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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즈 Sep 20. 2017

서산 갯마을에서 보낸 초가을 하루~

정감있는 초가을 여행...









어느덧 훌쩍 나서기에 좋은 계절이다.

여름내 북적이던 바다는 지금쯤 조용해졌겠다.
그 바다를 보러 간다.
서해는 어디서나 진입하기 좋은 바다여서 서울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잠깐 다녀올 수 있어서 좋다.


이번엔 서산이다.
흔히들 서산 용비지의 환상적인 반영이나 간월암의 고즈넉함, 밥도둑 어리굴젓, 해미읍성, 그리고 봄날의 벚꽃이 화려한 개심사를 떠올리던 서산이었는데 이번 여행의 안내문이 나를 즐겁게 했다.

"굴을 따랴 전복을 따랴 서산갯마을/ 처녀들 부푼 가슴 꿈도 많은데"로 시작되는 가수 조미미의 히트곡 <서산 갯마을>의 배경이 된 서산 가로림만의 여러 갯마을들입니다..." 라고 하는 것이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려 팔봉면 구도 선착장에서 시작된다.

물 빠진 바다가 한적하고 고요하다.  

등산화를 조이고 바닷가 데크를 걷고 계단을 오르고 산길을 걷는데 벌써부터 덥다. 양 옆으로 나무가 울창해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늦더위 속에서 하는 트래킹은 땀이 흐르고 숨차게 한다. 선선할 때 이 길을 걸으면 더 좋을 것 같다.


범머리길은 서산 아라메길 4-1코스다.

가는 길에 잠깐식 휴식할 수 있는 그늘 아래 벤치가 있고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는 전망대가 있어서 바다를 내려다보며 땀을 식히고 산 아래 바다 풍경을 즐길 수도 있다.


바다로 내려가는 길에는 신기한 효험이 있다는 옻샘이 있다.

또한 범머리길이라는 이름답게 다양한 호랑이들을 만날 수 있다. 벤치도 귀여운 호랑이와 함께 만들어졌다. 그리고 다들 잘 아는 전래동화 속의 "떡 하나만 주면 안 잡아먹지~" 하는 이야기의 호랑이상도 있어서 각자 즐거운 시간도 가져본다.  
    

구도항(0) → 주벅(전망대 3.0㎞) → 팔봉 갯벌체험장(7.5㎞) → - 호덕 간석지(10.5㎞) → 구도항(14.0㎞)

이런 코스로 이어진다. 중간중간에 친절한 안내 표지판들이 많아서 좁은 산길을 찾아 걷는 것이 어렵지 않다.


https://www.aramegil.kr:447/index.php?MenuID=43

그 산길을 모두 돌아 내려오는 길의 시골 풍경은 두말할 것도 없이 힐링이다.  래킹의 마무리가 행복하다.



이어지는 바닷가 마을에서 먹는 점심으로 다시 기운을 얻고 서산 갯마을의 정취를 만끽한다.

서산의 갯벌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박속낙지탕은 역시 신선한 맛이 다르다.


 

다시 잠깐 발걸음을 옮기면,

서산시 지곡면의 한 어촌마을에 있는 초등학교를 리모델링해서 작은 미술관으로 변신한 <서산 창작예술촌> 이 나타난다.


http://map.naver.com/local/siteview.nhn?code=35228790

미술관에는 시몽 황석봉 선생의 서예관이 있다.

그리고 갖가지 체험관을 운영하기도 하고 서예 강의도 한다고 한다. 또한  매달 다양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현대서예 20인 초대전>을 하고 있었다.


간 김에 일행들과 전각 체험이라는 돌 도장 파기를 했다. 조각도로 내가 직접 파고 내 이름을 새긴 도장 하나 의미 있는 일 아닌가.


하늘은 맑고 예술인들의 손길이 닿은 폐교에서 바라보는 초가을의 서산 들판은 더없이 따사롭다. 다음에 여유 있는 시간으로 와서 천천히 사진도 찍고 나무 그늘 아래 앉아 한가한 시간을 즐기러 다시 한번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만 더 달리면 서산시 부석리에 부석사가 있다.

우리가 많이 알고 있는 영주 부석사가 아닌 서산 도비산의 부석사다.


산속 깊이 자리 잡은 부석사는 평지가 아닌 언덕이 있고 가파른 산허리를 그대로 올라가며 지어졌다.

석탑이나 만공토굴, 법고와 범종, 마애불, 동자승, 너른 평야를 바라보며 쉴 수 있는 찻집, 부레옥잠이 가득한 연못, 많은 문화재를 가진 볼거리도 많고 휴식을 얻을 수 있는 천년고찰이다. 서해를 향하고 있는 부석사에서 바라보는 저녁노을은 일품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들른 곳이 한과 체험장이다.
서산은 질 좋은 생강으로 유명하다.
서산 생강은 국내 생산량의 30%를 차지할 만큼 생산량이 많고 서산의 대표적인 특산물이다.


아이들처럼 즐거워하며 만들었던 서산생강한과 체험이다. 추석명절이 다가오니 한 번 구입해 볼까 싶다.



초가을 하루 훌쩍 다녀온 해 뜨는 서산,

갯벌과 하늘과 그 마을들이 한꺼번에 어우러지는 참 정감가는 서산 갯마을이었다.

우리네 삶의 편린들이 스며든 물 빠진 갯벌이 펼쳐진 짠내 나는 그 바닷가엔 지금도 코스모스가 가을바람에 날리고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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