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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만저만 Apr 27. 2024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를 읽고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나는 거리에서 우연히 제인과 마주쳤다. 우리는 늘 자살할 것 같은 목소리로 말하는 여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그 여자가 며칠 전 아침 7시에 제인에게 전화를 했는데, 제인은 그 전화를 활기찬 목소리로 받아준 모양이다. "오해하지 말아요." 제인이 말했다. "내가이타적으로 굴었다거나 뭐 그런 건 아니니까. 그 여자 기분이 바닥이길래 좀 끌어올려 주려고 그런 거예요. 내가 바닥까지 숙이기엔 너무 이른 아침이라서. 그냥 내 허리를 보호하려고 그런 거라고요."


  친구 관계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서로에게서 활기를 얻는 관계고, 다른 하나는 활기찬 상태여야 만날 수 있는 관계이다. 첫 번째에 속하는 사람들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위해 방해물을 치운다. 두 번째에 속하는 사람은 일정표에서 빈 곳이 있는지 찾는다.


힘겨운 진실을 꾸준히 바라볼 때 

나는 조금더 나 자신에 가까워진다



혼자 사는 일에 대하여


  우리는 스스로를 깨인 사람이라고 여겼다. 앞으로 나아가 삶 속으로 함께 들어가는 것, 그러면서 바깥을 그리고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었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보니 우리는 서로 오직 안쪽만, 무지한 상대방만 바라보고 있었다. 서로의 삶에 이바지하기로 했던 관계가 서서히 우리 삶의 전부로 변해갔다. 불확실한 마음이 커져갈수록 점점 더 사랑이 전부라고 항변하게 되었다. 무엇도 우리와 우리의 사랑을 갈라놓지 못할 거라고 우리는 말했다. 우리 두 사람은 하나가 될 것이다. 그것이 하나의 규범이었다. 규범에서 벗어나는 일은 마음을 불안하게 하고 동요시킬 뿐이었다.

  이런 방식은 우리를 약속된 땅으로 데려다주는 대신 더 멀리, 사막 깊숙이로 데려다놓았다. 우리에게는 혼자만의 충동이 허락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둘 중 한 명이 정기적으로 "나를 사랑한다면서 어떻게 그럴 수가 있어?"라고 불만을 터뜨리는 일이 일상이 되어갔다. 상대방을 그토록 격분케 했던 그 혹은 내가 한 일은, 아니나 다를까 오직 그의 자아 혹은 나의 자아에만 도움이 되는 관심사를 충족시키는 일이었다. 상대방에게는 자신을 배제하는 것으로 그러니까 의리 없다고 느껴지는 욕망이었다. 하지만 그런 구속은 본성에 어긋나는 것이었다. 콘크리트를 뚫고 올라오는 잡초처럼 충동은 계속 나타났다. 


똑바로 앞을 보고, 입을 다물고,

온전하게 균형을 잡는 것



나는 경험이 너무도 부족한 수영 선수였다



영혼을 죽이는 사소한 일들


  결혼은 친밀감을 약속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으면 유대감은 부서져 내린다.

  공동체는 우정을 약속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으면 참여는 끝이 난다.

  지적인 삶은 대화를 약속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으면 그 삶의 신봉자들은 괴상해진다.


자신을 온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남아 있는 것이야말로 고귀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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