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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sol Jang Feb 20. 2020

원칙이 주는 영감

<투자에 대한 생각> 북 리뷰


책 요약 & 감상

  이 책의 저자는 1,000억 달러를 운용하는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Oaktree Capital Management)의 회장이자 공동 설립자인 하워드 막스이다. 그는 꾸준히 자신의 투자 원칙에 대해서 작성한 메모를 공유하였는데, 그 메모들을 20가지의 원칙으로 정리하여 한 권의 책으로 꾸렸다.

  아래 책 목차에서 보듯이, 하워드 막스가 정한 투자의 원칙들을 각 장에서 설명한다. 이 책의 요약은 마지막 장인 20장에 모두 정리가 되어 있다.


  나는 투자를 업으로 하는 사람도 아니고, 투자를 통해서 엄청난 부를 쌓고자 하는 사람도 아니다. 다만, 레이달리오의 <원칙>처럼 자신의 삶과 일의 원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항상 리스펙 하고, 그들의 통찰에서 많은 영감을 얻곤 한다.


  하워드 막스의 <투자에 대한 생각> 도 그가 가진 삶의 철학과 투자에 대한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이었다. 삶이 그러하듯, 투자도 항상 의사결정의 연속이다. 이 회사의 주식을 살 것인가 팔 것인가, 산다면 얼마에 사고 판다면 언제 팔 것인가에 따라 투자 수익률이 결정된다. 잘못된 의사결정에 따라 수익을 얻을 수도, 막대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러기에 하워드 막스는 투자를 통해 이익을 얻고 결과적으로 좋은 의사결정이 되는 데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소들에 대해 자신만의 원칙을 세웠다. 다른 말로 하면, 그는 투자 전문가가 아닌 의사결정 마스터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


  이에 그의 철학을 단순히 더 나은 투자 의사결정이 아닌, 내 삶의 의사결정에 필요한 기준으로서 참고하는 관점으로 바라보았다. 아래의 곱씹어볼 구절들과 거기서 받은 인상을 통해, 어떻게 이 책을 소화했는지 좀 더 자세히 설명할 수 있다.




곱씹어볼 구절


경험이란, 당신이 원했던 것을 가지지 못했을 때 당신에게 주어지는 것이다. 호황은 아무런 교훈, 경험도 주지 않는다. 가장 값진 교훈은 불황에서 얻을 수 있다.


  이 말을 내 삶에도 적용해보니 너무나 딱 들어맞는다. 내가 일이 잘 풀려간다고 느낄 때는 그대로 그 순간의 사건들은 그냥 지나쳐 갔을 뿐이다. 오히려 나에게 주어진 삶의 과제, 일들이 어렵고 힘들다고 느낄 때, 그 순간을 자꾸 곱씹어 보며 경험을 인식하고 그 가치를 높이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다. 이는 굉장히 본능적이고 자연스러운 결과물이라는 생각도 든다. 다시는 그런 고통을 겪지 않기 위해서, 나에게 어려움을 주었던 일들을 회고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이를 예방하거나 힘들지 않다고 받아들일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된다.


투자의 성공은 "좋은 자산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산을 잘 사는 것"에서 나온다. "자산을 잘 사는 것"이란 가치 대비 충분히 싼 가격에 자산을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자산의 가치가 낮더라도 더 낮은 가격에 자산을 살 수 있다면, 그건 좋은 투자라는 말이다.  이는 우리가 일의 목적을 어떻게 정하는 게 중요한지에 대한 영감을 준다.  단순히 "일을 잘해야 연봉이 높아질 수 있어"가 아니라, "시간 단위당 더 높은 생산성을 낼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연봉이 높아질 수 있어"라는 말로 바꿔볼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하워드가 정의한 좋은 투자에 대한 정의는 다시, 가격과 가치로 쪼개 볼 수 있기 때문에 더 좋다. 가치를 결정하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한 것처럼,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  우리의 일도 생산성과 임금으로 나누되, 생산성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지 임금을 결정하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리스크에 대해 이해하고, 리스크가 높은 상황일 때 그것을 인지하며, 리스크를 제어하는 것은 투자 성공을 위해 필수적이다. 그 이유는 모든 투자를 수익으로만 평가할 수 없으며, 감수한 리스크에 대한 평가도 함께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위험조정 수익)


  이건 우리의 역량을 평가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어떤 일을 잘했다, 못했다 라고 평가할 때 그 일을 수행하던 상황이 어떠했는지를 꼭 살펴봐야 한다. 단순히 결과만으로 나는 그 일을 해냈다, 못해냈다 라고 보기엔 그 일의 난이도나 내가 받았던 도움이 전혀 고려되어 있지 못하기 때문에 fair하지 않다. 위험 조정 수익처럼, 상황 대비 성과 또는 상황 대비 역량으로 평가를 하는 것이 fair 하다.


