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의 식사를 위해 얼마나 많은 기간 걱정과 고민을 했는지
웨딩홀 예약을 하고도 한참 동안 상견례를 하지 않았다. 왜냐면 내가 그 상상만 해도 어색한 분위기가 싫어서 최대한 미루고 싶은 만큼 미루고 싶었던 것... 하지만 이렇게 결혼 시 '두 달 전'에 간신히 부랴부랴 상견례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5월 말에 1년 후 예식날짜를 정하고, 플래너를 알아보고, 이것저것 준비를 하면서 도대체 '상견례'는 언제 해야 하나 라는 고민이 앞섰다. 그냥 막연히 명절 지나고 10월이나 11월쯤에 하자~라고 정해두었는데.. 글쎄 '코로나' 재난이 덮쳐왔다.
코로나가 처음 발병했을 당시 수도권은 오히려 안전지대여서, 이것저것 제약이 없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전세는 역전되어 '수도권'이 최대 위험지역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5인 이상 집합 금지 제한' 명령이 발발되었다. 직계가족이 아니면 5인 이상 모일 수 없는 지침이 나와버렸고, 이로 인해 '상견례'는 불가능 해졌다. 왜냐하면 양가 부모님 2명씩 4분, 그리고 우리 커플 2명만 모여도 최소 4명이 기 때문!!
한 두 달 지나면 나아질 줄 알았으나, 5인 이상 집합 금지 규제는 해를 넘기고, 새해가 지나고, 설 명절이 지나도 계속되었다. 당시 웨딩카페에는 이 상황에서 '상견례'를 한 사람들의 경험담을 가끔 볼 수 있었는데. (결혼식이 임박한 부부 입장에서는 마냥 규제가 풀리길 기다릴 수 없으니, 각종 방법을 고안해서 상견례를 진행한 것이다.)
예비부부 없이 부모님끼리 모여 상견례를 했다는 예비부부도 있었고, 펜션을 빌려 상견례를 진행했다는
예비부부도 있었으며, 결국 상견례를 하지 못하고 식장에서 부모님이 처음 뵈었다는 예비부부도 보았다. 암 암암리에 상견례라고 하면 예약을 받아주는 식당도 있다고 듣긴 했지만, 공무원을 직업으로 둔 우리가 규정을 어겨가면서 까지 하고 싶지 않았고, 우리도 우리지만 혹시나 그런 행위가 식당에 피해를 줄까도 (집합 위반을 금지한 당사자뿐 아니라, 식당 또한 벌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걱정되어 그렇게 진행하고 싶지는 않았다.
우리는 1년 전부터 넉넉하게 결혼 준비를 시작했기에 상견례도 여유롭게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해를 넘겨 결국 결혼이 두 달밖에 안 남은 시점에 이르렀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정말 상견례를 못하고 우리 결혼식을 진행하는 건가 걱정과 염려가 지속하고 있었다.
결혼 준비를 하지 않는 사람은 코로나 때문에 신혼부부가 겪는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르는 듯했다. 상견례는 했냐는 질문을 우리는 물론 양가 부모님도 엄청 많이 받으셨고. 특히 시어머니는 이 질문에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셔서 '상견례는 이미 했다'는 거짓 답변까지 하셨다고 한다. (5인 이상 집합 금지인데 도대체 상견례를 어떻게 하나요 ㅠㅠ )
그러던 와중 기적적으로 여러 불편사항을 수렴한 개정된 거리두기 지침이 발령되었고, 새로운 지침에서 '상견례'를 5인 이상 집합 금지 '예외' 사항에 포함시켜 주면서 드. 디. 어. 우리는 상견례 식당은 예약하고 진행할 수 있었다.
대망의 상견례가 있었던 주말, 나는 그 전주 내내 밤샘근무를 지속해야 했던 '생활 치료소'근무에 차출되었었고, 기나긴 밤샘근무로 아주 초췌해진 상태로 상견례 자리에 참석했다. 안 좋은 컨디션에 '긴장'까지 하여 그 비싼 음식들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그대로 남기고 온 것은 아직까지도 '아깝다'라고 생각 드는 점 빼고는 다행히 무사히 그럭저럭 지나간 '상견례'였다.
이렇게 간단한 상견례를 위해 도대체 얼마나 많은 기간을 걱정과 고민을 하느라 보냈어야 했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