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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함수 Mar 15. 2017

위기관리 사전준비는 관계관리가 핵심이다

이해관계자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신뢰와 연결되어 있어

모든 사람은 사고의 기준(Frame of Reference) 을 가지고 있다. 개인이 자기 행동의 옳고 그름, 또는 규범이나 가치를 판단하는 표준이다. '준거틀'이라고도 부른다. 대상을 인식하는 기본적 기준이다. 이것은 개인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업에게도 있다.  최고 경영자의 개인적 철학이나 기준이 적용되기도 하지만, 기업 조직이 성장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관계를 맺으며 사회의 구성일원으로 '살아가는' 과정에서 회사만의 '준거틀'이 형성된다. 조직 구성원들은 그것에 부합해 행동한다. 필자는 '관습적인 조직 문화양식' 이라 말한다.


대한항공 회항 사건, 포스코에너지 임원의 여객기 내 횡포, 남양유업 영업사원의 대리점 사장 폭언 및 갑질, 대림산업 부회장의 운전기사에 대한 부당한 대우 등, 이런 사건들의 본질은 그 '사고의 준거틀'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위기 대응의 실패나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는 것을 '방어'하지 않아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위기는 사회의 정치, 경제, 문화의 발달과 무관하지 않다. 웰빙과 건강에 사회적 관심사가 집중되고 해당 규범과 가치를 판단하는 준거틀에 변화가 생기면서 기존에는 파악하지 못했던 다양한 문제점들이 불겨졌다. 기업 뿐 아니라 관리감독 기관의 관리 기준도 사회의 성숙도와 비례해 따라가지 못하면서 많은 이슈가 야기되었다.

 

기업은 경제적 변화요인에만 민감했고 제품 판매에 조직 자원을 집중해 왔다. 그 결과 시장은 커지고 경쟁에서 살아남은 기업은 더욱 성장하였다. 관계를 맺는 이해관계자도  많아지고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고객, 투자자, 공급자, 유통협력사, 정부기관, 내부 구성원 등 이해관계자의 관계는 비즈니스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적 관계성(relationship)'를 기초로 한다. 그 '관계'는 상호 경제적 이익에 초점을 맞춰져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시장의 발달은 '이해'와 '관심'에 변화를 가져왔다. 경제적 관계에서 '교환적 관계' 즉 사회적 관계 자산이 점차로 중요해졌다. 지배력이 있는 주체가 통제했던 관계를 끊고 대응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환경이 형성되었다. 비즈니스 관계 속에서 정당하지 못하고 공정하지 않으며 비윤리적인 행위를 접했을 때, 이해관계자들은 그 기업이 제시하는 '준거틀'에 따라 단순히 끌려 가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관찰'할 수 있게 대응하고 공격할 수 있게 되었다.


이해관계자와의 관계성을 살펴야


명성이나 위기라는 개념은 결국 '관계'와 관련된 내용이다. '관계 관리'이다. 이것은 사후적 관리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 기업과 공중, 이해관계자들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며 해당 관계자산을 우리가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속적인 점검과 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살피는 영역이다.

그런데, 기업 조직에게 해당 '관계 자산'을 인지하고 이해하는 수준 및 범주가 단순히 이론적 이해만으로 수용되지 않는다. 기업 비즈니스 환경, 경영의 규모, 제품 및 서비스의 고도화 과정, 다양한 비즈니스 이해관계자 형성, 내부 시스템의 복잡화 그리고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직관 등 여러 요인들이 '관계 관리'의 수준을 결정한다.

남양유업의 대리점 문제의 본질은 '위기관리'라는 개념 하에서 접근하면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 본질은 남양유업의 시장 환경 변화, 유통 경쟁 구도, 대형 할인점과의 제조사 직거래, 대형 유통사의 영향력, 소비자의 제품 선택 폭 확대 등이 심화되는 환경과 이해관계자들의 입장을 남양유업은 알았다고 하더라도 경영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을 것이다. 작은 불씨라도 올라서 곶간이라도 타야 살펴보게 되는 것이고 그 상황에서도 해당 '화재'만 잘 끄고 뒷처리만 잘하면 된다는 인식이 조직안에 만연했을 것이다.

위기가 아니라 성장의 진통이다.

관계는 신념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는 것이 아니다. 관계는 끊어지기도 하고 밀접해지기도 한다. 신뢰할 수 는 없지만, 정보는 주고 받는 마음도 생기기도 한다.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관계를 유지하려고 한다. 뒤돌아서 비난을 할지라도 말이다. '위기'는 '관계'가 끊이진 상황이며 순간이다. 일이 벌어진 것에 대해서 변명하고 해명할 것이 아니라 기업은 앞으로 어떻게 해결하고 변화시킬 것인지에 대해서 고민하고 실행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위기가 기업에게 주는 기회란 조직의 '준거틀'을 다시 세우는 것이다. 관습과 관행이 없었는지, 알고도 변화를 저항 한 것은 아닌지 살펴보는 것이다. 조직의 장애물을 하나 하나 제거하고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다시 사회의 구성원으로, 이해관계자들의 일원으로서 호혜적 균형적 관계를 맺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통일된 그 관계관리를 통합적이고 전략적으로 사전 점검하고 문제점을 규명하는 담당이 필요하다. 우리 회사가 얼마나 돈을 벌게 해주는가, 제대로 영업을 하고 있는가 의 경제적 관계가 아니라 교환적-감성적 관계를 '사정'하고 내부 조치, 대응 그리고 변화 전략으로 수렴 시킬 수 있는 의사결정 과정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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