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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함수 Feb 07. 2019

2편 : 명성은 어떻게 잃게 되는가

이해관계자의 휴리스틱 + 배경스토리와 분노스토리 + 자아 판단 결핍

이해관계자들이 우리를 보는 시선에 변화가 생긴다.


명성은 '주어진 것'이라고 했다. 기업 명성을 이해하기 위해서 실제 명성의 소유자인 이해관계자를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해관계자(stakeholder) 는 내부구성원 (직원), 고객, 공급자, 투자자, 감독관리자, 주주, 지역사회를 말한다. 또한 조직을 감시하고 영향을 미치는 대상들은 정부, 압력 단체, 경쟁사, 시민단체 등도 포함한다.


기업은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광고와 같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해 좋은 이미지를 얻고 전반적인 평판을 좋게 만들어 왔다. 하지만, 이제 기업을 인지하고 있는 바는 기업 이미지 광고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이해관계자들은 기업의 실제적 행위, 조직문화, 일하는 사람에 대한 정보와 직간접 경험과 광고와 같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얻은 이미지의 차이를 쉽게 인지하게 되었다.  


조직은 이해관계자와 좋은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전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이 이해관계자라는 넓은 집단의 관심과 주의를 충분히 이끌어내는데 실패하면, 그만큼 비즈니스 밖으로 밀려나거나 이해관계자의 투자가 축소되는 리스크는 더욱 높아진다.


위기에 직면했을 때, 이해관계자는 ‘사회적 맥락’에 더욱 의존한다. 위기는 이해관계자의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 사전 관계를 구축하고 상호 영향을 평상시에 고려해 오지 않았다면, 위기 대응은 더욱 어려워 진다. 따라서 전략과 리스크를 고려할 때, 이해관계자의 잠재적인 태도를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혹자는 사전에 쌓아 놓은 명성은 위기에 직면했을 때, 한순간에 무너져 버리기 때문에 명성을 관리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주장한다. 오히려 기대치를 높여 작은 이슈에도 미디어와 공중의 관심과 주의가 더 집중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명성을 관리하지 않는 기업은 위기에 직면했을 때, 대응이 필요한 자원은 더 투입해야 하며 회복에 필요한 시간은 더욱 길어진다. 명성을 잃는 것이 위기이지, 위기로 인해 명성을 잃는게 아니다. 즉, 위기에 직면한다고 해서 사건/사고로 인한 법적 책임, 재무적 책임이 수반되어도 명성을 유지하거나 더욱 높이는 것은 다른 차원이다. 명성관리의 전략은 명성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와 이해관계자들과 어떻게 관계를 구축, 형성, 유지해 가는가의 두 가지 차원에서 살펴봐야 한다.


이해관계자들이 위기를 바라보는 관점은 진지하고 세밀하지 않다. 일상 생활에 관해서, 우리는 매일 의사 결정을 단순화하기 위해 정신적 지름길을 사용한다. '점심, 무엇을 먹을까?' 를 결정할 때, 엄격하게 적용해 보면, 엄청난 수의 옵션과 순서 기준이 필요하다. 그러나 우리는 몇 시간이 아닌 몇 초 또는 몇 분 안에 결정을 내린다. 그간의 경험치를 통해서, 주변에 대한 기본 정보를 가지고, 순간적으로 결정을 한다. 이 ‘인식’은 우리 모두가 사람이나 조직이 친구인지 적인지, 신뢰할 수 있는지 또는 신뢰할 수 없는지, 그들이 사회의 일원인지, 또는 우리가 누구와 함께 잘 지낼지를 결정하는 데, 판단을 하는 발견적 방법의 기준이다.  


경험적 방법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사람을 상대해야 할 때마다 질문을 연구하지 않아도 된다. 좋은 평판은 인정을 의미하며 신뢰도와 따뜻한 감정과 같은 특성에 대한 가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바람직함에서 두려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감정을 느끼거나 가장 단순한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런 측면에서 인식 기반의 좋은 명성이란 따뜻한 감정이나 느낌 그리고 믿음과 같은 질적인 평가에 대한 측정을 요약하거나 인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항상 이와 같은 정신적 지름길을 끊임없이 사용한다. 빠르고 신속하게 적용되는 판단 인식. '휴리스틱(heuristics)' 이라고도 한다.


