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근황토크, 봄볕...
지금쯤 화엄사에 홍매화가 만개했겠다.
일주일 전 새벽, 지리산화엄사에 당도했을 때는 절집 마당에 쾌청한 새벽 기운이 감돌았다. 웅장한 목조건축 각황전 옆으로 서있던 홍매화 나무 한 그루에 조금은 성근 모습으로 붉은 꽃이 매달려있었다.
이제 막 조금씩 피어나기 시작한 홍매화 한 번 올려다 보고 경내를 돌아보기로 했다. 천천히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절 뒷편의 대나무 숲을 걸었던 아침 산책으로 기분이 한껏 상쾌하고 뿌듯하다. 그동안의 묵은 기분을 사라지게 하는 듯하던 시간이었다.
해가 떠오를 무렵 다시 홍매화가 보이는 방향의 언덕으로 올라가 서 보았다. 일출과 함께 화사해지는 홍매화의 멋이 시시각각 달라지기 시작했다. 빛과 함께 자연은 이렇게나 변화무쌍하다. 온 산이 밝아지고 경내에 비치는 아침햇살이 축복처럼 쏟아진다.
아직 덜 피어 성글기만 하던 홍매화 나무가 갑자기 한층 풍성한 느낌이 되어 아름다운 피사체가 된다. 이른 아침의 햇살이 뿌려대는 절마당의 색감은 마냥 따사롭기만 하다.
천년고찰에 내려앉은 봄빛을 받아 지금쯤 꽃나무 가득 만개했을 붉은 홍매화(화엄매)는 더 환한 빛을 발하고 있겠다.
휴대폰 기능을 상황별로 다양하게 이용하는 편은 아니다.
대체로 기본적인 기능만 수행하는 정도로 폰을 이용하다 보니 첨단의 새로운 모델이 나온다 해도 무심했다. 물론 카메라 기능이나 AI관련 첨단의 기능에 더러 솔깃하긴 했다. 특히 무거운 Dslr 카메라 들고 다니기가 싫어질 때가 있는데, 이럴 때 폰 하나 들고 가볍게 찍어대는 걸 보면서 무거운 카메라를 집어던지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아들이 2~3년 정도? 사용하던 폰을 이번에 또 바꿨다.
바꿀 때마다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번엔 그걸 내가 물려받았다. 아들 폰의 기능이 오래된 내 폰보다 몇 배 나은 기종이어서 써보기로 했다. 동네 삼성서비스센터에서 데이터 이동 서비스를 받는 동안 창가에서 바깥을 내다보며 느긋하게 앉아있었다.
창 밖으로 오가는 사람들을 오랜만에 찬찬이 바라보노라니 간만에 휴식시간을 맞은 기분이다. 거리에 오가는 이들의 옷차림이 어느덧 얇은 겉옷으로 바뀐 모습들이다. 심지어는 반팔을 입고 지나가는 젊은이도 보인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 일상복에 조금 두꺼운 겉옷을 대충 후딱 걸치고 잠깐 나왔던 내 모습은 봄과 거리가 멀어 민망..
한참을 창밖 구경하다가 문득 서비스센터 실내를 휘익 둘러보았다.
가전제품을 살펴보거나, 차례를 기다리거나, 나처럼 하릴없이 앉아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두 휴대폰에 몰두해 있는 모습이다. 담당직원에게 휴대폰을 맡긴 나는 덕분에 마음 편히 창밖의 봄을 내다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비로소 한참동안 바라보았던 3월의 봄날풍경... 휴대폰이 내 손에 있었다면 봄 햇살이 쏟아지는 3월의 화사한 창 밖 봄풍경을 못 볼 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