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rvión 강변의 아름다운 은 빛 건물 -
바스크 나라(Basque Country)는 스페인 북부의 자치공동체(Autonomous Community)이다. 알라바(Álava), 비즈카야(Vizcaya), 기프스코아(Gipuzkoa) 등 3 개주로 이루어졌다. 빌바오는 비즈카야 주의 주도이다.
빌바오가 유명해진 것은 구겐하임 미술관(Museo de Guggenheim) 덕이 크다. 그런데 이 미술관이 개관된 것은 1997년 10월 18일로 22년밖에 되지 않았다. 운영을 구겐하임 파운데이션(Solomon R. Guggenheim Foundation)이 하고 있다. 바스크 나라 자치정부가 구겐하임 파운데이션과 제휴하여 네르비온(Nervión) 강 하구의 낡은 항구를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러면서 빌바오는 관광지로 떠올랐다. 주로 현대 예술을 전시한다. 1997년 개관에 지금은 은퇴한 후안 카를로스 국왕(King Juan Carlos)이 참석했다. 참고로 내 기억으로는 2001년 우리 나라 백남준의 비디오 아트 설치 예술이 이 곳에서 장기간 전시된 적이 있다. 나는 그 때 이 미술관을 방문했다.
빌바오 시내에서 네르비온 강변을 따라 구겐하임 미술관 가는 길은 아름답다. 11월 북부 스페인의 늦가을 정취가 물씬 묻어나는 풍경이다. 강은 관리가 잘 되어있고 종종 크지는 않지만 선박이 다니고 있다. 강변의 건물들이 강과 잘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다.
푸르스럼한 빛을 띠고 있는 스페인의 다국적 전력회사인 이베르드롤라(Iberdrola) 본사 건물이 미술관과 가까운 거리에 강을 앞에 두고 우뚝 솟아 있다. 몇 층인지는 모르겠으나 높은 건물이 많지 않은 빌바오에서 아주 높게 보인다.
구겐하임 미술관은 건물 그 자체도 20세기 명작으로 알려져 있지만 강변의 풍경과 아주 잘 어우러져 있다. 주변의 늦가을 풍경과 함께 아주 아름답고 조화롭다.
미술관은 3개 층이 전시 운영되고 있다. 1층은 Richard Serra의 설치 예술인 The Matter of Time이 전시되고 있다. 2층은 아마도 내년 초 까지지만 사진전이 개최되고 있고 3층은 현대미술이 전시되고 있다.
1층 넓은 공간 전체를 The Matter of Time이라는 주제의 철 구조물이 차지하고 있다. 나는 13 유로의 저렴하지 않은 입장권 본전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그 모든 설치물의 미로를 돌았다. 미로 속에서 적막감과 절망스러운 답답함이 마음을 짓누른다. 빨리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발걸음을 서두른다. 그러나 순간 어지럼증이 일어나 철구조물 벽에 몸과 머리를 부딪쳤다. 작가는 어떤 의도로 이 거대한 설치물을 기획했을까?
2층 사진 전시는 훨씬 이해하기가 쉽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그래도 사진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어 매우 흥미 있게 둘러본다.
3층 현대미술은 너무 난해해서 나는 잘 이해할 수 없다. 주마간산 관람할 수밖에 없다.
미술관 밖에는 Puppy란 이름을 가진 거대한 꽃 강아지가 미술관을 지키고 앉아 있다. Jeff Koons가 1992년에 제작한 설치예술이다. 꽃은 화분을 사용했다. 매우 싱싱하다. 자료를 보니 크기가 1240 x1240 x 820 c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