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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Dec 17. 2019

아내와 스페인 가을 여행(3)

결혼 40년 되던 해 2019년 늦가을

 여행 기획


ㅇ 스페인은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다. 치안도 좋다. 사람들도 친절하다. 기후 여건도 대강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여행하기 좋은 나라이다.


ㅇ 나는 2000~2001년 마드리드에서 2년 살았고 그 뒤로도 업무로 또 여행으로 스페인을 방문했다. 현지에서 살면서 많은 도시를 다녔다. 특히 톨레도, 세고비아, 살라망카 등은 주말을 이용해 자주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달 가까운 기간 동안 스페인만 돌아다녔다. 그만큼 스페인은 나에게 또다시 여행하고 싶은 나라였다. 


ㅇ 여행 일정은 크게 한국 – 마드리드 – 마요르카 – 발렌시아 – 그라나다 – 부르고스 – 마드리드로 잡았다. 다음 마드리드를 기점으로 톨레도, 세고비아, 살라망카를 다녀오고 마요르카는 섬을 일주할 계획이었다. 발렌시아에서는 타라고나 그라나다에서는 세비야를 갈 예정이었다. 부르고스에서는 빌바오와 산탄데르 그리고 산 세바스티안을 갈려고 했다.


ㅇ 그러나 실제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내가 차를 렌트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차를 렌트해서 여행할 계획이었다. 국제면허증도 발급받았다. 그러나 한편 생각해 보니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었다. 이 경우 여행 자체가 망가진다. 그래서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여행 반경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지나고 보니 잘 한 판단이다. 운전을 하지 않으니 훨씬 마음의 여유가 있었다. 거기에다가 스페인은 주차하기가 만만하지 않은 나라이다. 20년 전에 비해 차가 참 많아졌다.


ㅇ 마드리드를 비롯해서 방문한 도시들을 열심히 돌아다녔다. 내게 사진으로 남아있다. 스페인에 살았으나 보지 못했던 아니 보지 않았던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동질감과 함께 이질감도 느꼈다. 여행했던 도시들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발견하고 그만의 늦가을 정취를 느끼기도 했다. 


ㅇ 가보지 못한 곳은 살라망카, 세비야, 타라고나이다. 그러나 예전에 다 가 본 적이 있는 도시들이다. 살라망카는 대 여섯 번 간 것 같고 세비야도 세 번 갔다. 타라고나는 2000년 여름 이베리아 반도 일주할 때 지나갔다. 타라고나는 1세기 로마 통치 시절 요즈음 용어로 국세청이 있었던 곳이다. 역사적으로 오래된 도시이다. 가 보고자 했으나 그러지 못했다. 그러나 미련은 없다.


ㅇ 26박 27일 일정이 사실상 강행군이었지만 나와 아내는 피곤한 줄 모르고 잘 먹고 잘 자고 잘 돌아다녔다. 돌아다니며 말다툼 한 번 하지 않았다. 기적이다. 그리고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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