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의 시작

온전히 나의 기억력과, 주관적 느낌에 의존하는 코로나의 시작

by 정다

프러포즈는 받았지만, 우리는 바로 결혼 준비를 하지 않았다. 2020년이 아닌 2021년 늦봄과 초여름 사이에 하자고 대략적인 날짜만 정해둔 채, 다시 평범하게 회사를 다니며 각자의 인생을 살았다.

나는 그때 2020년 1년 내내 진행되는 일종의 프로젝트를 혼자 맡고 있어서 오로지 거기에만 정신이 팔려 있는 상태였다. 설즈음인가? 중국 어딘가에 원인불명의 폐렴이 돈다는 기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결혼했던 커플들은 해외로 신혼여행을 갈 수 있었고, 그즈음 결혼을 한 친구가 몰디브로 신혼여행의 가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종종 SNS로 지켜보곤 했다.


앞에서도 말했듯, 나는 당시 1년 동안 진행되는 큰 업무를 맡고 있어서 오로지 정신은 그곳에만 쏠려있었다. 한창 사람을 채용하고 교육을 시켰어야 하는 단계였는데, 사람을 채용할 때마 해도 코로나는 이슈가 되지 않았다. 사람들을 채용한 후 교육을 모두 준비하고 그다음 날 교육을 하기로 한 그때 갑자기 대한민국이 코로나로 난리가 났다. 정확히 어떤 사건으로 난리가 났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그 일로 인해 채용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속출했고, 포기하는 사람을 배제하고서라도 교육자들의 안전을 위해 잠정 교육을 중단했다.


모두 혼란스럽고 공포스러워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그래도 몇 개월이 지나면 이 모든 일들이 잦아들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나 역시 그랬고 그때만 해도 나는 다행이다 결혼을 2021년 여름에 하기로 해서 너무 다행이다 이런 철없는 순진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2020년 여름에 했다면 신행은 제주도라도, 적어도 나의 하객들이 마스크를 쓰고 사진을 찍지는 않았을 텐데 ㅠㅠ )


** 결혼을 2021년 여름에 하기로 한 이유는 온전히 나 때문이었다. 평상시에 나는 항상 초여름 결혼식이 하고 싶었다. 초여름에 그 푸릇푸릇한 느낌에 알록달록 예쁘게 옷을 입을 하객들과 함계하는 결혼식을 꿈꿨다. 또한 앞서 말했듯 회사에서 1년 동안 진행되는 큰 일을 맡은 상태였으므로, 그 일을 온전히 끝내고 결혼을 해야... 신혼여행에서라도 마음 편히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싶어 한 해 다음으로 결혼을 미뤄서 진행하기로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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