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없네요.
나도 그랬다. 신문과 뉴스에 나오는대로, 공무원은 9시출근해서 6시땡하면 퇴근하고, 어쩌다 어쩌다 야근이나 주말근무를 하면 적어도 제대로된 보상을 받는줄 알았다. 적어도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9급 공무원은 그런줄 알았다. 하. 지. 만. 단순한 나의 업무양이 많아서 하는 초과근무 이외에도, 너무 당연히 해야하는 밤샘근무, 주말 근무들이 생각보다 너무 많다.
... 나는 잠을 매우 사랑하며, 잠의 가치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통잠을 자지못해 3시간마다 깨어나는 아이때문에 부모가 잠을 못잔다는 갓난아이때무터 나는 밤새 통잠을 자서, 우리 엄마는 나를 새벽에 굳이 깨워서 분유를 먹였다고 하셨다. 그렇게 나는 잠이 너무너무 중요하고 소중한 사람이다. 그래서 부끄럽지만 초중고대 16년의 학교생활과, 공무원 수험생활 그 어느순간도 밤을 새고 공부를 해본적이 없다. 밤새 놀아본적도 없고, 학생때 수학여행을 가도 밤에는 잤고, 대학교때 MT를 가도 밤에는 잠을 잤다. 그런데, 내가 선택한 이 직업에는 생각보다 밤샘근무가 많다.
숙직 : 숙직이 꽤나 빈번하다. 전에는 남자직원만 해서 남자직원들이 한달에 한번꼴로 했다는데, (남자들 정말 힘들었을것 같다. ) 이제는 남녀 모두가 숙직을 해서 3개월정도 주기로 숙직을 한다. 그런데 그 숙직이 생각보다 정말 빨리 찾아온다. (코로나때는 코로나 전화응대 인원을 늘리기 위해 숙직인원을 늘렸고 그때는 2달마에 하는 경우도 있었다. )
우선 9시부터 6시까지 보통의 모든 근무를 끝내고 또 밤샘 근무를 하기 때문에 꽤나 피곤하다, 그리고 어떤 기업은 숙직이라는게 그냥 회사에서 잠만자고 비상사태에 대비만 하면 된다는데, 지자체 공무원의 숙직은 그렇지 않다. 운이나빠 밤새 당직실에 전화에 불이 나는 경우에는 한잠도 잘 수 없다. 누가 싸워서 시끄럽다느니, 어디의 조명이 너무 강하다느니, 누가 노점을 차려서 단속을 해달라, 하다못해 쓰레기처리와 동물사체처리까지 해야하는 경우가 있다. (솔직히 밤에 이런걸 꼭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담당 직원이 아니라 당직자이기때문에 모든일을 알수가 없어 나가서 이야기만 들어주거나 계도조치만 하고 끝나는 경우가 많은데 의미가 있는지 , 진짜 해줘야 하는게 맞나?), 심지어 전화 온 주취자의 욕설까지 들어주어야 할때가 있다.
수방/제설 : 밤새 눈이왔는데, 아침에 출근할때쯤 되면 깨끗하게 치워져 있는 경험... 나는 몰랐다. 그걸 공무원이 하는줄. 기계가 아니라 삽을 들고 직접 눈을 치우는 것인줄....
우선 눈이많이오고 비가 많이오는 날엔 동주민센터와 구청의 일부 직원들이 밤샘 근무를 한다. 혹시모를 비상사태 대비를 위해, 그리고 눈이 새벽내 그치면 5시나 6시까지 출근해서 삽으로 그 눈들을 퍼낸다. 맞다. 그날 새벽 다섯시에 출근해서 눈치우는 근무를 했더라도, 다시 출근하여 그날 해야하는 일은 마치고 6시에 퇴근 할 수 있다.
숙직이 있으면 일직도 있지 : 일직은 숙직과 같은 업무를 공휴일에 나와서 하는 것이다. 주말의 민원은 정말 상상을 초월한다. 심한날은 정말 밥도 앉아서 햄버거로 간신히 때우고, 화장실도 잘 못갈정도로 정화통과 120 응답소에 알람이 끊이지 않는다.
