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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 Aug 02. 2019

왜 공무원 시험에 도전했냐면 #1

공무원만큼은 안 하겠다고 했던 내가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게 된 이유

 사실 나는 공무원이 되고 싶은 마음이 단 1%도 없었던 사람이었다. 사실 어린 시절에 공무원이라고 한다면 동사무소에 앉아서 서류나 발급해주는 따분한 일을 하는 것 이라고 생각했었다.(정말 어리석었다. 주민센터도 얼마나 다양하고 다이나믹한 일이 존재하는데!!! 지금은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부모님께서는 내게 공무원 시험 보라는 말을 꽤 많이 하셨는데, 나는 그런 지루한 일보다는 보다 모험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하고 싶다고 늘 얘기했었다. 심지어 어쩌다 보니 점수 맞추어 행정학과를 가게되었는데 (사실 행정학과를 졸업하는 것과 공무원이 된다는 것 그 자체에는 큰 연결성은 없는것 같다. 그래도 공무원이 되고 싶거나 관련된 일을 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전공은 맞는 것 같다.) 그 덕분에 주변에 온통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거나 이미 공무원이 되버린 친구들이 많았다. 나는 그들 사이에서도 늘' 공무원은 정말 싫어. 안하고 싶어. 나는 더 재미있는 일을 할거야.' 이런 말을 하곤 했다. 이렇게 20년 넘는 인생을 공무원이 아닌 다른 일을 할 것이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그러던 내가 꼭 공무원이 되어야 겠다며 몇년이나 이 시험에 매달리게 된 계기가 있었다. 바로 취업 준비였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일반 사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아닌 공무원 시험을 보아야 겠다는 뚜렷한 이유가 생겼고 그 이후로 몇년의 시간을 거쳐 지금의 이 순간 까지 오게되었다.


 첫번째 , 적어도 공무원은 차별없는 공정한 시험이다.

 2년여간 취업준비를 했다. 내 스스로 내가 엄청 뛰어난 스펙의 소유자라 생각한적은 없기에 흔히 말하는 대기업들을 쉽게 취업 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이미 어느정도는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고 꼭 대기업이 아니라도 중견기업이나 튼튼한 중소기업이라도 나는 만족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나의 기대보다도 훨씬 어려웠었다. 최종합격은커녕 서류 합격하여 면접 한번 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누가 알려주지도 않아서 대학교에서 지원하는 취업 컨설턴트든,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자기소개서 컨설턴트든 절박한 심정으로 찾아다녔는데 그때 들은 대부분의 내용은 '여자라서 원하는 곳은 어려울것 같다. 지금의 기대보다도 더 낮추어서 회사를 지원해야 한다.' 라는 답변이었다. 너무 충격적인 말이었다. 도대체 여자와 회사에서 일하는 능력이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건지 지금의 나는 사회적 분위기와, 어쩔수 없는 사업주의 입장 등 여러가지 상황에 대해 그래도 납득은 하지만 그때의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답변이었다. 이해를 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성별'이 문제라는데... '성전환'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또 그때 여기저기에서 다른 사람들의 취업 성공 소식이 들려왔었다. 그리고 그중의 몇몇은 소위 말하는 '빽'으로 성공했다는 소식이었다. 누구의 아버지가 그 회사의 누구와 알아서, 누구의 어머니가 아시는분이 소개해주어서 누구의 아버지가 높은자리에 있으니 묻기도 전에 알아서 연락이 왔다는 둥. 본인이 직접 나에게 말해준 적도 있었고, 그의 지인이 말해준적도 있었고, 말은 안해줬지만 추측이 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소식을 들을때마다 정말 분노하고 좌절했었다.

 물론 내가 원하는 기업에 합격하지 못한이유가 단순히 저런 이유들때문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의 부족함이 분명히 있엇을 것이라.(여자임에도 원하는 기업에 입사하는 사람들도 많고, 온전히 자신의 능력만으로 원하는 곳에 합격하는 사람도 많음을 알고있다!!) 내가 지원했던 회사만큼은 정말 공정했지만 나의 부족함으로 합격하지 못햇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매일 같이 저런 이야기를 들으니 꼭 내가 여자라서,아님 누군가가 나를 밀어내고 빽으로 들어왔기때문에 내가 합격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자꾸만 들었고 원래도 부정적이었던 나는 더욱더 부정적이고 원망 많은 사람이 되어가는 느낌이었다. 또 정말 내가 들은것들이 맞다면 취업을 하더라도 그 이후의 회사생활에서 위의 이유들이 끝없이 영향을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는 단순히 취업을 한다고 해결 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때 공무원 시험이 눈에 들었다. 적어도 이 시험은 떨어지더라도 '내탓'이지 '남의 탓'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더다. 적어도 안되더라도 내 실력이 부족해서 안되는거라면 납득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또 시험만 합격하고 난다면 고민했던 문제들이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들었고, 이렇게 공무원시험을 시작하게 된 첫번째 이유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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