투자에 대한 평가도 수익을 얼마나 냈는가 보다, 실패할 때 얼마나 나빴는지(리스크를 제어했는지)에 의해 결정된다.


   일에서 리스크를 제어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일의 결과를 성과라고 한다면, 리스크를 포함한 성과는 상황 대비 성과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성과를 내는 데, 나쁜 상황을 극복했다거나 상황을 좋은 쪽으로 바꾸었다면 그 사람의 역량은 똑같은 성과를 낸 사람보다 더 높다고 말할 수 있다. 그래서 한 사람의 역량을 판단할 때는, 그 사람이 잘한 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실패한 일 또는 성과를 잘 내지 못했던 일에서 그가 상황을 이해하고 제어하려고 했는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시장의 공통적인 견해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들은 소외감을 느낀다. 내 생각을 따를지, 시장(다수)의 의견을 따를지 고민하게 되는데 여기서 소외감, 외로움을 느낀다. 이를 극복하고 확신에 찬 선택을 할 경우 남들보다 더 큰 성과를 올릴 확률은 높아진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내가 시장/다수의 해석과 내 생각이 다를 경우, 내가 내 생각에 너무 확신에 차서(깊은 빡침..)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면 이건 굉장히 큰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다른 사람들의 의견이 맞다면 크게 잃을 수 있다.


카스파 프리드리히, <안개바다 위의 방랑자>
역투자를 하려면 그 기반이 되어줄 경험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자신을 이해해주고 끈기 있게 지지해줄 수 있는 지지 세력도 있어야 한다.
(...)
첫 번째 요소로부터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은 훌륭한 투자는 직관력 있고, 관습이나 인습으로부터 자유롭고, 또는 행동이 빠른 투자자들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공적인 투자자들은 고독한 길을 오랫동안 혼자 걷는다고들 말한다.
  (...)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를 마음 불편하게 시작하지 않았다는 것은 대체로 모순이다


  마치 스타트업의 이야기를 한다고 느꼈다. 스타트업의 창업자도 역투자와 마찬가지로 시장의 기회를 찾아서 Product-market fit을 검증해 나간다. 다만, 이 과정은 지난한 과정을 거쳐야 하고 수많은 관습과 규제를 이겨냄으로써 성공적인 경험으로 이어진다. 그러기에 창업자, 특히 그중에서도 스타트업의 대표는 고독한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창업가뿐만 아니라 어떤 분야에서든 성공이라는 과정은 이런 외로움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큰 위안이 되기도 한다. 언젠가 내가 외롭고, 불편한 마음속에 고통을 느낄 때면 그래도 잘 가고 있다는 자기 위안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좋은 결정이란 논리적이고, 현명하며, 상황을 충분히 인지한 사람이 미래를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그 순간의 상황에 맞게 하는 것이다.  
(...)
투자 결정의 적정성은 결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미래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좋은 결정을 내리려면 그 순간 가장 적절한 선택을 하면 된다. 그러므로 적절한 결정이 종종 실패하기도 하고, 적절하지 못한 결정이 성공하기도 한다.


  일을 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있다. "미래를 예측해서, 현재 상황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고려하는 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한다. " 어떤 출처에서 나온 이야기 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하고 있다. 최적의 의사결정이란, 여러 관점을 포용하고 현재와 미래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이다. 근데 과연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가능할까? 그렇다면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을까? 미래를 알면 답은 그냥 나온다. 오히려 미래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좋은 결정을 했는지 안 했는지를 평가할 수 있어야 우리의 결정에 대한 회고를 적절히 할 수가 있다.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는 가정을 깐다면, 대부분의 회고는 "왜 우리는 미래를 예측하지 못하였는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많은 면에서 심리적 영향은 투자 실수를 유발하는 가장 흥미로운 요소에 속하며, 증권 가격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사람들의 심리를 잘 알고, 내 현재 심리상태를 잘 알아야 역투자를 잘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 또한, 투자뿐만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데에서 심리적 영향이 실수를 유발하기도 하고, 기회를 만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감정과 이성을 분리해서, 내가 현재 어떤 감정 상태이고 다른 사람들은 어떤 감정 상태인지를 이성적으로 판단한다면 그 상황에 맞는 적절한 판단을 하고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런 이야기는 레이달리오도 그의 책 <원칙>에서 수없이 하는 이야기이다. 그가 심리학과 뇌과학 분야를 깊게 공부한 이유도 심리적 영향으로 인한 실수를 줄이고, 더 나은 판단을 하기 위함이었다. 결국,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 전부이다.



