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는 언제나 따스하다.
아주 오래전 호시탐탐 인도에 갈 꿈을 꾸던 때가 있었다.
삐질삐질 땀 흘리며 그 나라 곳곳을 누비려고 계획을 세웠었지만 실행은 늘 좌절되었고 확신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무엇보다도 여행은 즐기는 것이지 고행이거나 모험일 필요가 있는가 하는 남편의 반기를 꺾기 어려웠다. 여행 동지로서 내 의견을 대체로 존중해주거나 조율하던 편이었는데 그곳은 천천히 생각하라는 완곡한 한마디가 날 주저앉히곤 했다. 온통 열악하고 제멋대로인 듯한 겉모습이 우선 여행의 어려움을 짐작하게 하기에 그러리란 걸 모르는 바 아니지만 나 또한 굳이 고집부리고 싶지도 않았다.
여행 파트너의 의견은 중요하다.
그동안 그는 인솔자로서 매우 유능하고 빈틈없었다. 그런데 인도로 떠나기에는 건강이나 체력, 그리고 언제 속출할지도 모를 현지 사정의 불편함의 변수를 굳이 감수하고 싶지 않을 수 있다. 사실 나부터도 어려운 일을 잘 견디는 인내심이 부족하기에 더욱 그런 생각을 하는 것 같아서 이해하기로 했다.
그랬음에도 나는 자주 인도 관련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끊임없이 불쑥 미련이 솟아오르곤 했다. 지금은 인도 관련 책이 셀 수도 없이 많이 출판되었고 인터넷상에서 무수한 글들을 읽을 수 있다. 그리고 경쟁하듯이 인도를 다녀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내가 인도를 꿈꿀 때는 관련 책도 그리 많지 않았다.
그 무렵 A일보 기자였던 분이 쓴 인도 여행 책을 사서 읽은 적이 있었다. 오래전이라서 책의 행방은 알 수 없으니 다만 내 블로그에 올려두었던 낡은 글과 빛바랜 사진이 있어서 오래간만에 새로운 감회로 읽어볼 수 있었다.
나마스떼
그. 대. 안. 의. 신. 에. 게. 경. 배
그리고 어느 겨울에는 조병준 님의 역마살 이야기 인도살이를 읽고 잠깐동안 또다시 그곳과 닿고 싶었다. 캘커타 마더 테레사의 집에서 울고 웃었던 친구들과의 이야기, 무덥고 고단한 나날에 샘물 같은 사람들의 글을 읽고 생명의 바람을 쐬는듯한 알 수 없는 두근거림이 있었다.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나는 천사를 믿지 않지만~
-오후 4시의 평화~
부스럭거리며 오래 전의 책들을 뒤적이며 커피 한 잔 속으로, 탁한 갠지스강으로 천천히 빠져들어가 보는 날들이 있었다. 그렇게 잊은 듯이 살면서도 가끔씩 그곳이 생각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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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세월이 한참 지났다.
한 달전 나는 노을이 지고 있는 인도의 델리 공항에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