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또 내 뒤통수를 쳤다.

나도 드디어 '집(Home)'이 생기는지 알았었다.

by 정다

또 뒤통수를 맞았다. 나는 전혀 상상도 ,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들이었다. 결혼을 막 했고, 이제 100일이 지나서 그저 나는 행복한 꿈에 부풀어 있었다.


'돈' 문제가 생겼다. 지긋지긋한 돈. 나는 그래서 많이 벌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가지고 싶지 않았던 그 '돈' 나는 만져보지도 써보지도 못한 그 '돈'이 또 내 인생에 덫을 놨다. 나는 '돈'욕심을 부리지도 않고, 관심도 없는데 꼭 주변 사람들이 이 '돈'을 가지고 나를 힘들게 한다. 하지만 내가 이렇게 힘든 건 '돈'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나는 늘 '집'이 없는 느낌이었다. 부모님과 살던 '집'은 내 '집'이 아니었다. 그곳에서 나는 잠을 자고 밥을 먹었지만, '휴식'을 취할 수는 없었다. 힘든 일이 있어도 나는 어디에도 위로받지 못하고 내 방에 앉아 끙끙 앓기만 했어야 했다. 그래서 나는 부모님과 살던 그 '집'을 진짜 내'집'이라고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 정말 '집'이 생긴 기분이었다. 페인트 칠을 하고 가구를 들여놓고 매일매일 쓸고 닦으면서 , 힘들었지만 힘든지 몰랐다. 그곳에서 그 사람과 열심히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 회사에서 겪는 힘든 일들을 그곳에서 그 사람에게 위로받으며, 드디어 나도 쉴 수 있는 '집'이 생겼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안도했었다.


그런데 그 '집'이 산산이 깨진 기분이다. 정말 살 집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내가 쉬고 위로받았던 그 모든 것들이 깨진 기분이다. 준비하는 모든 기간들이 부정되는 기분이다. 아니 지난 5년간의 모든 시간이 부정된 기분이다. 나 혼자서 아무것도 모르고, 착각 속에서 행복한 꿈을 꾼 기분이다. 이런 배신감과, 드디어 생긴 나의 집이 깨진 것 같다는 이 생각이 나를 제일 힘들게 하는 것 같다.




인생이 내 뒤통수를 친 건, 이번이 첫 번째는 아니다. 언제나 그렇듯, 내가 그렇게 잠깐 '안도'하는 순간에, 이제는 괜찮겠지라고 긴장의 끈을 놓는 순간에 내 뒤통수를 쳤다. 처음에는 잘 모르고 그냥 꾸역꾸역 버텨갔고, 그 다음번에는 그래 처음 겪을 때 죽을 것 같던 순간도 지나고 나니 괜찮았지라며 있는 힘껏 참아서 버텼다.


하지만 이번에는 모르겠다. 내가 이번에도 잘 넘길 수 있을지 자신이 없다. 인생이라는 놈이 내 뒤통수를 칠 때마다 그 과정을 견디면서 나는 내 '내공'이 세졌다고 느꼈었는데, 지금 나는 '내공'이 세졌는지 모르겠지만, 그 내공으로 이 위기를 버텨낼 에너지가 없다. 그냥 '방전'된 느낌이다.

어떻게 인생이라는 놈은 뒤통수를 날릴 때마다 그 강도가 점점 세지기만 하는지,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지나고 나면 괜찮아질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였는데, 이제는 모르겠다. 5년이 될지 10년이 될지 모르겠지만 지나고 나면 분명히 괜찮아지는 순간이 올 수 도 있겠지만, 모르겠다 두렵다. 이번 위기를 또 열심히 넘기고 나면 그래서 내가 조금 편해지려고 하면 또다시 인생이라는 이 놈은 내 뒤통수를 치지 않을까???


내가 소망했던 그 모든 것들이 엄청난 욕심이었던 걸까? 모르겠다. 나도 이제 그만 편해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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