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의 즐거움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달리기

by 정다

함부로 달리기를 말하기엔 너무나 조금만 하고 있는 운동이지만, 달리기는 분명 내게 즐거움을 주고 있고, 여기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1. 달리기의 시작(헬스장 위 러닝머신)

운동을 처음 시작한 계기는 오로지 '건강'을 위해서였다. 딱히 살이 찌는 체질은 아니라서 식이나 운동에 크게 관심을 두고 살지는 않았었는데, 나이를 먹고 보니 어느 날 흐물흐물 축축 쳐진 나의 살들을 발견하였다. (살이 찐 것보다 더 충격이었다. ). 거기가 회사에서 받은 건강검진에는 '경도비만-운동 필요'라는 친절한 안내를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난생처음으로 헬스장 등록을 했다.


낯가리는 성격에 헬스장의 기구 사용법을 물어보는 것도 창피했고, 또 몸짱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건강하게 잘 살고 싶은 마음에 등록한 헬스장이었으므로, 처음엔 무조건 러닝머신 위에 가서 뛰었다.



2. 몸의 변화로 느낀 즐거움

크게 기대하고 한 운동은 아니었는데, 몸의 변화가 생각보다 빨리 느껴졌다. 주 2-3회씩 두어 달 정도 헬스장을 다녔을 때, 무엇보다 숨이 가빠 오르기 힘들었던 4층 사무실을 계단으로 걸어서 올라가도 숨이 가쁘지 않다는 것이 느껴졌다. 또한 초반에는 빨리 걷는 것도 힘들었는데, 이제 20분 이상 뛰어도 그럭저럭 버틸만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더 놀라운 것은 허리사이즈의 감소였다. 일상생활에서 내가 내 허리를 만질 때 이전보다 월등히 가늘어진 느낌이라서 직접 치수를 측정해보니 실제로 건강검진보다 5cm가량 줄어든 것을 발견했다. (사실 몸무게는 변동이 거의 없었는데, 허리사이즈가 줄어든 것을 보고 살은 빠지지 않았지만 건강해지고 있구나라고 느꼈다. )


그전에 나는 항상 피곤하다는 느낌을 받으며 살았는데, 간단한 달리기임에도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 월등히 체력이 좋아져서 이전보다 피곤함을 느끼는 것이 줄었고, 생활을 하는 데 있어 생기와 활기가 생긴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3. 마음의 안정

운동을 처음 시작했을 당시 회사일로 몸과 마음이 모두 힘든 때였다. 당시 그렇게 꼬박꼬박 열심히 헬스장에 가서 달리기를 했던 이유는, 그렇게 땀을 흠뻑 쏟으면서 달리기를 하고 나면 몸만 개운해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개운함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회사일이 많아서 힘든 것 도 있었지만 사람과 일자체에 대한 스트레스도 꽤 컸는데, 정신없이 달리기를 하고 나면 잡생각이 모두 사라지고, 사람에 대한 미움도 일에 대한 스트레스도 한결 가벼워지는 느낌을 받았다. 회사와 사람으로 매우 마음이 불편하고 미움이 가득한 상태로 달리기를 시작했다가도, 힘들게 달리다 보면 그 미움과 화가 많이 누그러지고, 몸처럼 마음도 개운해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이사와 코로나로 인해 다니던 헬스장을 더 이상 다니지 않게 되어 한동안 달리기를 하지 못했다. 그러다 회사일로 다시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게 되었다. 당시 나는 심적으로 너무 힘들어 꼬챙이처럼 마르고, 심리상담까지 받을 정도였다. 이 정도의 스트레스면 내가 내 건강을 해치게 될 것 같아 두려웠고 정말 회사 휴직을 해야 하는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을 때였다.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집 옆의 천으로 달리기를 나갔다. 마음이 힘들 때 몸을 힘들게 해야 한다는 나의 신조가 생각났고 또 헬스장 다니면서 회사일의 잡생각이 사라졌던 생각이 나서, 별 기대 없이 나간 달리기였다. 꽤 더운 여름날이었는데 야외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혼자 30-40분씩 달렸다. 초반에는 달리고 나면 얻는 개운함만으로 충분한 위로를 얻으며 달리기를 지속했는데, 그러다 어느 날 깨달음을 얻었다. 어쨌든 이 모든 것들이 그들이 제공하고 그들이 만들어낸 스트레스지만, 어쨌든 결과적으로 그것들로 나만 힘들고 나만 괴로워하고 , 이런 감정을 계속 느끼는 것 자체가 나만 손해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것도 아닌 그들이 더 이상 소중한 나를 해치게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면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아야 한다는 얻음을 얻었다.


달리기를 하다 보면 늘 잡생각이 사라지고 마음이 개운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다. 몸이 마음보다 힘들어지면서 마음이 상대적으로 편안하다고 느껴지는 것인지, 아님 다른 운동의 과학적인 이유가 있는 것인지. 어쨌든 나는 짧은 2년간의 달리기를 통해 건강뿐 아니라 마음의 평화까지 얻었고, 아마 앞으로도 달리기를 계속하게 될 것 같으며, 당분간은 늘 그랬듯 모두에게 '운동'을 꼭 하라며 추천을 하고 다닐 것이다.

이렇게 달린 기록을 확인할 수 있는 어플이 있어서 애용하고있다. 지역명을 지우다보니 너덜너덜해진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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