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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현서 Jun 15. 2022

우드 스피커(Wood Speaker)

 우드 스피커 란 것이 있었다. 며칠 전 분당 롯데 백화점에 들렀다가 로비에 설치된 임시 공예품 매장에서 악기 모양의 목재 공예품을 보았다.  공예 장식품이려니 생각하고 유심히 보고 있으니 매대 사장이 우드 스피커라고 한다. 우드 스피커...? 전기 장치나 앰프도 없고 그냥 목재인데 스피커라니... 얼핏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것을 눈치챈 매대 사장이 본인의 핸드폰의 음악을 틀고 악기 위에 만들어진 공간에 핸드폰을 넣는다. 음악 소리가 악기에 곡선으로 뚫린 공간에서 조금 크게 흘러나온다. 원리는 핸드폰 하부의 스피커에서 나온 음이 악기 모양의 우드 스피커 내부에 만들어진 공간을 통해 공명을 일으킨 뒤 뚫린 공간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핸드폰의 디지털 음향이 나무속에서 공명을 일으켜 아날로그 소리를 만든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그때는 백화점 로비의 소음 때문에 음이 다소 크게 들린다는 것 말고는 그 차이를 알지 못했다. 



 가격을 물어봤더니 15만 원으로 만만치 않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가벼운 음악이나 영어 그리고 스페인어 방송을 많이 듣는 편이다. 최근 10여 년 중남미 관련 전문 서적을 집필하면서 자료를 읽고 정리하며 글 쓰는 일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때 항상 음악이나 방송을 듣는다. 


 

  청음은 블루투스 스피커나 이어폰 그리고 헤드폰을 사용하는데 아주 비싼 것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아마추어가 사용할 수 있는 괜찮은 것들을 사용하고 있다.  블루투스 스피커는 몇 년 전 산 Beo A2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어폰은 에어팟 프로와 Beo E8, 헤드폰은 Beo H4, Sony MDR이다. 모두 중저가 품목이지만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잘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서 한 번 경험해보자는 생각에서 우드 스피커를 구입해버렸다. 참고로 우드 스피커는 사용된 목재의 종류, 강도 등에 따라 그 소리 품질이 달라진다고 한다. 내가 산 우드 스피커는 목재가 '회~목'이라고 들었는데 기억을 못 하겠고 상당히 좋은 목재라고 한다.


 

 집에 와서 아이폰 음악을 켜고 우드 스피커에 만들어진 핸드폰 거치 공간에 넣었더니 음향이 조금 커지며 차분하고 맑은 음악이 나온다. 소리 구분을 하기 위해 다시 꺼내 그대로 들어보고 다시 넣어서 들어보고를 몇 번  했더니 그 차이를 알겠다. 디지털음의 긴장감이 덜 느껴지고 공명감이 있다. 소리가 아날로그 적인 것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하루 종일 들어도 신경에 거슬리지가 않다. 



 그러니까 어떻게 생각해보면 바이올린이나 첼로 등과 같은 논리인 것 같다. 바이올린이나 첼로의 선음이 악기의 공간을 통해 공명하듯 우드 스피커도 핸드폰의 디지털 음을 공명 시켜 내보내고 있기 때문에 귀가 덜 피로하고 마음이 차분해진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그렇지만 이 것은 어데까지나 주관적인 것임을 말해두겠다.


 

 결론적으로 우드 스피커를 잘 구입했다. 요즘 며칠은 다른 스피커를 사용하지 않고 우드 스피커만 사용한다. 핸드폰 전원을 연결하고 스피커에 넣어도 된다. 소리에 큰 차이를 못 느꼈다. 잠잘 때도 침대 귀퉁이에 세워놓으면 그만이다. 소리가 부드러워 비몽사몽간에 들어도 부담스럽지가 않다. 


 그렇다고 내가 이 회사 제품을 소개하고자 이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다. 우드 스피커 음악을 들으며 갑자기 생각이 나서 책상에서 사진 찍고 글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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