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결혼이란

끊고 싶어도 끊을 수 없는 지긋지긋 한 것

by 정다

가끔 TV 채널을 돌리다 보면, 부부 관계 회복을 위한 상담프로그램을 볼 수 있다. 우연히 그런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나는 진절머리를 내며 채널을 돌려버리곤 한다. 부부싸움이란 내게 정말 지긋지긋 한 것이기에 굳이 TV를 통해서까지 보고 싶지 않기때문이다.


1988년생으로 올해 33살이 된 나에게 결혼은 굉장히 어렵고 힘든 일로 여겨진다.(여기서 말하는 '결혼' 이란 결혼을 하는 것이 아닌 결혼 생활을 지속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도 그럴것이 나의 부모님은 정말 결혼생활의 대부분을 '싸우면서' 보내셨기 때문이다.


정말 의미도 없고 끝도 없는 싸움이었다. 어떨때는 한쪽 일방의 잘못이 원인이 되어 싸움이 되기도 하였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녀 33년간 끝나지 않은 이 싸움이 과연 일방의 잘못만이었을까 싶다. 이렇게 싸움이 답도 끝도없이 이어지고 있음에는, 시작의 원인보다는 이 과정을 해결하지 못했던 양쪽의 미숙함이 있었으며, 우리는 원한적이 없지만 '자식들'도 끝낼 수 없는 이 싸움의 주요 원인 제공자가 되기도 했을 것이다.


5살,6살 꼬마였던 나에게 ' 부모님의 부부싸움'은 단순히 무렵고 두려운 일이었다. 동생과 방안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그저 끝나기만을 기다렸던것 같다. 하지만 나이가 먹고 성장하면서 부모님은 우리의 개입을 원했다. 답도 끝도 없는 싸움을 우리가 해결해주길 바랬으며, 싸움을 할때마다 우리를 개입시키고자했다. 또한 하루종일 밤새 우리를 붙잡고 서로의 입장을 하소연 하기 바빳다. 방안에서 오로지 이 싸움이 끝나기만을 기다렸을때 보다, 그분들이 나의 개입을 원하고 내가 해결해주고 자기편을 들어주길 원하는 그 상황들이 더욱 어렵고 곤란했다. 어릴땐 그분들이 혹시나 '이혼'을 할까 너무 두려웠다면 10대와 20대의 나는 제발 이제 그만 '이혼'좀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청소년기를 보내고 20대를 보내니 정말 결혼이라는 것은 지긋지긋 한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나 자식이라는 존재가 걸리면 정말 끝나도 끝나지 않는 것이 결혼이구나 라고 느꼈다. 결혼생활을 해보지도 않고 이미 해본것 같은 느낌이랄까...


결혼은 '현실'인 것을 너무 일찍 알아버렸다. 그래서인지 나는 어린 나이부터 결혼을 소망하는 친구들을 이해할 수 없었고, 만났던 남자친구들이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낼때면, 그 친구들에게 철이없다며 결혼에 대한현실을 '줄줄' 읊기에 바빳다. 그리고 결혼을 하고싶기도 했지만, 하기 싫기도 했고, '결혼'자체에 대해 두려움도 있었으며 자신감도 없기도 했다.



그리고 드디어 33살이 되어서 '결혼'을 하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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