섶다리, 보보스캇, 한국문학 한 편의 풍경처럼
정리해야 할 것들이 넘치고, 머릿속에 잡념이 뒤죽박죽 엉켜있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 계절이 바뀌었다고, 세상의 꽃들이 피어나고 있다고 떠들어 대기도 엄두가 안 난다. 뭐 그리 잘 지내고 있지 않다고, 늘 마음속 깊이 무거운 돌에 눌린 그 무엇이 갑갑하다고 소리 내어 말하기도 또한 귀찮다.
이런저런,
그래...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지만 그것이 타인이 보기에는 일상이 변화할 만한 별 일들도 아니었고 그저 내 마음만 심란하고 괜히 무겁고 했다.
계절도, 시간도, 늘 대하던 사람들도, 지나간 시간들과 현재의 나, 막연한 미래도 모든 게 이유가 된다. 언제나 누구나 하는 생각들일 텐데도 유난히 가슴에 콕콕 박혀서 힘들었다. 따지고 보면 그저 낙관적이거나 느긋하지 못한 내 탓일 뿐이다. 엄살이겠다. 별것 아닌 이 우울감 비슷한 것도 즐겨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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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폴더를 뒤적여보니 고맙게도 선물처럼 평화가 가만히 느껴진다. 한 달 전 사진들이 어느새 추억처럼 아련하다
강원도 영월의 섶다리, 보보스캇
조용한 시골에 초여름의 햇살이 마음껏 뿌려지고, 거기서 천천히 몇 시간을 보내고 나오면서 언젠가 읽었던 한국문학 한 편이 떠올랐던 귀갓길, 나름대로 차분히 심신의 위안을 얻은 건 아닐지...
그리고 이렇게 덜컥 여름이 내 곁에 왔다.
섶다리 위에 내 발걸음을 옮겨보는 일, 해보았다.
그 시간을 바라보는 이들의 한낮
보보스캇 펜션 입구에 이런 풍경...
신록,
메타셰콰이어 터널 양 옆으로 캠핑장이 있고
수국...
뜨거운 초여름 볕이 쏟아지는 밭고랑
요선암 들러서 나오는 길가에 마가렛이 가득 피어나...
말 한마디의 끝맺음이 잘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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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하지 말아야 할, 당치도 않은, 쓸데없는!! 유치한 말없음표, 말줄임표를 남발한다.
사실은 할 말이 무척 많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