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디딜 나의 '땅'
적지 않은 나이에 결혼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에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 보니 '결혼하면 좋아요?'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는다. 나는 그 질문에 항상 '좋은 것도 있고, 나쁜 것도 있어요'라고 답한다. 이제 결혼한 지 6개월도 안된 새댁의 입에서 '나쁜 것'의 존재가 이야기되어서 인지 간혹 그 답변에 실망하는 눈치를 보이는 사람도 있긴 하다. 하지만 어떤 일이 오로지 '좋은 것'만 있겠는가? (특히나 나의 경우 결혼 직후 너무 놀라운 일을 겪었기 때문에ㅎㅎㅎ)
아무튼 오늘은 내가 느끼는 결혼의 '즐거움'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결혼 후 내가 느끼는 즐거움은 여러 가지가 있다. 맛있는 저녁을 함께 먹는 것도 즐겁고, 우리의 집을 가꿔나가는 것도 즐겁고, 심야에 영화를 보러 가는 것도 즐겁다. 하지만 그 어떤 것 보다 내가 가장 '최고'의 즐거움이라고 느끼는 것은 '안정감'이다.
결혼 전의 나는 디딜 '땅'이 없어 공중에 둥둥 떠다니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결혼 후 나는 비로소 디딜 '땅'을 찾아 발을 땅에 딛고 있는 느낌이다. 크지 않고 작은, 정말 간신히 내 발을 디딜 수 있을 좁은 땅이지만 어쨌든 이제는 발을 딛고 있고 그렇기에 나는 안정감을 느껴 더 튼튼하고 단단해진 느낌이다.
결혼 전에도 그는 나에게 그런 존재였고, (그것이 내가 그와의 결혼을 선택하게 한 중요 이유 중 하나였다), 그래서 연애 때에도 그에게 위로와 힘을 받았지만, 결혼 이후 그 힘은 더 단단하고 커진 느낌이다. (연애와 결혼의 차이만으로 그 힘이 어떻게 더 강해졌는지는 나도 아직은 모르겠다. )
그와 내가 함께 하는 이 가정이 내가 디딜 땅이 되어 안정감을 주는 것인지, 아니면 나와 수많은 시간을 보내고 항상 나를 온전히 지지해주는 남편이 그 땅이 되어 안정감을 주는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어쩌면 둘 다 일지도?) 어쨌든 둥둥 떠다니던 결혼 전의 내가 더욱 불안하고 약했다면 , 쉬고 디딜 땅이 생긴 지금의 나는 이전보다 강하고 또 여유가 있어져 가끔은 그곳에서 쉬며 또 가끔은 더 강하게 커 나갈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