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 대한 글을 쓰는 이유에 대하여
우리가 소비하는 많은 이야기들은, 우리의 진짜 삶에 대해 거짓말을 합니다. 이 외로운 도시에서, 우리가 중독된 티브이 드라마, 영화, 또 각종 소설과 게임까지. 그 수많은 이야기들은 화려한 이야기들을 전합니다. 내가 일생에 실제로 한 번 볼까 말까 한 아름다운 배우들이 전해주는 사랑의 이야기, 또 한 번 만날 기회라고 있을까 싶게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들. 심지어는 이 양적완화 세계에서는, 뉴스들조차 우리의 클릭을 유도하기 위한 일확천금의 이야기들을 전해주기 바쁩니다.
그 화려한 이야기들에 비해, 우리가 몸담아야 하는 현실은 전혀 다른 세상입니다. 이곳에서는 우리가 항상 소비하는 화려한 이야기들의 세계와는 달리, 조금 회색빛을 띈 일상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마약처럼 찾아 헤매는 드라마들에서, 선은 항상 승리하고, 부지런한 사람은 성공하며, 외로운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하지만, 삶은 어디 그렇던가요? 선은 악과 구분되지 않을 때가 더 많고, 근로가 자산을 이길 기미는 보이지 않으며, 우리 모두는 외로움에 나약해져 있습니다. 월요일 아침엔 여전히 일어나기 싫고, 일확천금의 꿈은 소원하며, 사랑은 온갖 오해들로 점철되기도 합니다.
더군다나 화려한 이야기들에 빼앗겨 버린 눈과 귀는, 우리가 발 딛고 있는 일상을 주목하지 않습니다.
저는 이 보잘것없는 일상을 똑바로 보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삶의 고됨에 대한 회한, 선과 악이 구분되지 않음에 대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싶습니다. 그제야 우리의 인생은 위로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판타지가 아닌 이 일상에서는, 어쩌면 고됨의 나눔이야말로 진정한 구원이 아닐까요?
제게 있어 일상에 대한 글을 쓰는 것은, 그래서 사실 나의 위로를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인생이 잘 짜인 각본과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가 아니듯, 저의 일상의 이야기도 그렇게 투박합니다.
그래도 땅을 딛고 있는 것의 의미를 한 마디씩 모아가고 싶습니다. 인생에 대한 주석을 한 마디씩 적어가다 보면, 다른 사람들도 자신의 인생의 의미를 한 마디씩 덧붙일 수 있겠죠. 그렇게 드라마와는 다른, '진짜 인생'의 의미가 모였으면 좋겠다는 아주 서툰 희망이, 저의 글을 꾸역꾸역 끌고 갑니다.
그런 이유로, 걸음마처럼 서툴러도 저는 '일상에 대한 글'을 차근히 써서 모아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