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영화음악 작곡가이자 뮤지션인 류이치 사카모토. 그는 1952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1963년, 그는 11세에 도쿄예술대학의 교수에게 클래식 작곡을 배우면서 작곡을 시작했다. 1978년 그는 초기 테크노-팝 그룹 중 하나인 Yellow magic orchestra를 창립했다. 지금 들어도 독특한 그 그룹의 음악은 세계적으로 많은 음악 팬들에게 인기를 얻었다. 사카모토는 그룹을 창립한 지 1년이 되었을 때 스스로 “음악이 내가 할 일이야”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사카모토는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 (Merry Christmas, Mr. Lawrence), 1983을 비롯하여 오스카상 수상작 <마지막 황제> (The Last Emperor), 1987, <마지막 사랑> (The Sheltering Sky) 1990,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The Revenant) 2015, 국내 영화 <남한산성> 등이 있다.
그가 작업한 작품 중 영화음악 작곡가로 처음 작업한 영화는 <전장의 크리스마스> (Merry Christmas, Mr. Lawrence), 1983 이다. 이 영화는 유명작가인 아프리카너인 로렌스 판 더 포스트 (Laurens van der Post)의 소설 <씨앗과 파종자> (The Ceed and the Sower)가 원작으로서, 작가가 제 2차 세계대전 참전하여 자바섬(바타비아)의 일본군 남방 작전 전선 캠프에서의 포로 생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사카모토는 당시 영화음악 작곡이 처음이기 때문에 어떤 방법으로 작곡을 진행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고 한다. 고민하던 그는 영화 감독에게 레퍼런스 음악을 추천해 달라고 부탁했고, 감독은 버나드 허만이 음악감독을 했던 <시민 케인 Citizen Kane>을 추천했다. 사카모토는 이전부터 버나드 허만을 알고 있었는데, “이 작품이 그의 영향을 일부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영화를 작업할 때 라이트 모티프를 통해 인간의 복잡한 관계를 표현하고자 했다. 라이트 모티프란, 주요 인물이나 사물, 특정한 감정 등을 상징하는 동기, 즉 주제적 동기를 취하는 악구를 이르는 말이다. 영화의 한 장면에서 주인공 데이비드 보위는 동생의 순수함을 망친 죄책감을 느끼며 후회하는데, 사카모토는 이 장면과 대비가 되도록 음악이 순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바그너 풍의 라이트 모티프를 이용해 전체 스토리를 재구성했다.
그가 이 영화 작업 중 작곡한 Main title <Merry Christmas, Mr. Lawrence>은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그를 대표하는 곡들 중 하나가 되었다.
영화 <전장의 크리스마스>를 보며 사카모토를 유심히 지켜보던 사람이 있는데, 바로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었다.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는 이탈리아 출신 영화감독으로 <마지막 황제 (The Last Emperor) 1988>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총 9개 부문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의 영화 <마지막 황제>는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인 선통제 아이신기오로 푸이가 어렸을 때부터 신해혁명을 거쳐 꼭두각시 황제로 일제의 괴뢰국인 만주국 시기, 문화대혁명에 이르기까지 다사다난했던 삶을 보여주고 있다.
베르톨루치 감독과 사카모토가 처음 만나 영화 <마지막 황제>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사카모토는 당연히 그가 음악을 부탁할 줄 알았다. 그러나 감독은 사카모토에게 음악뿐만 아니라 연기도 부탁했다. 사카모토는 그 자리에서 바로 승낙했고, 중국에서 2개월 촬영을 했다.
촬영이 끝난 후 그는 로마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그즈음 배르톨루치 감독은 사카모토에게 전화로 “이제 작곡을 시작하게. 기간은 2주뿐이야”라며 연락을 해왔다. 사카모토는 짧은 기간에 당황했지만,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도쿄로 돌아가 뛰어난 중국 음악 연주자를 찾았고, 동시에 몇 개의 테마음악을 작곡했다. 그는 “나는 중국 음악에 익숙하지 않았고, 싫어하기도 했다. 중국 음악은 일본 음악과 비슷한 점이 있지만, 또한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음반 가게에 가서 22개의 전집 앨범을 구매해 전곡을 들었다.”라고 밝혔다.
