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문 1) “저는 지금의 결정에 이르게 한 사건이 벌어진 과정에서초래되었을 수 있는 모든 피해에 깊은 유감의 뜻을 전합니다. 저의 일부 판단이 틀렸다면, 일부는 실제로 틀렸지만, 그것은 모두 당시 국익에 최선이라는 제믿음에서 나왔음을 말씀 드립니다”
연설문 2) “웨터게이트에서 저지른 나의 실수가 국가와 대통력직 – 내가 너무나 깊이 사랑하는 나라와, 내가 대단히 존중하는 제도 – 에 초래한 물의에 대해 내가 느끼는 유감과 고통의 깊이는 어떤 말로도 형언할 수가 없습니다. 나의 워터게이트 대응 방식은 잘못되었고, 그것은 내가 여생 동안매일 감내해야 할 짐입니다”
연설문 (1)은 1974년8월 8일 미국 닉슨 대통령이 사임을 발표하면서 말했던 내용이다. 한 달 뒤에는 제널드 포드 대통령은 닉슨을 사면했다. 사면 다음날 닉슨 측에서 발표한 성명서 주요 내용이 연설문 (2)이다.
우리는 연설문 두 개의 문장에서 공통적으로 확인하게 된다. ‘사과’가 없다. 첫 번째 성명에서는 나라를 위해서 사임한다고 말하며 조건부의 유감표현은 모호하다. 잘못된 판단인데, 잘못한 의도는 아니었다고 초월하고 부인한다. 두 번째 연설문에서도 그는 자신은 실수로 인해 그렇게 되었다고 말한다. 본인이 아프고 힘들다고 한다. 그러나 분명히 '사과'한다는 말이 없다. 무엇에 대해서 사과를 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도대체 왜 사과를 하지 않나? 첫 번째, 상대에게 내가 굽신 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만족감을 주고 싶지 않다. 닉슨에게는 상대는 국민보다는 그 일을 파헤친 민주당일 것이다. 한마디로 사과란 나약하다는 것을 표시하는 굴복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아주 간단하다. “난 잘못한 것이 없어”라고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과 의사 애런 라자르는 <<사과솔루션>>에서 사과의 심리학을 탐색한다. 라자르는 우리가 외적이유와 내적인 이유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외적인 이유는 잘못을 바로잡고 자신의 평판을 복구할 기회라는희망을 포함한다. 내적 이유는 공감, 죄의식, 수치 등과 연관된다. 피해를 당한 사람의 고통을 공감하고 자신을처벌 해야 한다는 점을 이해하며 자기 이미지에 값 하지 못한 실수를 수치스러워한다. 결국 사과를 안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내적 이유 즉 공감, 죄의식, 수치심이 없다. 우리는 전국의 부모들이 울고 있을 때, 대통령의 모습을 기억한다. 공감이라곤 찾아보기 어려운 모습 말이다. 지금도 사과를 안 하는 건, “난 잘못한 것이 없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