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꿍과의 맛있는 데이트
세상이 돌아가는 속도만큼
무언가를 따라잡기엔
우리 두 사람의 속도는 조금 느릿느릿
천천히 흘러가고 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떤 것에 가치를 두고 살아가야 할지
하루에도 수십 번 생각이 오락가락하고
주변에서 들리는 여러 요란한 소리들을
아예 외면하면서 살 수도 없는 요즈음
가끔 이런 이야기를 한다
우린 담배도 안 피고 커피도 안 사 먹고 술도 안 마시니깐
그렇게 자기 자신에게 들이는 돈으로
(아마도 한 달에 30만 원 정도?!)
그 가치를 어디에 투자하고
어떤 행복들을 느끼며 살면 좋을까?
아직 뭐 거창한 건 하나도 없다
오랜만에 함께 공연을 보러 한남동을 가는 김에
그래도 분위기 한번 내보자 하여
피자를 좋아하는 짝꿍을 위해 작은 식당을 예약했다
우와! 생각보다 춥지 않아서 너무 좋은데?
처음 가는 낯선 옛날 골목을 함께 걸어가고
식당 앞 긴 웨이팅 줄을 제치고 맨 앞으로 가서
“예약했는데요 “ 당당하게 말하고 들어간 뒤
아주아주 맛난 요리를 먹고 나온 이 한 시간이
작지만 소소하게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느꼈다
두둑해진 배와 함께 공연 시간 전까지 함께 걷던
한남동 언저리의 힙한 풍경들도 너무 반가웠고
공연 내용도 마치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Be yourself!"
오늘의 우리를 열심히 응원해 주었다
지금의 시간들을 소중히 잘 보내라는
생각지도 못하게 황홀한 저녁을 시간을 보냈다
또 한 번...
우리를 위한 맛있는 한 끼
우리를 위한 행복한 시간
우리를 위한 소중한 경험들을
소소하게 잘 만들어 보자!
(나는 이렇게 또
그냥 맛있는 허세를 부렸어를
아름답게(?) 즐겁게(?) 포장한다는...(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