노벨상을 수상한 행동경제학자인 다니엘 커너먼 Danniel Kahneman 은 그의 책,  'Thinking Fast and Slow' 에서 사람들은 의사결정을 할 때, '이중 시스템'을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의사결정 모델링은 왜 사람들은 행동과 인식이 상호 일관되지 않으며, 편향의 판단이 왜 생기며, 행동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생각의 요인을 해석하는데 유용하다.

카너먼의 생각 기준인 '시스템 1'은 빠르고 무의식적이고 간결한 것이다. 이것은 의식을 뛰어넘어 작동하는데, 암시적이고 자동적이며 효과를 넘어서는 것이다. 그것이 옳고 그릇된 결정과 관계없이 작동된다고 말한다. 반대로 시스템 2는 느리고 의식적이며 논리적이다. 우리가 시스템 2를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하지만, 우리는 자주 시스템 2를 사용하지 않는다. 시스템 1에 의해서 결정된 즉각적인 결정을 이끌기 위해 시스템2를 작동하지 않는다. 그건 에너지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분명 시스템 2는 경제적인 인간처럼 행동하는 유일한 방식이지만, 시스템1을 작동하기 쉽다.


빠르게 생각할 때, 우리는 모두 휴리스틱을 사용한다. 모든 과정에서. 경험과 욕심, 가정, 느낌, 지름길 등으로 구성된 휴리스틱은 문제의 완결이나 본질을 적합한 결과를 만들어낼 때는 적합하지 않지만, 바로 어떤 결정을 해야 할 때는 그것이 작용되기 쉽다. 위기가 발생할 경우, 이해관계자들은 전체적인 사건의 맥락에서 인식하기 어렵다. 그동안 그 기업과 관계 맺어 왔던, 그렇지 않던 형성된 인식이 작동된다. 또한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기대치를 본인이 직접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다른 이해관계자들이 언급하고 주장하는 그 이야기에 현재의 상황을 판단할 확률이 높아진다.

상황을 '쓰지' 않고 그림 그리 듯이 인식한다.

잘못되었든 잘 되었든, 사실이든 거짓이든 미디어의 이야기나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이야기는 휴리스틱이 판단을 강화 시킨다. 시스템2를 작동할 이유가 없어진다. 사건/사고의 이벤트를 포함한 기업조직의 행위가 이해관계자에게 노출 되었을 때,  기대 인식에서 벗어나고 휴리스틱이 작동이 강하게 요구되면, 명성을 잃게 된다. 전체적인 이벤트의 발생 배경, 과정, 결과 등을 전방위적으로 판단할 수가 없다.


위기 역학 ; 이야기 두 개가 발생한다. 배경과 분노 이야기


발생한 여러 위기를 분석하면, 일정한 틀을 볼 수 있다. 기업 조직과 리더는 명성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은 이해관계자들이 부여한 그 수준이다. 해당 기업 ‘역사’에 대한 그들의 기억과 느낌의 정도에 기초한다. 지속된 PR, 광고 캠페인은 이해관계자들의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역할을 했다. 인지적으로 알리거나 유용하게 생각하는 것에서부터 휴리스틱이 작동하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이해관계자 개개인은 다른 인식, 관점 그리고 기억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 기억은 희미하다. 당신의 명성이라는 것은 당연히 좋거나 나쁘다고 느끼는 것일수도 있고 그럴 가치가 없는 것일수도 있다. 이해관계자들은 전지전능하지도 언제나 올바르지도 않다. 이해관계자들은 어떤 대상에 대해 일반적으로 좋거나 나쁘다고 생각하고 그 대상의 구체적인 행위들을 일반적인 생각에 근거하여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을 ‘후광 효과 (halo effect)’라고 한다. 한 대상의 두드러진 특성이 그 대상의 다른 세부 특성을 평가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다. 평가자의 입장에서는 평가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는 기제나 특정한 외적 특징에 대한 고정관념 등이 작용한 결과이지만 논리성과 객관성의 측면에서는 오류일 수 있다.


