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 어딜 가나 꼭 들러봐야 할 곳이란 게 있더라는...
그런데 언제나 그렇듯이 나는 그런 곳이 영 마음에 들지 않고 별로 가보고 싶지 않곤 했다.
오키나와 여행 중 츄라우미 수족관((沖縄美ら海水族館)은 꼭 들러보는 코스라고들 하는데 이곳 역시 영 구미가 당기지 않았다. 아이들이나 즐거울 것 같고.. 그러나 청정한 오키나와 바다를 보여주는 아시아 최대의 수족관이라 하며 꼭 들러야 한다 해서 알써~~~ 그럼 (할 수없이)가 보는 걸로~
도착했을 때만 해도 구름이 저 정도는 되었는데...
간간히 뿌리는 비와 함께 습한 무더위가 기다리고 있었다.
수족관은 총 4층으로 되어있는데 그 방대함이란 가히 어마어마하다.
글쎄... 오래전이라서 가물거리는데 홍콩이던가.. 에서도 이런 수족관을 갔던 적이 있는데 거의 비슷하다.
외국인 여행객은 물론이고 일본인 여행객들도 꽤 많이 보러 온다는 명소라고 한다.
오키나와가 일본에서는 우리의 제주도와 비슷하다고나 할까...
8m의 고래상어나 쥐가오리, 산호초나 심해의 생물들의 풍부한 어종과 신비한 풍경들을 생생하다.
물론 야외에서는 다이내믹한 돌고래쇼가 있는데 환호를 지르고 박수를 치며 관람하는 여행객들이 몰려있는 걸 보니 재미있나 본데 나는 뭐... 그냥 멀찌감치서 쓰윽...
거길 나오니 흐리고 빗방울이 뿌린다.
수족관 건물 아래로 내려가 오른쪽으로 가면
에메랄드 비치가 있는데 수질이 AA등급으로 코발트블루의 바다 빛깔로 유명하다는데 구름이 덮이며 비가 제법 내리기 시작했고 해변 쪽으로 오는 여행자들도 별로 없다. 인적 드문 해변을 조용히 한 번 둘러본다.
어차피 기왕 왔으니 샅샅이 둘러보자 하며 건너편 쪽에 있는 해양박물관과,
그 아래쪽 아주 오래된 옛 마을이 민속촌처럼 있었다.
여행자들이 거의 와 보지 않아서 관리하는 직원들이 한가로이 있다가 친절히 반가워하며 맞이한다.
날씨만 좋으면 작정하고 이곳저곳 사진을 찍었으면 좋겠지만 그냥 대충대충... 건성건성...
더워서 사진이고 뭐고 다 귀찮아~
높은 기온과 습도에도 이곳저곳 두루 들러보느라 기진맥진이다.
나오며 뒤돌아보니 츄라우미의 바다와 하늘은 먹구름으로 가득하다.
이렇게도 후텁지근하고 짜증유발의 날씨는 지금도 기억난다. 고온다습으로 미칠 것 같았던...
어떤 계절이나 날씨에도 불구하고 여행하던 그런 건강한 체질은 이젠 끝난 건지 내 인내심이 부족해진 건지... 이제는 계절과 날씨를 따지며 다녀야 여행의 맛을 느껴볼 듯하다.
그럼에도 다녀오고 나니 좀 더 잘 참고 찬찬히 살피며 다녀보고 사진도 잘 좀 담고 할걸... 하는 아쉬움도 살짝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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