행에 따른 아웃풋과 아웃컴의 측정과 진단까지 전체 조사진단 과정을 말합니다.)


첫째, PR 커뮤니케이션 리서치에서 성과가 어떠한가의 측정은 소극적리서치의 기능입니다. ‘진단’의 기능이 강화되어 ‘다음의 전략이나 행동’의 방향성을 제시해줘야 합니다.

리서치=방법론이 아니다. 분명한것은 1) 문제가 무엇인지 구체화시키고 과업을 정하고 2) 해당전략적 선택지를 제시하고 3) 실행 역량을 강화시킬 수 있는 다양한 아이데이션이 수반되어야 한합니다. 그런데 1,2,3번의 사이에 분명한 갭이 존재한다. 이 문제는 실행을 바탕으로 리서치의 모델링을 하는 접근이 이루어지고 개념적인 조작적 정의를 통한 구체적인 설계가있어야 해결됩니다. 명성진단, 위기 사전준비를 위한 이슈진단, 이해관계자 mapping, 메시지 수용 진단, 이해관계자 부정적 인식조사, 소셜 콘텐츠 진단은 조사 자체로 끝나는것이 아니라 ‘다음 전략’과 연결되어야 하는 건 당연한 것입니다.


PR 커뮤니케이션 리서치는 조사대상,조사내용, 조사방법도 중요하지만, 더욱 신경을써야 할 것은 PR 커뮤니케이션이 조직 각 기능부서와 어떤 관련성이 있고 실행 리소스와 내부 역량 그리고의사결정권자의 인식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가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고급통계를 통한 분석이 중요한 것이아니죠. 그래서 뭐 어떻게 하겠냐는 방향이 사실 더 중요한 것입니다.우리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지, 학술논문 쓰는 건 아니니까요.


따라서 리서치의 영역은 조직 내부 전략커뮤니케이션과 관련된 정보, 지식, 스토리, 의사결정 구조, 실행역량, 커뮤니케이션 이해도 등 Operation에 영향을미칠 수 있는 맥락을 포함시켜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서 모든 리서치 기반의 컨설팅 프로젝트 설계 과정에꼭 관련부서의 주요 맴버가 참여하는 워크샵 (거의 FGD(FocusGroup Discussion)을 진행합니다. 참여를 통해 그들의 니즈, 의견, 불만, 오인지, 몰이해 등을 공개하고 공유해 조율하는 과정이 됩니다. 이 참여가수반되어야 리서치와 전략과 실행은 연결되죠.


또한 인력의 문제, 조직구조, 관련부서간의 업무 방식, 단계적 목적에 따른 예산 기준 등도 함께 고민되어야 합니다. 커뮤니케이션 리서치는 정량적 분석에서부터 정성적 분석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상황과 문제를 구체적으로 파악하고실행 방안을 그릴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사용되어야 합니다.


둘째, 디지털PR의 시작점에서‘리서치’는 중요하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점점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기업마다 자체 보유미디어를 운영하기 시작했죠. 아직까지는기업 커뮤니케이션 전체 전략 하에 본질적인 역할을 담당하기 보다는 언론홍보의 부수적 퍼블리시티 기능이나 마케팅 메시지를 온라인 소비자에게 전달하는기능만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긴 합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의 진화에 따른 공중의 커뮤니케이션 이용형태변화는 기존 전통미디어의 디지털화는 불가피하고 기업의전반적 커뮤니케이션 방식도 변화를 당연히 이끌어 올 것입니다


향후 PR 리서치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디지털PR의 성과개선을 위한 진단, 다음 전략 수립을 위한 조사진단으로 확장될수 있겠죠. 조직 내부 스토리 개발 기준 (기사거리 개발), 콘텐츠 구성 내용, 콘텐츠 유형,고객의 관심과 이해, 사회경제 맥락 등을 고려하기 때문에 리서치 범위와 방법론이 다양하게적용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PR리서치가 어려운 문제를 PR리서치를 바라보는 주체의 입장에서 살펴 봅니다. 기업의 리더, 기업의 PR팀 (여기서는PR팀으로 부른다. 홍보팀이라고 말하면, 언론홍보와 사보-방송 등 사내채널 관리 정도로 협소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PR 회사. 각주체별로 ‘리서치’를 바라보는 입장이 다릅니다.


기업 리더의 경우, 마케팅 리서치,소비자 리서치는 자연스럽게 조직에서 이루어지는 반면, 커뮤니테이션 리서치는 앞의 것과 중복이된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적 근거를 토대로 커뮤니케이션이 전략적 비즈니스에 영향을미친다는 사실을 데이터 근거를 가지고 보고가 올라 왔을 때, 의사결정의 폭이 넓어진다는 측면에서 그필요성도 인식하죠. 그런데, 본인의 조직에서는 그걸 가져오거나제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반면에는 PR 커뮤니케이션에대한 인식 자체가 언론홍보에 국한되어 생각하는 리더도 많습니다. 이 경우, 기능적 접근만 하게 마련입니다.


조직 안에서 PR팀은 지속적으로 장기적인 차원에서 ‘리서치’의 필요성, 당위성, 실행방법 등을 고민하고 조직 보고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아직까지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부족 합니다. 리서치는 컨설팅과 연결이 되어야 하는데, 홍보팀에서 컨설팅 프로젝트를 조직 리더를 설득해서 만들어내는 시도가 좌절을 겪어나 시도 조차 못하는 경우가많습니다. 사실 리서치는 실무팀에게 ‘족쇄’가 될 수 있지만, 좀 더 큰 관점에서 보면, PR 전략 커뮤니케이션이 전략적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에 대한 증거를 마련하고 체계적은 플래닝수립과 체계적인 실행이 강화될 수 있다는 걸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PR팀의 고민이 진중하게 많아져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PR회사의 경우, 홍보팀이나리더의 관점에서, 명확한 개념을 정리하고 진단설계와 프로세스 지식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죠.  PR 회사의 역할은 ‘리서치’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통한 새로운 인사이트 및 가치를제공해야 하는데, 리서치를 너무 기능적으로 파악하는 경향이 있습니다.그러다 보니, 학계에서 박사를 채용해 ‘리서치’만을 요구하고나 학술적 모델링을 요구하는데, 그 경우, 전략과 실행프로그램 역량에 어떤 연결성을 가지는지를 확인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실행 경험이 풍부한 실무자가 함께 관여해야 하는데, 실무자의 경우 리서치와 커뮤니케이션 이론적 접근에익숙치 않죠. 결국 리서치와 전략이 분리되어 서비스가 제공됩니다. 기업은만족스럽지 못하고 그 경험을 통해 다시는 이 리서치를 하지 않겠다는 무용론이 형성되기도 합니다.


PR 리서치는 기업이나 학계, 업계모두에게 가치를 부과해 주는 영역입니다. 지금보다 더욱 발전되어야 합니다. 증거기반의 커뮤니케이션 접근은 기업에서 앞으로 더욱 요구가 많아 질 겁니다.기업과 관계를 맺는 이해관계자의 인식, 행동이 기업 비즈니스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기때문입니다. PR과 전략커뮤니케이션의 리서치 발전을 위해서 학계와 업계가 리서치와 실행의 고리를 만들어내는시도가 있기를 바랍니다. 어떤 리서치 페이퍼가 나오면, 그결과를 토대로 어떤 실행이 가능하겠는지, 반대로 실행의 입장에서 그 리서치는 이런 점에서 부족한지 등을자유롭게 토론하는 장이 국내에서는 너무 부족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기업에게도 증거 데이터와 인사이트를공급해주고 기업 커뮤니케이션도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발전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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