나는 평생 구청에 전화를 해본적도 없고, 주말과 공휴일에 구청이나 주민센터로 전화를 해도 받는다고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는데, 도대체 어떻게들 이렇게 전화를 하는지 너무 궁금할 따름이다.
눈이랑 비는 주말에도 오거든요 : 앞에서 말했던 수방 제설...주말에도 비가 오고 눈이오면 당연히 출동이다. 날씨라는게 정말 예측할 수 없기에, 주말에 놀러 멀리 나갔다가도, 비와서 대기발령 받으면 무조건 청으로 와야 하는 것이다. (아니면 내가 대체자를 구해야함. )
주말엔 행사도 ^^ : 지자체에서 시행하는 각종 행사와, 축제들 그리고 체육대회들, 특성상 모두 주말에 이루어지고, 당연히 담당 공무원 모두 주말에 나가야한다. 큰 규모의 행사의 경우 담당 과 공무원 뿐 아니라 전 구청, 동의 직원등이 동원되어 일한다. 안전관리, 주차관리, 행사진행, 쓰레기정리 등등 알고보면 공무원들이 한다. (아르바이트생을 쓰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아르바이트생으로 100프로 해결되지 않아 꽤나 많은 공무원들이 동원된다. )
시험 : 나를 주관으로 이뤄지는 각종 시험들, 역시 공무원들이 동원된다. 나는 공무원이라 주로 공무원시험 자출에 나갔는데, 수험생은 10시부터 시험을 봐도 시험 감독들으 8시까지 입실하여 준비하여야한다. 꿀같은 토요일에 보통 출근때 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출근준비하는것... 기쁘지 않다. ㅠㅠ
맞다. 저일들 당연히 우리가 해야하는 일이다. 비오고 눈오고 결국 국민의 안전을 위한 것들 아닌가? 꼭 봐야하는 공무원 시험감독 당연히 우리가 해야지! 힘들어도 어쩔수 없이 해야하는부분 있다는것 인정한다.
그런데 보상이 너무 적다. 숙직의 경우 밤샘근무를 했는데 일당 6만원 (식대는 주지 않는다. ) 이 전부다.(심지어 지차제의 상황에 따라 5만원 지금하는 곳도 있고, 국가직은 숙직비가 3만이라고 한다. ) 숙직의 경우 저녁 6시부터 다음날 9시까지 근무했는데, 근무시간만 따져도 15시간이다. 야간근무라 수당을 더 주기는 커녕 최저임금 조차 되지 않는다. (언제 측정된지도 모르는 당직비가 오랜시간 동안 오르지 않고 있다. )
수방/제설도 밤샘 근무를 해도 초과근무는 오직 4시간만 인정된다. (4시간만 인정해줄꺼면 4시간마다 직원들을 바꿔주던가 ㅎㅎ) 8시간 근무를 하면 대체휴무 1일을 받을 수 있지만(이경우에는 초과근무를 포기해야한다. ) 8시간에서 단 1분이라도 부족하면 대체휴무를 받을 수 없으며, 생각해보면 밤샘근무를 했는데 다음날 본인연가를 내고 쉬어야한다는 것 조차 너무 아이러니 한것 아닌가? 그리고 무엇보다 낮근무와 밤근무는 근무의 가치가 다르다. 교대근무를 해도 야간근무는 수당을 더 주는데, 낮에 일을하고 또 그대로 연장되어 한 밤근무에 가치를 낮과 동등하게 대우하다니.
주말근무도 마찬가지이다. 주말에 이루어지는 행사들이 모두 4시간이내에 끝날 수 있을까??
사기업에는 주말근무시 원래 시급의 1.5배를 지불한다는데, 이곳은 1.5배는 커녕 일한 만큼도 제대로 지불하지 않는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