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카페 점원의 일상이야기
마지막 영업을 마치고 일주일 꼬박 가게 정리에 매달렸다. 팔 수 있는 건 팔고, 버릴 건 버리고. 불과 2년 영업하였지만 구석구석 뭐가 그리도 많은지, 물건들이 끝도 없이 나왔다. 사모을 땐 돈이었지만, 정리할 땐 쓰레기. 그나마 쓸만한 걸 하나하나 찾아서 한 푼이라도 더 건져야 했다.
새로 들어오는 세입자가 북카페를 그대로 하면 좋으련만 그게 아니기 때문에, 에어컨만 놔두고 책은 물론 커피 머신과 테이블까지 모두 처분해야 했다. 어떻게 하나 막막했던 가운데,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게 바로 당근마켓이었다. 심지어 커피 머신 처분도 당근을 통했는데, 중고설비 전문업체의 견적가보다 훨씬 높은 금액을 받았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커피 머신과 테이블을 처분하고 나자 나머지는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화분, 소품, 집기류 등 소소한 물건을 당근에 올리고, 이후 순서대로 진행. 당근에 맛 들인 아내의 적극적인 활약으로 찾는 사람이 있으리라고 예상치도 못했던 것들까지 새 주인을 찾아 가게를 떠났다.
그리고 나머지. 간판 제거를 포함한 폐기물 처리도 폐업컨설팅을 통한 폐업지원금으로 깔끔하게 끝냈다.
그 결과 이랬던 가게 내부가...
이렇게 바뀌었다.
이제 '책방온실'이라는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빈 공간이 되어버렸다.
최종 정리가 끝난 다음날, 마지막으로 가게를 찾았다. 일층 출입문부터 옥상까지 한 바퀴 둘러보았다. 텅 빈 공간을 보니 시원함과 섭섭한 감정이 함께 몰려왔다. 차단기 메인 스위치를 내리고 돌아 나오는데 실내 화단에 심겨진 화초가 눈에 들어왔다. 처음 심었을 때보다 세배는 커버린 화초. 언제 누가 올지 모르는데 마지막으로 물은 주고 가야지 싶었다. 화장실에서 바가지에 물을 받아 화단으로 옮겼다. 한 번 두 번 세 번... 화초에 물을 주며 나지막하게 말을 건넸다.
오로지 한 번씩 물만 주었을 뿐인데, 니들은 잘 자랐구나. 앞으로도 무럭무럭 잘 자라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