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아들에게 걱정하는 것들
퇴근하는 어느 저녁, 조금은 여유로운 기분에 어머니에게 전화를 합니다.
"아들아 잘 지냈나?"하고 시작된 어머니의 안부는, 자연스럽게 또 저에 대한 잔소리로 이어집니다.
"서울 춥다던데, 옷은 단디 입고 다니냐? 옷 좀 사서 보낼까? 밥은 어떻게 먹고 다니냐? 굶는 것은 아니재?"
어머니는 얼마 전, 제 서울집에 다녀가셔서 옷방에 가득한 옷과 냉장고에 찬 음식들도 보셨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걱정 속에서 저는, 언제나 저는 속옷만 입고 다니고 밥투정도 부리던 코흘리개로 남아 있나 봅니다.
그런 걱정으로 어머니가 인터넷에서 사다 주신 물건들이 배송되어 오기도 합니다. 잘 안 입는 티셔츠, 목도리 같은 것들, 또 바빠서 잘 안 먹게 되는 고기, 미역 같은 것들도 가끔 배송되어 옵니다. 그네들은 서울에 배송된 지 한참 동안이나 옷방이나 냉동실에 쌓여 있습니다.
‘ 아들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마시라’는 이야기, ‘아버지와 요즘 다투시진 않으셨는지’ 같은 이야기를 물어봅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걱정하면서 이어지는 모자간의 통화에는, 또 서로 늘 걱정하지 말라는 대답으로 마무리됩니다.
오늘 사실 저는 회사에서 좀 스트레스받는 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머니에게는 절대 이야기하지는 않아요. 그것은, 괜한 걱정을 하게 하고 싶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어차피 어머니는 내가 회사에서 어떤 평가를 받건 상관없이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인 것을 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녀가 아들에 대해 하는 유일한 걱정은, 코흘리개 같은 그녀의 아들이, 서울에서 잘 먹고 잘 입고 다니는가일테니까요. 돈은 얼마나 버는지, 또 얼마나 좋은 성취를 하고 있는지는 그녀에게 큰 관심거리는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휴대폰으로 전해지는 '잘 먹고 다녀야 한다'는 잔소리를 한 바가지 안고, 아무도 없는 집으로 돌아가는 귀갓길. 오늘 저녁에는 한참 오래전, 그녀가 코흘리개 아들이 행여 굶을까 걱정되어 보내준, 냉동고기를 꺼내 구워 먹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