몇 년 후 사카모토는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사랑 (The Sheltering Sky) 1990>을 작업 했다. 이 작품 역시 베르톨루치 감독이 그에게 전화를 하면서 시작하게 되었다.
영화 <마지막 사랑(The Sheltering Sky)은 1949년 폴 프레스 (카메오 역)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한 커플이 결혼 생활에 다시 불이 붙길 바라며 북아프리카로 여행을 떠났지만, 위험에 둘러싸이게 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사카모토의 말에 따르면, 베르톨루치 감독은 사하라 사막에서 6개월 동안 그의 모든 감정을 영화 촬영에 쏟아붓고 있어서 음악에 대해 자신에게 어떠한 지시도 내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하다. 사카모토도 작곡에 대한 몇 가지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확신이 서지 않은 상황이었다.
베르톨루치 감독과 사카모토는 2주간 함께 많은 음악을 듣다가 베르디의 “레퀴엠”을 발견했고, 영화 일부분에 쓰기로 했다. 사카모토 사막을 떠난 지 3,4일 지나 테마에 대한 첫 아이디어를 얻어 당시 할 수 있는 모든 시도를 해보았으나, 적합한 선율과 조(key)를 얻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언급했다.
사카모토는 영화속 주인공들이 뉴욕에서 사하라로 가는 장면에서 미국과 모로코를 대비시키는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는 “선상에서는 아라비아 노래가 일부 나오고 그 순간 하얀 모자와 들릴 듯 말 듯한 테마 음악이 나오는데, 멜로디는 단순하지만, 그 속에는 복합적인 감정과 혼동된 시간이 녹아 있다. 이 음악에는 과거와 미래는 물론이고 현지와 문화가 함께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왕성한 활동을 하던 사카모토는 2014년 7월 기자회견에서 인두암 진단을 받고 투병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암 투병 이후 2015년 야마다 요지 감독의 영화 <어머니 살면>으로 복귀했고, 2015년 개봉한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The Revenant) 2015>의 음악 감독으로 참여했다.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는 19세기 미국 서부를 배경으로 한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 휴 글라스(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사냥 중 회색 곰의 습격을 받고, 죽음의 위기에서 살아남았지만 자신의 아들을 죽이고 부상당한 자신을 죽음으로 내몬 존 피츠제럴드(톰 하디)에게 복수한다. 이 영화는 88회 미국 아카데미상에서 최다 12개 부문에 수상후보로 올랐고 3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사카모토는 풀 오케스트라로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광활한 대자연을 웅장하게 표현하고 있다. 그는 이 영화로 골든글로브 음악부문에서 수상했다.
그는 국내 영화 <남한산성>에도 음악감독으로 참여했다. 영화 <남한산성>은 1636년 병자호란 당시 대신들의 첨예한 의견 충동들과 당시 상황을 세세하게 보여줬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인조가 청의 칸에게 무릎을 꿇기 위해 출성하는 장면에서 음악적 영감을 떠올렸고, 남한산성의 주요 테마를 자존심과 구원 사이의 분투로 잡았다.”고 밝혔다.또한, 그는 “한국 전통 음악을 배우고 전통 악기를 사용하는 것이 내가 이 제안을 받아들인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였다. 이번 작업을 통해 기존에 알고 있었던 가야금, 판소리, 사물놀이 외에 다른 악기까지 알게 되어 무척 기뻤다. 특히 정악의 성악이 매우 감명 깊었다.”라고 언급했다.
올해 2021년 1월 21일 안타깝게도 그는 또다시 직장암 투병을 알렸다. 다행히 성공적으로 수술은 마쳤으나 앞으로 활동하기 위한 장거리 여행은 어려울 것이라고 공지했다.여러 장르를 아우르는 류이치 사카모토, 건강을 회복해서 다시 활발한 활동을 보여주길 기대해본다.
※위의 글은 책 Mark Russel과 James Young의 공저 [film music screencraft](forcalpress, 2000)에
근거하여 발췌, 정리했으며, 일부는 나무위키에서 가져왔다.
☞나무위키 https://namu.wiki/w/%EC%82%AC%EC%B9%B4%EB%AA%A8%ED%86%A0%20%EB%A5%98%EC%9D%B4%EC%B9%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