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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호 Oct 12. 2021

조직에서의 다양성(Diversity)

창조경제는 다양성 존중부터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것. '우열'이나 '차별'의 개념이 아니라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이것이 조직에서의 다양성(diversity)의 개념이다.


다양성은 인간존중의 정신에 기초하고 있으며 인간은 누구나 대접받고 존중받아야 하고 또 상대방도 그렇게 대해야 한다.


성별, 나이, 인종, 종교, 학교, 지역, 출신 국가, 장애 여부 등등.. 그 어떤 것으로도 차별받으면 안 된다.


조직문화에서 이것은 정말 중요한 개념이며 이것이 안 되는 조직은 '창조경제를 꿈꿀 자격조차 없다'라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내가 회사에 입사했을 때 고등학교 동문 모임이 있었다.


첫 동문 회식이 있던 날 거기에 참석한 선배님들의 면면을 보고는 적잖이 안심이 되었다.

전무님, 상무님, 이사님, 부장님에 과장님 등등.. 사회 초년생인 내가 봐도 쟁쟁한 실세들임에 틀림없어 보였기 때문이다.


모 부장님이 내 잔에 소주를 따라주며 말씀하셨다. "앞으로 회사생활 조금도 걱정하지 마래이~ 선배들이 니 뒤를 잘 봐줄 끼다~!" 난 원샷하며 "네~ 감사합니닷! 열쒸미 하겠습니다~!" 하며 목청 높여 대답하였다.


몇 년이 흐른 뒤 나도 회사 사정을 어느 정도 알만큼 밥이 쌓였을 때, 동문 전무님이 퇴임을 하시게 되어 송별식을 가졌다.


전무님이 후배들을 둘러보며 말씀하셨다.

"니들~ 오너가 하고 싶은 말 허심탄회하게 다 얘기하라고 할 때 절대 얘기하면 안 된다~ 내가 주제넘게 회사를 위한답시고 오너 귀에 거슬리는 말을 해서 결국 이렇게 안됐나~ 허허~"


A회사에 오너의 고등학교 절친이 전략실장으로 입사하였다.

그는 회사 직원들을 줄 세우기 하였고 말을 잘 안 듣는 직원들은 어떻게든 괴롭혀 쫓아냈다. 자신의 잇속을 채우고 회사를 거의 점령할 때쯤 오너가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오너는 노발대발해서 비슷한 부류의 해결사를 투입하여 그 친구를 제거하였다. 그러는 와중에 성실하고 생각 깊은 많은 직원들까지 회사를 떠났다.


이제는 그 회사에 오너의 대학교 절친이 들어와 비슷한 자리에서 비슷한 짓을 저지르고 있다.


직원들은 회사를 가리켜 '킬링필드'라 부른다.


B회사는 오너의 조카가 실세이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조카에 빌붙어서 연명하는 임원 그룹이 생겨났다. 거기에 동조하지 않는 임원들은 한직을 전전했고 언제 그만두라는 통보를 받을지 모르는 신세가 되었다.


시간이 흘러 오너 2세가 회사 경영을 맡게 되었다. 실세였던 오너 조카가 회사 돈을 빼돌린 사건이 드러나 회사에서 쫓겨나고 그를 따르던 임원들도 정리되었다. 그리고 한직에서 전전하던 임원들이 중용되었다.


드라마 같은 얘기지만 실제로 기업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흔한 스토리이다.




앞으로의 사회는 '창조경제'가 기업 존망의 키(key)이다.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하면 안 되고 끊임없이 변화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야 한다. 직원들은 지금까지 해오던 대로 '빨리빨리' '실수 없이' '열심히' '매뉴얼대로' '시키는 대로'만 해서는 안된다. 거기에는 새로움이 없다.


그냥 위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봐~!" "뭐 새로운 거 없어?"라고 지시한다고 되는 게 아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직원들은 더 움츠리고 만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려면 직원들의 '자발적' '능동적' '창발적'인 사고와 행동이 필요하다. 직원들 스스로가 고민하고 느끼고 움직여야 하는 것이다.


직원들 스스로 조직 내에서 자존감이 살아날 때 비로소 그 가능성이 보일 것이다.


그 첫걸음이 바로 '다양성'이다.


직원들에게 다양성 교육을 통해 '다름'을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지혜를 터득토록 해야 한다.


그리고 직원들이 입을 열게 해야 한다. 직원들이 입을 닫는 회사는 감히 망한다고 단언할 수 있다.


상사 앞에서 회의자리에서 스스로 거리낌 없이 자신의 의견을 얘기하는 회사, 그런 조직 분위기 그런 기업문화를 만들어 내는 게 우선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은 다양성에 대해서 얼마나 준비가 되어 있을까?


간단한 예로 회사 내에 여직원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여성 팀장이 얼마나 되는지? 여성 임원이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면 알 수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회사에서 갈길이 멀 것이다.




다양성 개념은 해외에서도 굉장히 중요하다.


요즘 같은 글로벌 시대에 특히 중국, 동남아 등지에 생산거점을 확보하고 있는 기업에서는 파견 직원에게 반드시 다양성 교육을 실시하고 '현지인을 무시하지 않고 그 나라의 문화나 관습을 존중한다'는 다짐을 받아 두어야 한다.


내가 동남아의 한 국가에서 현지 생산법인의 법인장을 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근처에 현지인이 약 6천 명 정도 근무하는 신발을 생산하는 회사의 공장장이 있었다. 그는 언행이 좀 거친 사람이었는데 거의 대다수가 여직원인 회사에서 성희롱을 일삼고 폭언에 심지어 폭행까지 저지르곤 했다. 현지인 모두가 두려움에 떨곤 했다.


그러던 그가 저녁에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다가 옆구리에 칼침을 맞았다.

다행히 생명은 건졌지만 2개월이 넘게 병원에 입원하였고, 독불장군으로 기고만장 설치던 그는 본사로 소환되어 중징계를 받았다.


범인은 공장장에게 공개적으로 망신을 당했던 직원이 사주한 동네 불량배로 밝혀졌다.


그 나라 사람들은 자존심이 매우 강해 공개적인 자리에서 망신을 당하면 반드시 복수를 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우리 돈으로 50만 원 정도면 대신 해결해줄 해결사는 널려있다.


국제사회에서 인종 갈등, 종교 갈등은 대단히 광범위하고 심각한 문제이지만 적어도 우리 조직 내에서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자칫 욕설 한마디와 목숨을 맞바꾸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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