포트폴리오 성과를 설명하는 공식: y=a+bx


  투자에서 흔히 포트폴리오의 성과를 계산할 때 쓰는 공식이다. 물론, 포트폴리오 기대수익률을 계산하는 건 금융공학에서 굉장히 복잡한 방식으로도 산출해낸다. 다만, 여기서 봐야 할 관점은 기대되는 성과를 개인의 역량과 시장의 상황, 시장의 평균 수익률로 나눠서 개인의 역량과 주어진 상황에서 낼 수 있는 성과를 구분해서 살펴보는 것이다. 그래서 이를 실제 회사에서 개인이 내는 성과라는 단위로 쪼개 보면 아래와 같이 각 변수를 정의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Y: 기대되는 업무 성과

     A: 개인 역량

     B: 업무 난이도

     X: 회사의 평균 성과     


  즉, 개인에게 기대되는 업무 성과는 개인의 역량 + 업무 난이도x회사의 평균성과로 계산되어질 수 있다. 개인의 역량이 높으면 회사의 평균 성과가 적더라도 그러한 역량에 맞춰 연봉이 결정이 된다. 주어진 업무 난이도가 높고, 이를 달성하여 회사의 평균 성과도 올라갔다면 그에 맞춰 업무 성과가 결정된다. 개인의 역량이 낮은데, 업무난이도가 높으면 이를 달성하지 못해 평균성과도 낮아질 것이고, 평가되는 성과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를 직장인 차원에서 다시 해석한다면, 첫째 내 개인 역량을 높여야 한다. 둘째, 내가 회사의 성과를 올릴 수 있을 정도의 난이도에서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 셋째, 그 난이도를 계속 높여가야 내 역량도 증진시키고 성과(=연봉)를 올려갈 수 있다.




인상 깊은 구절 및 개념

철학은 다양한 원천으로부터 오랜 시간 축적된 사고의 총체여야 한다. 삶의 교훈을 통한 배움 없이는 유용한 철학도 생기지 않는다.


투자에서 확실히 성공하려면, 가장 먼저 내재가치의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확한 내재가치 평가 없이 투자자로서 지속적인 성공을 희망하는 것은 말 그대로 희망일 뿐이다.


리스크란 어떤 결과가 나올지 불확실하거나, 원치 않는 결과가 나왔을 때 손실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 불확실한 것을 말한다.


리스크는 손실이라는 결과가 나오기 전엔 알아차리기 너무나 힘들다. 그럼에도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야 이를 제어할 수 있다.


주기는 인간 때문에 발생한다. 인간이 감정적이고 일관적이지 않으며 동시에 단순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한다. 결국, 인간이 경제를 만들어 가기에 그들을 이해해야, 시장에서 이길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그들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면서 나도 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가장 큰 투자 실수는 심리적 요인에서 기인한다.


성공 투자의 열쇠는 반대로 하는 것. 다수와 다른 길을 가는 데 있다. 다른 사람들의 실수를 인지하는 사람들은 역투자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탁월한 투자를 가능케 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는 대체로 가격의 문제다. 우리의 목적은 좋은 자산을 찾는 것이 아니라, 성공적인 매입을 하는 것이다.


저가 매수의 기회가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인식이 실제보다 훨씬 나빠야 한다


많은 양의 정보와 내 모든 경험으로 미루어보건대, 우리가 주기에 대해 예측할 수 있는 단 한 가지는 바로 주기의 불가피성이다. (중략..) 주가를 예측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우량 투자를 해서 이를 계속 보유하면 된다.


우리는 미래를 추측할 필요 없이, 현재를 관찰하는 것만으로 훌륭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사항들을 기록하고, 그 기록을 바탕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이다.


내가 가장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한 가지 행동이 있다. 그것을 바로 ‘수익을 위하여’이다.


핵심은 바로 ‘균형’이다. 투자자들에게 방어뿐만 아니라 공격도 필요하다는 사실은, 이들이 그 두 가지를 섞은 것에 무관심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투자자들이 더 큰 수익을 바란다면, 일반적으로 더 많은 불확실성을, 즉 더 많은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우수한 투자 실적을 달성하려면 자산가치에 대한 통찰력이 탁월해야 한다. 따라서 다른 이들은 모르는 것을 알아야 하고, 투자 대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거나, 투자 대상을 분석하는 능력이 남보다 뛰어나야 한다.


투자자들이 실제로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자신의 투자 스타일에 맞지 않는 환경에서 이들이 어떤 성과를 내는지 봐야 한다. 가령 공격적인 투자자가 시장이 하향세로 돌아설 때 이미 낸 수익을 도로 잃지 않을 수 있는가? 방어적인 투자자는 시장이 상승세일 때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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