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행복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야 니들이 생각하는 행복은 뭐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작년 여름휴가철, 저는 친구들 셋과 제주도 여행 중이던 중이었습니다. 저는 숙소 수영장에서 맥주를 마시며 빈둥대다가, 취기에 뜬금없이 행복에 관한 질문을 저렇게 친구 녀석들에게 던져 보았습니다.
"응 나한테는 돈이 행복이야."
"나도 돈이요"
"난 돈은 아닌 거 같아요. 형은 어떻게 생각해요?"
재미있는 일이 일어났습니다. 질문을 받은 친구들은 각자 자기의 행복에 대해서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이내 서로 토론까지 하게 된 것입니다. 우리 넷은 자신의 행복의 정의에 대해 이야기를 쏟아내었고, 수영장에서 시작된 그 이야기는, 주방 테이블로까지 옮겨져, 한가한 휴가의 낮술 자리를 가득 채웠습니다.
행복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저는 별 고민 없이 친구들에게 던졌지만, 그들의 대답을 듣다 보니 그 질문은, 무척 종합적인 이야기를 끌어내는 화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행복이 돈이라고 대답하는 친구는, 자신의 어려웠던 시절과, 또 그럼에도 이루어낸 사업 성취의 이야기를 가득 쏟아냈고, 그러자 처음에는 동의할 수 없었던 그의 행복론도 꽤 수긍이 가더라고요. 행복에 대한 한 사람의 정의는, 인생 동안에 쌓인 그의 경험들과 트라우마, 또 성취들로부터 연결되는 이야기였던 것입니다.
그 이야기들을 통해, 저는 친구들의 몰랐던 과거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고, 그때의 이야기들은 서로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 경험은, 한여름 피서지의 낮술만큼이나 유쾌했습니다.
이때의 경험이 재미있어서, 요즘도 저는 누군가를 만나면, "당신의 행복은 무엇입니까?" 하고 물어볼 때가 있습니다. 친구, 동료나 직장 상사까지. 그때마다 사람들은, 재미있는 질문이라는 표정을 짓거나 혹은 간혹 웃음을 터트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김없이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더라고요.
사실, 잘 모르던 사람들 사이에,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친밀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재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행복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은, 적당히 정제된 질문이면서도, 상대방에 대한 깊은 이해를 나눌 수 있는 질문이 되어 주었습니다.
딱딱해 보이기만 하던 한 직장 동료는, 알고 보니 가족에게 깊은 애정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예의 바르기만 해서 조금 멀게 느껴지던 후배는, 즐거움이 가득한 삶에 대한 수줍은 동경을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아버지와 어머니의 행복의 정의에는, 어김없이 저를 포함한 자식들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고요.
가끔은 다른 사람에게 들었던 행복의 정의를, 다른 자리의 사람들에게 새로 물어보기도 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돈이 행복이라고 이야기하던데, 어떻게 생각해?" 하는 식으로요. 그러면 그는 그 주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들려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행복에 대한 관점들은 재미있게 쌓였고, 그것 또한 어떤 때에는, 새로운 인연의 시작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그렇게 행복의 이야기를 들려준 감사한 사람들은, 어김없이 저의 행복론에 대해서도 거꾸로 질문을 던집니다. 그러게요.. 저의 행복은 무얼까요.
제가 최근에 행복했던 순간들을 돌이켜 보면, 사랑하는 이와 단둘이 보낸 어느 나른한 오후 저녁이기도 했고, 혹은 가족들과의 따뜻한 식사자리이기도 했습니다. 또는 친구들과 왁자지껄하게 보낸 어느 술자리이기도 했네요.
그 순간들을 하나로 묶어 보니, 제게는 "좋은 사람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행복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그래서, 사실은 제가 사람들에게 행복에 대한 생각을 물어보는 것은, 조금은 이기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좋은 사람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는 것이 행복하거든요.
이쯤에서 당신의 이야기도 한 번 들어보고 싶습니다.
혹시 당신도 '당신만의 행복의 정의'가 궁금하지는 않으신지요?
당신에게 행복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