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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sol Jang Jan 12. 2022

나는 어떤 리더가 될 것인가?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북 리뷰

  창업을 하면서 거리가 멀어진 게 세 가지가 있다. 독서, 글쓰기, 운동 이 세 가지인데, 장기적으로 스스로에게 너무 중요한 일들이라 새해에는 다시 이 세 가지를 규칙적으로 해보려고 루틴을 만들고 있다. 그런 와중에 정말 오랜만에 다시 트레바리 독서 모임에 참여하게 되어, 1분기에는 트레바리를 통해 독서와 글쓰기를 한방에 해결할 계획이다.


  독서모임은 우리 회사 투자사인 DHP의 최윤섭 대표님이 <헬스케어 스타트업의 경영학 읽기>라는 주제로 헬스케어 스타트업 대표들만 참여할 수 있는 모임이다. 다행히, 보살핌도 시니어케어지만 헬스케어의 일부분으로 분류해주셔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아직 헬스케어는 생소한데 분명 시니어케어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헬스케어 스타트업 대표님들 통해 산업과 고객, 서비스에 대해서 배울 수 도 있길 기대하고 있다. 또한, “경영"에 대해서 다른 스타트업 대표님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거라고 믿는다.


  독서 모임의 첫 책은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라는 경영 고전이다. 대학생 창업 시절 친구들과 함께 읽었던 기억이 있는데 정말 오랜만에 다시 읽게 되어 감회가 새로웠다. 특히, 여러 회사를 거쳐 다시 스타트업을 창업 후에 읽게 되니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관심 가는 부분도 달라졌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신기했던 부분은 레이달리오나, 하워드 막스 같은 투자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책) 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아서 위대한 기업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책을 읽으며 가장 많이 생각했던 주제는 “나는 어떤 리더인가?” 그리고 “나는 어떤 리더가 될 것인가?”이다. 책에서는 위대한 기업들이 가진 공통점, 비교 기업들과의 차이점들을 이야기하는데 일부는 회사가 성장하며 이루어가거나 바꿔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위대한 기업들의 공통점인 단계 5의 리더십을 갖기 위해선 기업가 스스로 단계 5의 리더로 성장하지 않으면 기업가를 교체하는 방법밖에 없다. 그래서 나중에 내가 스스로 물러나고 후계자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으려면(?), 내 현재 상태를 진단하고 나는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 정의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서 말하는 위대한 기업을 만든 과정에는 단계 5의 리더십을 가진 기업가들이 있었다. 그들은 분명히 야망이 있지만, 그 야망을 자기 자신이 아니라 회사에 우선적으로 바친다. 쉬운 말로 하면, 회사를 위해선 무엇이든 하지만, 회사가 잘되면 행운이 따랐거나 다른 사람들이 잘한 덕이고, 회사가 잘 안 되면 자기 탓을 하는 리더들을 말한다. 자기 자신을 낮추고, 회사의 성장을 만들어가는 모든 사람들을 높이는 리더상이었다.  또한, 스톡데일 패러독스 사례처럼, 냉정한 사실을 직시하지만 끝까지 믿음을 잃지 않는 리더들이기도 했다.


  책에서 나오는 리더상을 보면서, 스타트업에서 여러 팀의 리더 역할을 했지만 스스로가 단계 5의 리더십의 모습을 충분히 보이거나, 스톡데일같이 냉혹한 현실에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표를 달성해 왔는지 돌아보니 부족한 점이 많이 보였다. 그 원인들을 파보면 “리더"라는 역할에 대해 스스로 크게 의미 부여를 하고 있었고, 동시에 많은 부담을 느끼기도 하는 걸 알 수 있었다. 무언가 통찰력 있는 모습을 보여주거나, 제대로 문제를 해결해주는 등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야 된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모습은 짐 콜린스가 말하는 좋은 리더라고 말하기 어렵다. 본인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여, 유능한 인재들의 도움을 받으며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 반대로 다른 인재들을 도우며 회사를 성장시킬 수도 있어야 한다. 돌이켜보면 나는 나에게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에 급급한 리더였고, 단계 5의 리더가 아닌 스스로 만든 이상적인 리더상에 부합하기 위해 애써 왔던 것 같다.


  이런 생각에 맞물려, 리더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하고 스스로  리더의 역할을 실행할 계획을 조금 세워보았다. 창업자로서, 대표로서의 역할은 결국 회사가 성장하는 데에 모든  희생할  있어야 하고, 구성원들이  방향으로 움직이는 데에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이에 맞춰 구성원들도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 리더에게  많이 도움을 요청하고 함께 고민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정의는 사실 “리더"라는 단어와  맞지 않는다. 각자가 가진 인식의 차이일지 모르겠지만, “리더"라는 단어는 리더 스스로의 힘으로 헤쳐나갈 길을 만들어야 하는 다가가기 어려운 존재라고 느껴진다.


  그래서 “리더"라는 말보다, 리더의 정의에 부합한 “서포터"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걸 팀과 논의해보려고 한다. 그리고 회사를 대표하는 경영자는 “Full supporter”라는 직함을 가지고 일을 하면 5단계 리더의 정의에 맞게 더 잘 행동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직함에 맞게 다른 구성원들은 언제나 대표는 회사의 성장과 그 성장을 돕는 구성원들을 도와야 되는 사실을 너무 자연스럽게 인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대표 또한 다른 supporter들 (다른 팀의 리더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함께 성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사실 이런 생각을 예전에도 조금 해왔다. 해외 테크 기업들의 발표를 보면, “I’m supporting ~ team” 이런 식으로 어떤 팀을 서포트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본인이 리더의 역할을 하고 있음을 밝히는 경우들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IR 덱에도 처음에 스스로를 대표나 CEO가 아닌 Full supporter라고 지칭했는데 아무도 알아봐 주지 않아서 바꿨던 적이 있다. 근데 이번에 이 책을 보면서 그리고 내가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할지 다시 정의하면서, 팀 안에서라도 먼저 시도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팀과 이야기해보고 결정하겠지만, 이런 변화가 모든 구성원의 생각과 행동에 조금씩 변화를 줘서 우리 보살핌도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해나가는 데에 귀중한 발판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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