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보단 둘, 둘보다는 셋

함께 가야 멀리 간다

by Hansol Jang


얼마 전 다른 창업가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분은 아이도 있고, 창업 과정이 너무 힘들지만 아내와는 거의 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필요한 얘기만 하고, “힘들다”, “어렵다” 같은 말은 꺼내지 않는다고 했다.

왜인지 물었더니, 창업은 본인이 선택한 길이고, 아내도 처음엔 반대했었는데 이제와서 창업이 힘들다고 말하는 게 어렵다고 했다. 그 말 속에는 ‘내가 선택했으니 버텨야 한다’는 생각과 ‘힘든 마음을 털어놓는 건 안 된다’는 자기검열이 느껴졌다.


나는 그 얘기를 듣고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어느 정도 힘들 거라는 걸 알고 간다. 운동이든 창업이든. 나도 운동을 꾸준히 하지만 매번 쉽지 않다. 출근 전 운동하러 가야 할 때면 “그냥 한 시간 더 잘까?”라는 유혹이 밀려온다. 운동하는 공간에 들어서서도, 세트가 시작되면 “이걸 왜 한다고 했지?” 싶을 만큼 힘들다.


최근 크로스핏을 체험했을 때도 그랬다. 당연히 힘들겠지 하고 갔는데, 막상 해보니 머릿속 예상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힘듦이 있었다. F45도 마찬가지였다. 월요일 수업이 제일 힘든 날이었는데, 첫날엔 ‘그냥 좀 마일드한 크로스핏이겠거니’ 했다가 완전히 오판했다. 숨이 턱까지 차고, 시간은 끝날 기미가 없고, 온몸이 포기하라고 신호를 보내는데, 그 순간 옆에서 함께하는 사람들이 하이파이브를 해주고, 코치가 “할 수 있다”고 외쳐주니까 이상하게도 끝까지 하게 됐다. 혼자였다면 절대 못 버텼을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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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든 창업이든, 함께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서로의 삶을 응원하고, 더 나은 결과를 만들고, 목표를 함께 이루기 위해서다. 그런데 힘든 걸 숨기고,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면 그 관계는 점점 멀어진다. 심지어 정말 중요한 목표를 향해 가는 과정에서조차 각자 따로 싸우게 된다. 사실 나도 공동창업자와 창업 4년차에 가까워졌는데 그 이유가 서로 힘들고 어려운 일을 털어놓게 되면서 였다. 많은 오해가 쌓여있었는데 그걸 해소하면서 드디어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3분기에 회사에서 비전 워크숍을 준비할 때도 그랬다. 내가 대표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제였지만, 준비할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정리한 자료라고 해봐야 피그잼에 몇 개의 질문과 아이디어를 적어둔 게 전부였다. 회의를 시작하며 이렇게 말했다. “솔직히 이번 워크숍 준비가 충분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이걸 하는 이유는, 우리가 장기적으로 바라볼 비전과 3분기 방향을 꼭 같이 논의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부족하더라도 같이 채워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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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부터 워크숍은 내가 준비한 안건을 검토하는 시간이 아니라 모두가 원하는 결과를 만드는 과정이 됐다. 워크숍을 시작하면서 각자 기대하는 바를 써봤고, 그 내용들을 바탕으로 중간중간 계속 수정하고 보완했다. 하루로 예정되었던 워크숍은 이틀까지 이어졌지만, 결과적으로 모든 사람이 공감하는 결론을 만들었고, 워크숍이 끝났을 땐 다들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 느꼈다. 내가 모든 걸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아도, 도움을 요청하면 훨씬 나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걸.


삶의 중요한 일들은 모두 장기전이라고 생각한다. 예상치 못한 상황이 끊임없이 생기고, 혼자 버틸 수 있는 한계는 분명히 온다. 내가 선택했고 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당연히 거기에서 보여줘야 하는 퍼포먼스나 책임은 있다. 하지만 그것보다 중요한 건 우리가 함께 세운 목표다. 그 목표를 위해서는 내가 맡은 책임을 다하지 못할 순간이 오더라도 도움을 요청할 수 있어야 하고, 내가 어떤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지 솔직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함께 우리가 원하는 곳까지 갈 수 있다.


혼자 뛰는 힘보다, 옆에서 함께 달려주는 힘이 훨씬 멀리 데려다준다.



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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