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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Apr 05. 2024

스페인 3개월 살이(8)

-마드리드의 봄과 레티로 공원 그리고 만남-

 구토증이 회복되고 있어 8시 반 경 아침 식사 해결을 위해 그란 비아 거리로 나갔다. 며칠 전 들른 적이 있었던 카페에 들어가 아내는 바게트 빵에 초리조(Chorizo)를 넣은 샌드위치와 에스프레소 커피 그리고 나는 추러스와 카페콘 레체를 주문해 먹었다.



 날씨가 갠 그란 카페의 아침거리는 아침 햇살이 길게 비치며  그 빛이 반사되고 있어서 인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계획한 대로 아침 운동을 하기 위해 레티로 공원을 간다. 거리를 구글 맵으로 가늠해 보니 현 위치에서 17 킬로미터이다. 아내와 나는 레티로 공원에서 운동하고 집으로 돌아와 휴식한 뒤 지인과 약속한 늦은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레티로 공원을 오가며 본 마드리드는 봄기운이 가득하다. 봄은 왔었지만 일주일 넘게 계속된 비바람으로 그것을 느끼지 못했을 뿐 오늘 맑게 빛나고 있는 햇살을 받고 있는 도시의 거리는 푸름으로 생기 넘친다. 상쾌하고 즐겁다 



 레티로(Retiro) 공원도 봄의 기운으로 가득하고 많은 사람들이 산책하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내가 마드리드에서 2년 동안 거주할 때 이 공원은 한 번도 와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차 운전하며 지나가기만 했지 관심도 없었다. 또 당시 내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산책이나 운동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나 2019년 스페인 한 달 여행할 할 때 들렀던 이 공원은 의외로 넓고 아름다웠다.


 

 레티로 공원은 17세기부터 조성되었다. 스페인의 문(Puerta de Espana)이라고 명명된 정문을 지나면 직선으로 길게 알폰소 12세 국왕 기념비가 있는 공원의 호수를 인도된다. 인공호수이겠지만 둘레가 꽤 길며 사람들이 보트놀이도 즐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며칠간 비바람 끝에 맞이한 봄빛을 즐기며 산책하고 있고 조깅을 하고 있다. 모든 것이 싱그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공원의 화장실은 묘하게 지하에 조성되어 있는데 찾기가 쉽지 않다. 청결하다. 산책하며 화장실 걱정할 필요는 없겠다. 호수를 한 바퀴 돌고 나니 아내가 무릎이 좋지 않다고 그만하자고 한다. 돌아오는 중에 길을 잘못 들어 구굴 맵을 열어서 가이드를 받으며 집에 도착했다. 30분 정도 더 소요되었다. 아내는 계속 불평하며 핀잔을 주고 있다.


 지인인 소개한 식당에서 스페인 식 생선요리를 먹었다. 전식부터 후식까지 잘 챙겨 먹은 훌륭한 점심이었다. 이 식당은 구시가지 골목길에 있는 조그만 식당인데 셰프를 겸하고 있는 주인이 메뉴를 자세하게 소개하며 주문을 받아 가는데 나오는 음식에 정성이 가득하다. 물어보니 단골 장사이고 예약도 사전에 잘해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식사 후 지인의 사무실에 잠깐 들러서 차를 마시며 지난 얘기를 했다. 사무실 창밖으로 보이는 레알 마드리드 축구장이 장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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