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마다 하고 있는 글쓰기 모임에서 공통주제로 글을 써보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주제는 "60대의 내가 지금의 나에게 하는 조언"이다.
60대의 나는 어떤 모습일까.
이 질문을 던지고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다. 아마 여전히 무언가에 도전하고 있을 것이다. 예전에 "내 인생을 책으로 쓴다면"이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끊임없이 도전하는 삶'이라는 제목을 떠올렸던 기억이 난다. 멈추지 않는 삶. 그게 내가 바라는 모습이었다.
60대의 나는 지금과는 다를 것이다. 훨씬 여유롭지만 기준은 더 높을 것이다. 서두르지 않는다. 조급해하지 않는다. 불안에 휘둘리지도 않는다. 그때쯤이면 어떤 문제든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아는, 한 분야에서 통달한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60대의 내가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은 아마도. "스스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겨라. 그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 일 것 같다.
나는 60대까지 그리고 60대가 넘어서도 끊임없이 도전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아파서, 다쳐서 포기하게 된다면? 그것만큼 억울한 일이 없다. 바쁘다는 핑계로, 그럴 여유가 없다고 내 몸과 마음을 챙기지 않는다면 타석에 더 설수가 없게 된다. 타석에 서더라도 겁먹고 제대로 방망이를 휘둘러보지도 못할거다.
특히 멘탈, 감정, 심리적인 면에서 너무 조급해하지 마라. 불안해하지 마라. 시간은 충분하다. 결국 어떤 문제든 해결된다. 너무 힘주고 "빨리 해결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지 않는다면, 문제는 자연스럽게 풀린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성장한다.
초조, 불안, 두려움. 이런 감정들이 만병의 근원이라고 60대의 나는 말할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감정이 찾아왔다는 건 큰 도전과 어려움이 있다는 신호다. 그런 도전을 마주하고 해결할 기회가 왔음을 의미한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오히려 이런 도전들이 그리워질 거다. "이제는 도전할 시간이 많지 않다"고 느낄 때, 지금의 너를 부러워할 거다.
아직 젊다. 시도할 수 있는 게 너무나 많다. 그 순간들을 즐겨라.
불안이 찾아올 때마다 상황을 바로잡고, 그 감정을 극복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개발해 나가라. 작년에 투자유치하면서 극도의 압박감을 느꼈을 때, 나는 매일 아침 운동과 글쓰기로 균형을 찾았다. 아주 짧은 스트레칭이라도, 아주 짧은 글이라도 매일 했다. 그게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었다.
당장 눈앞의 문제들은 시급하고 급하고 중요해 보인다. 회사의 매출, 투자 유치, 팀 빌딩... 모두 중요하다.
하지만 60대의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너의 성장을 위한 시간을 확보하라."
하루에 책을 조금이라도 읽는 것. 일주일에 한 권, 한 달에 두 권. 이게 1년, 10년, 20년이 지났을 때 만들어내는 복리 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책뿐만이 아니다. 운동, 나만의 루틴, 좋은 사람들과의 관계. 이 모든 것이 장기적 성장의 씨앗이다.
올바른 기준으로 계속 사고하고, 무엇이 나에게 적합한지, 무엇이 우리 팀에 적합한지, 우리는 어떤 식으로 성장해야 하는지 생각하고 고민하는 시간. 그 생각과 고민에 도움을 주는 좋은 책들, 사람들, 경험들을 쌓는 것. 당장은 도움이 안 되는 것 같아도, 시간이 쌓이면 엄청난 자산이 된다.
이런 것들은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린다. 그래서 꼭 잘 챙겨야 한다.
60대의 나는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너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모든 면에서 다 잘할 수 없다."
가정도 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 가족들과의 시간도 갖고 싶지만 온전히 다 욕심만큼 할 수는 없을 거다. 그래도 괜찮다. 네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 너는 그런 사람이니까.
너무 챙기지 못하는 면에 대해서 죄책감을 느끼거나 너무 큰 책임감을 느끼지 마라.
회사에서는 떠나가는 사람이 분명 생길 거다. 서운해하는 친구나 가족들도 생길 거다. 분명 누군가가 너를 탓하는 순간들이 너무 많이 올 것이다. 그때 나까지 나를 몰아붙이고 탓하지 마라.
분명 너는 그걸 감수하고서라도 무언가를 잘 해내기 위해서, 어떤 면에서는 또 다른 사람들에게 가치를 주기 위해서 노력해왔을 거다. 그런 순간들이 찾아올 때 나에게 오히려 "고생했다"고 말해주라.
살다 보면 너무 많은 어려움과 위기가 찾아온다. 이렇게 자주 찾아와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이걸 넘었는데 또 다음 산이 보이고, 또 그 다음이 오고... 끊임없이 나를 뒤흔들고 몰아붙이고 어딘가 구석으로 밀어붙이는 상황들이 계속 올 거다.
60대의 나는 분명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때가 정말 좋은 기회다."
"아, 죽을 것 같다", "이제 진짜 끝이야"라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게 뭔가를 위한 기회다"라고 봐라.
회사에 좋은 인재가 나간다면? 더 좋은 인재를 데려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투자를 실패한다면? 투자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우리를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내가 아프고 힘들다면? 다시 건강해질 수 있는 기회, 이전보다 훨씬 더 건강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회사에서 누군가와의 관계가 안 좋다면? 그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고 더 돈독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모든 문제와 어려움들을 그렇게 바라보길. 그렇게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생각하고 시도하고 실행해나가길.
실제로 내가 겪었던 모든 위기가 그랬다. 해먹남녀에서 중국 철수를 결정했을 때도, 뱅크샐러드에서 마이데이터 프로젝트가 난관에 부딪혔을 때도, 보살핌을 창업하고 여러 번 피벗했을 때도. 그때는 정말 막막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모두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계기가 되었다.
60대의 내가 지금의 나를 본다면 아마 이렇게 말할 것 같다. "참 열심히 살았구나. 불안해하고 조급해하느라 고생 많았지? 그래도 결국 잘 해냈네."
지금의 나는 여전히 많은 것이 불확실하고, 때로는 두렵다. 하지만 이 모든 과정이 성장의 일부라는 걸 안다. 60대의 내가 보기에 지금의 고민들은 아마 추억이 될 거다. 그러니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자.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일어서는 것. 그게 내가 선택한 삶이다. 그 과정을 즐기면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해나가자.
먼 훗날의 나는 분명 지금의 나에게 고맙다고 말할 거다. "그때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해줘서 고마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