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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은호 Sep 27. 2024

방송도 타고 꿈도 그려나가고



최근 저희 가게에 행사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부산도서관에서 주관하는 책방투어에 저희 가게가 선정되어 두 차례 손님을 맞은 일이고, 다른 하나는 KNN 부산방송에 저희 가게가 소개된 일입니다. 둘 다 저희가 요청을 했던 것은 아니고, 어떻게 저희 가게를 알게 되었는지 먼저 의뢰가 와서 진행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고 보니 저희 가게가 조금씩 알려지는 것인가요? 의아하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였습니다.



부산도서관에서 가을을 맞아 독서문화행사의 일환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책방투어가 있었습니다. 9월 3일과 10일,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는데, 방문 장소는 독립출판물을 판매하는 책방,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책방 그리고 저희 북카페 '책방온실' 세 곳이었습니다. 회차마다 15명이 정원이었는데, 다 조기마감되었고 대기자가 있을 만큼 인기가 있었다고 하더군요. 첫 번째 장소인 독립출판물의 성지 '주책공사'에서 일정을 마치면 진행하시는 분이 먼저 전화로 음료 주문을 해주셨습니다. 그러면 딸과 저는 음료를 만들고 좌석 세팅을 해서 더운 날씨에 땀 흘리고 오신 손님들이 기다리지 않고 시원하게 음료를 드실 수 있도록 해드렸습니다. 제가 만든 파운드케이크도 테이블마다 하나씩 서비스로 드렸죠.


일행이 다 도착하면 인솔자분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저희 딸이 나서서 책방온실을 소개하는 시간도 있었습니다. 가게를 하게 된 동기, 가게의 컨셉 그리고 추구하는 방향 등에 대하여 설명하고 간단한 질의응답이 이어졌습니다. 이후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가게를 둘러보시며 어떤 분은 책을 구매하기도 하고 어떤 분은 문구류를 구매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날은 협소한 가게 사정을 고려하여 행사 안내문을 입구에 게시하여 일반 손님들과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을 하였습니다. 어쨌든 두 번의 행사는 차질 없이 진행되었고, 지역분들에게 가게를 알리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KNN 부산방송에 '굿모닝투데이'라는 아침 프로가 있습니다. 거기에 가을을 맞아 독서를 주제로 한 내용이 9월 23일에 방송되었습니다. 방송 내용은 사전 녹화로 준비되었는데, 10일에 리포터와 촬영PD님이 책방온실을 방문하셨습니다. 그리고 사장인 딸과의 인터뷰  가게 촬영을 하였습니다.



23, 월요일은 가게 휴무일입니다. 휴일답게 늦잠을 자야 하는데 방송을 보기 위하여 일찍 일어났습니다. 방송은 07:45에 시작되었습니다. 그날 방송에는 먼저 한 중학교의 도서관과 학생들의 독서이야기가 나왔고, 이어서 저희 가게가 소개되었습니다. 사장인 딸의 인터뷰와 가게의 이곳저곳이 화면에 잡혔습니다. 약 2분 30초 정도의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그런대로 괜찮게 나온 것 같기는 합니다.



방송에 나온 장소는 중학교와 저희 가게 딱 두 곳이었는데, 어떻게 저희 가게가 선정된 것인지는 딸도 저도 모르는 일입니다. 딸과 아빠가 함께하는 북카페가 이야깃거리가 되는 건지, 책과 온실이라는 컨셉이 이야깃거리가 되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아무튼 그렇게 책방온실이 방송을 탔습니다. 아무쪼록 이런 방송이나 행사가 더 많아져서 사람들이 더 많이 책을 읽고 아울러 저희 가게도 찾아주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져 봅니다.




저희 가게에 특별한 모임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가게를 시작할 때부터 딸이 꼭 해보고 싶었던 프로그램입니다. 이름하여 '드리밍 클럽'.


하고 싶은 게 있지만 용기가 없어서, 굳이란 생각에, 귀찮아서, 언젠가는 할 거라 다짐하며 미루고만 있었던 일. 악기 배우기, 외국어 배우기, 다이어트, 책 쓰기, 그림 그리기, 자격증 공부 등 무엇이든지 좋습니다. 그런 분들이 모여 백일 동안 도전해 보는 것입니다. 서로 응원도 하고, 격려도 하고, 감시도 하면서요.


딸이 기획을 할 때, 신청자가 한 명도 없으면 어떡하지 걱정을 했는데, 본인 포함 여덟 명으로 시작을 다고 하네요. 단톡방을 만들어 수시로 의견을 나누고 정모를 하면서 서로 간 유대감도 높이고 연말에 발표회 겸 파티를 다고 합니다. 저도 고 싶었지만, 판을 깰까 봐 참았습니다.



딸은 가게를 아지트로 한 작은 커뮤니티를 꿈꾸고 있습니다. 힘들고 지친 젊은 사람들이 뭔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고 할 때, 서로 응원해 주고 고민을 들어주고 공감해 줄 수 있는 커뮤니티. 그리고 각자가 실제로 이루어낸 작은 성공들을 발표하고, 서로 갈채와 환호를 주고받을 수 있는 무대. 그러면서 점점 힘을 내고 성장해 가는, 그런 모습을 가게에서 그려나가고 싶은 것입니다.


딸의 그런 모습을 보며 속으로 기도하였습니다. 참여하는 분들 모두의 목표가 달성되고 아울러 딸의 소망도 이루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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