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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에서 먹고살기

by 리즈





누가 뭐래도 먹는 일처럼 즐거운 일은 없다.
그래서일까. 먹느라 정신없어서 정작 사진 찍는 일은 안중에 없었나 보다.
사진을 뒤적여보니 이번 여행에서 먹었던 사진이 별로 없다. 맛나게 먹은 게 많았었는데..
어쩌다 몇 가지 찍힌 것이라도 있어서 올려본다.


일본은 가까워서 식사시간으론 애매한 시간에 탑승하면 샌드위치가 나오는 적도 많은데 이번엔 불고기밥이다. 거기에 개운하게(?)해줄 고추장과 오이지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여행하면서 호텔에서의 아침 조식을 나는 좋아한다.
낯선 곳으로의 여행으로 살짝 흥분되어 잠들었다가 아침에 느긋하게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그 나라 그 지역의 특성이 엿보이는 밥상을 여유롭게 먹는 건 여행의 큰 즐거움 중의 하나다.

이날의 아침 조식은 너무나 풍성하면서도 깔끔하다.
생선요리는 물론이고 아침인데 수육도 있다. 그리고 정갈한 일본요리들과 맛깔스러운 젓갈류와 알 수 없는 다양한 요리들과 과일, 차... 내가 좋아할 만한 메뉴들이 셀 수도 없이 넘쳐나서 행복했다. 그러나 아침식사로 많이 먹기는 어려운 일. 그럼에도 재료나 요리의 호기심이 당기는 대로 마구마구 많이 먹어서 배불러 죽을 뻔했다. 돌아와서도 생각날 만큼 유난히 멋진 메뉴들이었다.
그렇지만 여행자들과 대부분의 일본인들이다 보니 조용조용히 식사를 하고 있는 그들에게 방해가 될까 봐 도저히 사진 찍을 용기가 안 나서 그 무수한 요리 사진을 차마 못 찍었다. 아쉽게도 요 정도...



흰죽(?)과 낫또도 괜찮았다.

DSC_9357.JPG

저녁식사를 하러 어느 음식점에 들어갔더니
주문 후 커피와 음료가 먼저 나온다.
세모 창이 독특하다.


새우를 비롯한 해산물이 잔뜩 후하게 들어간 스파게티.
바닷가라 역시 다르군.


고기. 치킨, 채소, 이렇게 세 가지 카레가 있다. 치킨이 가장 저렴.
그중 채소 카레를 시켰더니 각종 채소가 풍성하다.
가지도 구워서 넣었고 다른 채소들도 손이 좀 간듯한 정성이 보인다.
짜지도 맵지도 않았고 카레향이 좋아 내 입에 맞았다.



식당 사이드에 창 밖을 내다보며 이렇게 와인 마실 수 있는 자리가 있다.



여행박사 하루 투어 중 문득 눈에 들어온 생수 한 병~

파인애플 농장에서 파인애플 아이스크림도~


점심 먹으러 좀 괜찮아 보이는 건물의 일정식 집엘 들어갔다. 중간급 정도의 호텔 같았는데 3층인가 5층인가에 있었던 음식점이다.
자리 잡고 둘러보니 우리가 앉은 주변에, 그리고 칸막이 룸엔 나이 지긋해 보이면서도 품격 있어 보이는 할머니 또는 아줌마들이 모임을 하는 듯 앉아서 나지막이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들이 보인다.


특별할 건 없지만 정성이 느껴지는 깔끔한 밥상이다.
특히 생선구이(튀김)는 어찌나 부드럽고 맛있게 익혔는지 내가 먹어본 중 최고다.
그러나 이만 원 정도의 점심식사로는 내겐 미흡한 느낌을 주는 식사다.


커피는 500엔인데 거기서 식사하는 사람들에겐 100엔이라고 한다.


돌아오는 기내에서 식사 후 마시던 커피를 문득 한 컷.




여행 후 여행지의 사진을 뒤적이며
아릿한 마음으로 떠올려보고
일상의 비타민으로 투약되기도 한다.
특히 맛난 사진은 활기와 여유감을 준다.

비 내리던 오키나와 거리와
그 바다의 뜨거운 태양을 떠올리며 오늘 난 행복하다.
그 거리의 맛난 풍취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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