기업에 위기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두 개의 네러티브를 요구한다. 첫번째 것은 사람들은 그 사건/사고의 ‘사실’을 원한다. 무슨 일이 일어났냐? 누가 고통스러운가? 무엇을 잘못했나? 희생자나 피해자는 제대로 조치를 받았나? 악당은 누구인가? 영웅은 있는가?. 이것은 그 사건/사고와 관련된 조직을 알 수 있는 배경이 되는 이야기이다. 이것은 ‘배경 스토리(the back story)' 라고 말할 수 있다.


이 배경 스토리는 오래 가지 않는다. 하나의 이야기가 더 나타나기 마련이다. 이것이 명성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이야기이다. 이벤트의 사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후 바로 제기되는 질문은 4가지이다.


왜 이런 일이 발생했나? 누가 비난 받을 것인가? 기업은 무엇을 배웠는가? 해당 사건으로 조직과 그들의 리더는 우리에게 무엇을 알려주었는가?  우리가 두번째 이야기를 중요하게 봐야 할 이유가 있다.  이 복잡한 요인은 사회적 증폭의 원인 중 하나인 분노(outrage)를 야기할 잠재요인이기 때문이다.


분노는 세 가지 구성 요소가 있는 감정(emotion)이다. 첫째, 나쁜 느낌(bad feeling) 자체로 감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둘째, 강하고 힘이 있는 격한 감정 (arousal)이다. 마지막은 사람들이 도덕적 경계(moral boundary) 를 위협받고 침범 받는 경험으로 생기는 감정이다. ‘도덕적 경계'는 사람들이 침해 당할 수 없는 신념 또는 신조와 관련이 있다. 이 경계의 개념은 왜 사람들이 어떤 도로에서 매달 몇 십명씩 사고로 사망하는 것과 비교해서 한 두명의 희생자에 더 분노를 일으키는 지를 설명한다.


‘분노 (원인) 이야기’는 그 자체로 확산되지 않는다. 이해관계자에서 공중 전반으로 펼쳐지는 과정에서는 꼭 ‘촉진 이벤트 (The triggering event)’가 발생한다. 사건/사고에 대한 사실 확인 과정에서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하지 못한다. 법적 책임의 확인을 떠나 사건/사고의 당사자임에도 불구하고 ‘책임 없음’을 섣불리 밝힌다. 사건/사고는 누구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말한다. 이해관계자들은 위기로 인식하는데, 정작 해당되는 기업 조직과 리더는 별 반응이 없다. 객관적 자료, 검증 확보의 노력없이 침묵으로 일관한다. 위기에 직면한 조직이 다른 사람을 탓하거나 비난한다.


위기가 발생했을 때, 조직이 어떤 행동을 하는가는 리더가 지금 어떤 인식을 하고 있는가로 투영해서 인식하게 된다. 책임을 다하지 않는 모습은 리더가 자기의 잘못을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자기 인식(self-awareness)과 자기 비판(self-criticism)의 결핍은 리더와 그들이 이끌고 있는 조직의 명성을 가장 쉽게 손상시킨다.


위기 상황에서 공격자를 공격하거나 책임을 다른 곳에 직접적으로 전과하는 행동을 할 때는 매우 조심스러워야 하는 이유이다. 여기서 염두해야 할 것은 '결핍이다’라는 판단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만큼 명성에 영향을 미치는 사건/사고가 발생했을 때, 기업 조직과 리더는 평상시와 다른 정도와 수준으로 의사결정을 하고 행동과 커뮤니케이션을 보여 주어야 한다.


이해관계자 중 미디어의 위기 참여는 분명 평상시보다, 좋은 뉴스를 전달하는 것보다 적극적이고 집중적으로 상황에 개입한다. 앞서 언급한 배경스토리, 분노스토리를 다양한 취재원을 통해 생산해낸다. 남을 공격하는 일이 발생하거나 숨긴 상황이나 정황이 나타나면, 뉴스거리를 지속적으로 생산한다. 미디어는 비난의 과정을 ‘핑퐁 게임’처럼 주고 받으면서 재생산해 낸다.


위기 다이나믹. 사건사고에 대한 두 개의 이야기, 촉진 이벤트, 자기인식과 자기비판의 결핍, 미디어 관여가 연결되면서 명성을 잃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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